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노조, 與 경남도당사 점거 농성 “구조조정 반대”
  • 경남 창원 =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18.03.27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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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경남도당 “노조와 대화를 통해 해결 방안 모색”

STX조선해양 노조 조합원 30여명이 3월27일 경남 창원 중앙동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당사를 점거한 뒤 인적 구조조정이 포함된 자구안 철회를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한 노조 조합원은 이날 민주당 경남도당 당사에서 “STX조선해양 노동자들은 적폐 청산을 위한 촛불 시위에 적극 가담하며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는데 큰 역할을 했다”며 “집권 여당의 경남도당이 노동자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일자리 창출을 외친 정부는 말 그대로 양질의 일자리를 버리고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내몰고 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점거를 풀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 수순 돌입 우려에 대해 “노조도 걱정하지만 법정관리에 앞서 고용이 우선이다”며 “노조와 조합원들은 설령 법정관리가 진행되더라도 고용이 담보되지 않으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당사를 점거하고 있는 STX조선해양 노조 ⓒ 이상욱 기자

채권은행, 인력·비용 감축으로 구조조정 및 사업재편​


민주당 경남도당 등에 따르면, STX조선해양 노조원 30여명은 이날 오후 3시쯤 민주당 경남도당에 인적 구조조정 반대를 요구하는 항의 서한을 전달한 뒤 당사를 점거하고 농성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노조원들과 당직자들은 서로 고성과 욕설을 주고 받으며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민주당 경남도당 관계자는 “지방선거가 임박한 시점에 당혹스럽지만 공권력을 동원해 점거를 해결할 계획은 없다”며 “노조와 대화를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해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경남도당에선 STX조선해양 노조에 퇴거 요청을 했지만 노조 측에선 이를 거부하고 있다. 노조는 출입문을 걸어 잠그고 당직자들의 출입을 봉쇄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월 8일 서울 중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STX조선해양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 인력·비용 감축을 통해 살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당시 김 부총리는 “지난 2개월 동안 전문컨설팅사를 통해 산업생태계와 회사의 부문별 경쟁력, 구조조정 및 사업재편 방안 등을 다양하게 분석했다”며 “업황 전망, 경쟁력, 추가 구조조정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STX조선해양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인력의 40%를 감축하는 등 고강도 자구계획 실행과 사업재편을 추진하되, 이에 대한 분명한 노사확약이 없는 경우 원칙대로 법정관리를 신청키로 했다. 특히 다음달 9일까지 1개월 이내에 고정비용 감축과 자산매각 및 유동성 부담 해소 등 컨설팅에서 제시된 수준 이상의 자구계획과 사업재편 방안에 대한 노사확약서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한편 STX조선해양은 현재 수주잔량이 16척으로, 내년 3~4분기까지는 일감이 남아 있다. 보유자산 매각 등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신규 수주에 성공한다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당사 외벽에 걸린 STX조선해양 노조 현수막 ⓒ 이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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