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km를 헤엄치는 장어의 힘, 보양의 원천
  • 이경제 이경제한의원 원장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4.19 14:49
  • 호수 1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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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제의 불로장생] 동서양이 인정한 보양의 원천

 

인간도 여러 가지 능력을 갖추면 칭찬을 받는데, 하물며 동물이 두 가지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 남다르게 보이고 높이 평가된다. 물고기는 민물고기와 바닷물고기가 구별되는데, 버젓이 민물과 바다 두 군데를 오가면서 생존하는 물고기가 바로 장어다. 장어는 바다, 민물, 뭍에서 살아가는 대단한 물고기다. 프랑스에서는 봄날 뱀장어가 강에서 나와 밭으로 기어가서 완두콩을 따먹는다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다.

 

장어의 생태를 보면 두 가지 놀라운 점이 있다. 강에서 5~12년을 서식하다가 산란할 시기가 되면 바다로 3000km를 간다. 아무런 도움 없이 오직 자신의 힘으로만 남태평양 마리아나 해구까지 가서 산란한다. 더 놀라운 점은 산란한 후 어미는 죽고 부화한 치어가 다시 3000km를 올라와 어미의 고향을 찾아 돌아온다.

 

인류는 오랜 세월 장어를 먹어왔지만, 그 생태가 밝혀진 것이 얼마 되지 않는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장어가 진흙 속에서 태어난다고 했다. 1922년 덴마크의 슈미트 박사는 장어의 산란이 수심 2000m 이상 깊은 바다에서 이루어진다고 발표했다. 20년 이상 연구해 밝혀낸 사실이다. 정약전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 뱀장어를 해만리(海鰻), 속명은 장어라고 했고, 설사를 멈추는 데 효능이 있다고 기록돼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노화 방지와 생식기능에 효과적

 

“큰놈은 길이가 1장에 이르며 모양은 뱀을 닮았다. 덩치는 크지만, 몸이 작달막한 편이다. 빛깔은 거무스름하다. 대체로 물고기는 물에서 나오면 달리지 못하지만, 해만리만은 유독 뱀과 같이 잘 달린다. 머리를 자르지 않으면 제대로 다룰 수가 없다. 맛이 달고 짙으며 사람에게 이롭다. 오랫동안 설사하는 사람은 이 물고기로 죽을 끓여 먹으면 낫는다.”

 

우리가 복날 삼계탕을 즐기듯이 일본에는 ‘우나기(장어)의 날’이 있다. 보양식의 으뜸이 바로 장어다. 장어는 동양에서만 즐기는 음식이 아니다. 프랑스에서는 장어 스테이크를 즐기고, 독일에서도 장어 수프가 유명하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제우스가 장어를 즐겼다는 이야기도 있다. 실제로 장어농장에 가서 장어를 손으로 잡아보면, 맨손으로는 어림도 없고 양손에 두꺼운 목장갑을 껴야 겨우 잡을 수 있다. 잡어를 잡으면 몸에서 뿜어내는 점액질에 손은 범벅이 된다. 필자는 장어의 중간 부분을 잡았는데, 잡는 순간 묵직한 느낌이 강하게 들고 크게 입을 벌리고 뒤로 돌려 물어 젖히는데 참으로 놀라웠다.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은 체험이었다.

 

《동의보감》도 장어를 높이 평가해 ‘기양, 심보익(起陽, 甚補益)’이라고 했다. 양기를 일으켜 세우고, 보하고 북돋우는 힘이 크다. 비타민A와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카르티노이드가 다량 함유되어 있고 비타민E, 필수 아미노산, 불포화지방산, 철분, 칼슘이 충분히 들어 있다. 점액에도 뮤신과 콘드로이친 황산 등 좋은 것들이 풍부해 노화 방지에 좋고 생식기능을 돕는다. 맛도 좋은데, 약효도 있고 미용에도 좋다. 지구를 휘감아 돌아온 장어의 힘을 섭취해 보라. 지상 최고의 맛과 효능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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