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희망” “화해 믿나?”…남북회담에 해외 네티즌도 ‘시끌’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8.04.3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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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올라온 정상회담 반응들…잇따른 호평 속 날카로운 지적도 있어

 

“DMZ(비무장지대)를 한번이라도 가봤다면 이날이 한국인에게 얼마나 역사적인 순간인지 알게 될 것이다.” 말레이시아 출신의 시우 엥(Siew Eng)은 4월27일 페이스북에 이와 같은 댓글을 남겼다. 이날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해외 네티즌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관련 소식을 다룬 BBC 영상기사는 유튜브에서 4월30일 현재까지 63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디 ‘레딧’에는 4월27일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공론장이 열렸다. 공론장의 소개글 중엔 “이처럼 중대한 행사는 ‘메가스레드’가 필요하다고 본다”란 글귀가 있다. 메가스레드(megathread)는 특정 주제에 관해 굉장히 많이 달린 댓글을 뜻하는 신조어다.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함께 개봉한 남북정상회담 만찬 디저트 ‘민족의 봄’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이처럼 중대한 행사엔 엄청난 댓글 필요”

 

댓글은 단 네티즌 ‘American_Worker’는 “모든 한국인들에게 축하를 보낸다! 평화가 깃들길 정말 희망한다. 행운을 빈다!”고 적었다. ‘krndeejay’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사람들은 한국전쟁을 예견했는데, 지금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서 “매우 기쁘다”고 했다. 그동안 북한에 비판적이었던 외신을 언급하며 “우리 언론은 그저 선전물(vehicle of propaganda)이었다”라고 꼬집는 댓글도 있었다. 

 

신중론도 제기됐다. ‘nammaru’는 “정말 환상적인 일이지만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자신의 말에 책임지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snakydog’는 “솔직히 북한은 매우 폐쇄된 국가”라며 “김정은과 그의 참모들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아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제3자의 입장에서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다. ‘someotherdudethanyou’는 “개인적으로 비핵화를 향한 북한의 의지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다. 만약 북한이 자신의 핵으로 남한을 보호하겠다고 나서면 어찌 되겠는가?”라고 쏘아붙였다. 또 “미국인으로서 궁금한 게 있다. 대북 강경파였던 박근혜의 지지자들은 정상회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란 댓글도 찾아볼 수 있다. 

 

트위터에서도 호평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걱정 섞인 의견을 발견할 수 있다. ‘@Allnewsnetworks’는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와의 만남이 성사되지 않거나 결과가 나쁘게 나오면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에서 한 약속을 저버리고 미국을 비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중론도…“김정은이 화해의 말 건넸다고 믿나?”

 

‘@CaptainMoonlite’는 “남한은 가족을 죽이고 정권을 잡은 사람이 올리브가지(Olive Branch·화해의 말)를 건넸다고 정말 믿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지난해 2월 북한이 김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을 독살한 사건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편 미국인 캐더린은 페이스북에 “트럼프가 남북정상회담의 공을 가로채지 않을 거라고 누군가 나에게 말해달라”고 썼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28일(현지시각) 워싱턴 유세 집회에서 “오늘 아침 문재인 대통령은 통화로 ‘정상회담이 성사된 건 트럼프 대통령 덕분’이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상회담이) 모든 면에서 나와 관계있다고 말하면 어떤가?”라고 자찬했다. 

  


“트럼프 물러나기 전까진 한반도 긴장 해소될 것”

 

사회학 석사 학위를 지닌 호주인 알렉스는 4월30일 시사저널에 “남북정상회담을 가능하게 한 주변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번만큼은 (예전 정상회담에 비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나기 전까진 한반도의 긴장이 해소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북 압박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 행정부에 대한 유감이 깔린 발언이다.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스웨덴 출신의 미리암은 “북한의 목소리를 묵살하기보다는 그들에게 기회를 주는 편이 낫다”면서 “정상회담은 그런 점에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설명은 참여형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영문판에도 올라왔다. 작성자는 정상회담 만찬에 올라온 디저트에 관해 ‘논란(Controversy)’이라고 표현했다. ‘민족의 봄’이란 이름의 해당 디저트엔 독도가 그려진 한반도기가 새겨져 있다. 이를 두고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4월27일 “매우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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