최악의 미세먼지에도 속수무책 “할 수 있는 게 없다”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8.03.26 17:0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민들, 마스크 끼는 것 외엔 대비책 없어…마스크 안전한지 의심스럽기도

미세먼지 농도가 사상 최악으로 치닫는데도 시민들은 “마스크 끼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린 3월2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 시사저널 박정훈


 

미세먼지 역대 최악에 시민들 울상 “마스크만이라도”

 

3월26일 수도권에는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효됐다. 오전 10시 기준 서울 용산구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43㎍/㎥을 찍기도 했다. 3월25일 서울과 경기의 일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각각 99㎍/㎥, 102㎍/㎥로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종전 최고치는 2015년 관측이 시작된 이후 서울이 95㎍/㎥(지난해 12월30일), 경기가 100㎍/㎥(올해 1월16일)이었다.

 

미세먼지 농도가 최악으로 치닫는 동안 시민들의 관심은 미세먼지 마스크에 쏠렸다. 포털 사이트에서는 ‘미세먼지 마스크’가 실시간 검색어 20위권에 올라, 3월25일 오전 8시부터 3월26일 오후 16시 현재까지 순위권 안에 있다.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린 3월25일 인터넷에서 마스크를 대량으로 구입했다는 장소영(24·여)씨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마스크를 사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씨는 ‘KF80 황사마스크’를 온라인 쇼핑몰에서 하나당 810원을 주고 50매를 구입했다. KF80은 미세먼지를 80% 거를 수 있다는 뜻이다. 배송비까지 포함해 4만3000원을 지불했다. 장씨는 “미세먼지에 많이 노출되면 암까지 걸린다는데, 마스크밖에 살 수 없는 현실이 답답하다”고 했다.

 

대학교 동아리에서 미세먼지 마스크를 공동으로 구매했다는 김다솜(24·​여)씨는 “하루에 3000원짜리 마스크를 매일 사다 보니 돈이 너무 많이 나가더라. 안되겠다 싶어 동아리원 14명과 함께 25개를 1만7000원 정도에 샀다”고 말했다. 김씨는 “싸게 산편이지만 그래도 아깝다. 애초에 공기가 좋으면 안 나갈 돈 아니냐”고 했다. 

 

미세먼지 마스크 매출은 지난 3일 동안(3월23~25일) 최고 1000% 이상 급증했다. 온라인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황사용 마스크 매출은 전월 동기 대비 1177% 증가했다. 공기청정기 매출도 882%나 늘었다고 전했다.

 

대형마트에 황사마스크가 진열돼있다. ⓒ시사저널 고성준


 

 

미세먼지 특수 타고 마스크·공기청정기 가격 상승…효과도 “못 믿어”

 

그러나 비싼 가격 탓에 구매를 주저하는 이들이 많다. 3월26일 서울 용산구에서 미세먼지 마스크를 사러 약국에 들른 강현빈(23)씨는 결국 아무것도 사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강씨는 “마스크를 사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마음을 돌렸다.​한 번 쓰고 버릴 건데 왜 그 가격인지 ​모르겠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실제 마스크가 미세먼지를 얼마나 거를 수 있는 건지도 못 믿겠다. 오히려 마스크가 더 해롭지나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강씨가 사려 했던 마스크는 KF99 등급으로, 가격은 1매에 3500원이었다.

 

지난해 11월 녹색건강연대가 서울시민 208명과 초등학생 317명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 사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성인 응답자의 74.5%는 “마스크 가격이 비싸다”고 응답했다. 마스크 신뢰도를 묻는 질문에는 성인 응답자의 12.5%가 “별 소용없다”고 답했다.

 

공기청정기도 비싸긴 마찬가지다. 시장조사업체 GFK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국내 공기청정기 평균 판매가격은 46만2000원이다. 2016년 동기보다 61%나(평균 28만7000원) 상승했다.

 

“실내에서도 걱정돼서 공기청정기 하나 사려고 하는데 너무 비싸다. 어떻게든 발품 팔아 적당한 가격대로 맞추려고 한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임수연(25·​여)씨 얘기다. 

 

임씨는 3월26일 온라인 쇼핑몰에서 4만원대 공기청정기를 구입했다. 일주일 동안 소비자 커뮤니티와 주변의 추천을 받으며 고민한 결과다. 임씨는 “공기청정기의 효과를 백퍼센트 신뢰하는 건 아니지만, 없는 것 보단 나을 것 같다”며 “깨끗한 공기 마시겠다고 아등바등 청정기 찾아 헤맨 모습이 속상했다”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