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에 반발하는 보수세력
  • 유지만 기자 (redpill@sisajournal.com)
  • 승인 2018.05.06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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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마다 역사교과서 이념 논쟁 되풀이

정부가 새롭게 내놓은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 시안에 대해 보수 세력이 반발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일어났던 역사교과서 이념 논쟁이 문재인 정부에서 다시 시작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바뀐 표현을 돌려놓은 새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이 헌법 정신마저 위배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가 2일 내놓은 새로운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 시안에 대해 보수 세력이 반발하고 있다. 정부 발표 직후인 3일 서울 한 대형 서점에 마련된 참고서들. ⓒ연합뉴스

5월2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중학교 역사·고등학교 한국사 교육과정 및 집필기준 시안 개발 연구’ 최종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부터 발행될 역사교과서에는 ‘자유민주주의’ 대신 ‘민주주의’ 표현이 들어가게 된다. 또한 ‘대한민국 수립’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등으로 수정된다. 평가원 측은 “역대 역사과 교육과정 및 교과서에서 활용된 용어는 대부분 ‘민주주의’였지만 2011년 교육과정 개정 과정에서 이를 ‘자유민주주의’로 서술한 이후 학계와 교육계에서 수정 요구가 많았다”고 밝혔다.

정부가 새롭게 내놓은 집필 시안에 보수 세력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야당이 비판에 나섰고, 보수 성향 시민사회단체도 반대 의견을 강하게 내고 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헌법에서 ‘자유’를 빼고자 했던 더불어민주당의 헌법 개정 시도를 결국 학생들이 배워야 하는 교과서를 통해 실현하겠다는 셈”이라며 “학생들의 이념과 사상을 자신들만의 편향된 사상체계의 볼모로 삼겠다는 것으로, 교육의 정치화의 전형적인 형태”라고 비판했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자유민주주의’는 헌법에 근거하는데, (문재인 정부가) 현행 헌법 내용에 반하는 내용을 새 교과서 집필 기준에 넣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국가주의적 발상을 넘어 국가 헌법 정신을 뒤집어엎겠다는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보수 정치권에서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역사교과서 집필 시안에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용이 참 황당하다. ‘자유민주주의’를 ‘민주주의로’ 바꾸겠다고 한다. 사회주의 혁명 세력이 주장하는 ‘인민민주주의’도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인가”라며 “대한민국에 대한 ‘한반도 유일 합법 정부’ 표현을 빼겠다고 한다. 그래도 되겠나. 우리 대한민국이 한반도 유일 합법 정부가 아니라면 무엇이라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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