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 진료'에 환자 10명 중 9명 "만족"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8.04.30 15:3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대병원, 심층진료 연구 결과...진료비도 낮아졌다

 

대학병원에서 1시간 기다리고 1분 진료받는 것은 관행이 됐다. 뒤에 환자가 밀려 있어 의사에게 치료에 대해 구체적으로 물어볼 여유도 없는 게 현실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9월부터 '15분 심층진료'(상급종합병원 심층진찰료 시범사업)를 시작했다. 초진 환자를 대상으로 약 15분 동안 환자와 의사가 충분히 의료 상담을 한 것이다. 내과·외과·소아과 교수 13명이 참여했다. 

 

그 결과 환자 만족도는 높이고 진료비는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진료시간에 만족한다는 심층진료군(15분 진료를 받은 환자)은 92%였고, 대조군(짧은 시간 진료를 받은 환자)은 71%였다. 총진료비도 많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급여·비급여·검사비·약제비 등을 모두 포함했을 때 심층진료군의 총진료비는 평균 22만521원으로 대조군보다 약 9.2% 낮았다. 대조군의 총진료비는 24만2천862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학병원에서 반드시 진료받아야 하는 중증질환자일수록 진료비 감소 폭이 컸다. 중증질환자 심층진료군의 총진료비는 34만1733원으로 대조군(43만9166원)보다 22.17% 저렴했다. 불필요한 검사와 약 처방이 줄어든 것이 전반적인 진료비를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의료보건사업단장은 "중증 질환일수록 진료비 절감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사진=최준필 기자.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사가 어린이 환자의 진료하고 있다. 특정 기사 내용과 무관함.

 

회송률도 39.1%에서 44.4%로 높아져

 

대학병원에서 진료한 후 상태가 심각하지 않거나 호전된 환자를 동네 병·의원과 같은 1차 의료기관으로 돌려보내는 회송 비율도 심층진료군에서 더 높았다. 심층진료군의 회송률은 44.4%로 대조군 39.1%를 웃돈다. 권 단장은 "심층진료 사업은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및 희귀질환자를 대상으로 고도화된 진료에 집중하고 경증환자를 지역사회로 적극적으로 회송함으로써 의료체계 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101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심층진료에 대한 대국민인식조사에서도 심층진료에 긍정적이라는 응답이 53.7%로 우세했다. 부정적이라는 응답은 31.4%로 집계됐다. 부정적인 이유로는 추가 비용에 대한 부담이 36.3%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는 길어지는 대기시간 때문이라는 응답이 12.6%로 나타났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올해 심층진찰료 시범사업 실시기관 수를 25개로 확대하고 2단계 연구용역을 시행한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