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로 막을 수 없는 '오존', 외부 활동 자제가 최선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8.05.2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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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월은 오존 피크 시즌…입자 상태 미세먼지와 달리 오존은 가스 상태

 

5월28일 오후 수도권의 오존 농도는 '나쁨'이다. 정부가 오존 농도 정보를 실시간 제공하는 이유는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호흡기를 통해 오존을 흡입하면 폐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1년 중 5~6월은 오존 피크 시즌이다. 오존 농도는 7월 장마로 다소 감소하다가 8~9월 다시 상승한다. 겨울철인 12~1월 그 농도가 가장 낮다. 입자 상태인 미세먼지와 달리 오존은 가스 상태여서 마스크로도 막을 수 없다. 오존이 많은 날엔 외출을 자제하는 것 외에 뾰족한 방도가 없다. 

 

오존은 산소 분자(O2)에 산소 원자(O)가 결합한 상태다. 불안정한 산소 원자가 다른 주변 물질과 쉽게 반응하므로 병원이나 하수 처리장에서 살균이나 악취 제거 목적으로 오존을 사용한다.  

 

지구에 오존은 크게 두 군데 존재한다. 하나는 지표면에서 20~30km 높이에 있는 오존층이다. 이 오존층은 태양의 자외선을 차단해 생물을 보호한다. 또 다른 하나는 지표면(대류권)에 있는 오존이다. 공기 중에 오존이 많아지면 호흡기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오는 오존량이 증가한다. 이때 기침, 숨찬 증상이 생긴다. 기도 주변의 근육이 수축해 기도가 좁아지기 때문이다. 또 몸속으로 들어온 오존은 폐포와 직접 접촉해 폐 기능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눈과 코를 자극하고, 심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신체 활동이 활발한 어린이는 성인보다 많은 공기가 필요하고, 호흡기도 발달 중이어서 오존에 더 민감하다. 

 

현재 국제 오존 기준은 대기 중 농도가 0.1ppm 이하다. 우리 정부는 오존 농도가 0.091~0.15ppm 일 때 '나쁨', 0.151ppm 이상이면 '매우 나쁨'으로 표시한다. 또 오존 농도가 1시간 평균 0.12ppm 이상일 때 오존 주의보를, 0.3ppm 이상일 때 오존 경보를 각각 발령한다. 하루 중에는 오후 2~5시 오존 농도가 최고치에 이르므로 이 시간대 야외 활동을 삼가는 게 좋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입자인 미세먼지와 달리 오존은 가스상 물질이어서 눈으로 볼 수 없고, 마스크로도 차단되지 않는다. 따라서 오존 주의보와 경보가 발령되면 실외 활동을 자제하는 방법이 유일한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이오이미지. 2017년 8월 국회에서 시민이 양산으로 햇빛을 가리고 있다.

 

오존 주의보, 5년 새 4배 이상 증가

 

최근 오존 주의보 발령이 늘어나는 추세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 오존 주의보 발령 횟수는 2012년 64회에서 2017년 276회로 5년 새 4배 이상 늘었다. 또 오존 주의보 발령 시기도 빨라지고 있다. 수도권 기준 2012년 첫 오존 주의보는 6월3일 발령됐지만, 2015년 5월27일, 2016년 5월17일, 2017년 5월1일로 점점 앞당겨졌다. 올해는 4월19일 첫 오존 주의보가 발령됐다. 그만큼 오존에 노출되는 기회가 잦고, 공기 중 오존 농도도 증가한다. 2000년 연평균 오존 농도는 0.020ppm이었나, 매년 조금씩 늘어서 2015년에는 0.027ppm으로 35% 증가했다. 

 

지표면에 있는 오존은 자동차와 공장에서 배출하는 물질이 햇빛과 반응하면서 생긴 2차 오염물질이다. 햇빛이 강한 여름철 오존 농도가 높아지는 이유다. 자동차와 공장에서 배출하는 물질에 있는 질소산화물(NOx)과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햇빛(자외선)을 만나 분자가 원자로 쪼개지거나 붙는 과정에서 오존이 만들어진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질소산화물은 주로 화물차·버스·선박·건설장비에서, 휘발성유기화합물은 도장시설·유기화학물질·식품 가공·석유제품 가공 등으로 발생한다. 

 

나무도 오존을 만드는 데 일조한다. 식물은 이상 고온과 가뭄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방어 차원에서 VOC를 생성한다. 식물이 만드는 VOC를 인위적인 것과 구분하기 위해 BVOC(biogenic VOC)라고 부른다. 결국 인간이 생태계를 파괴하고 지구 온난화를 만들수록 식물은 더 많은 BVOC를 뿜어낸다. 국토의 65%가 산림인 한반도에서는 BVOC를 무시할 수 없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식물에서 배출되는 오존 원인 물질 배출량은 사람에 의한 것보다 10배 이상이다. 

 

실내에도 오존이 있다. 오존을 발생한다는 일부 공기청정기·레이저 프린터·복사기·살균 세탁기·TV· 과일 세척기 등을 장시간 사용하면 실내 오존 농도가 높아진다. 정부는 실내공기질관리법에 따라 다중이용시설(지하철·영화관·박물관 등)과 의료기관·어린이집·노인요양시설 등의 오존 권고 기준을 0.06ppm 이하로 권고한다. 이런 제품을 사용할 때는 일정 시간마다 환기함으로써 실내 오존 농도를 떨어뜨려야 한다. 

 

 

오존 높은 날, 건강 생활 수칙


-오존 예·경보 발령 상황을 확인한다. 

-실외 활동과 과격한 운동을 자제한다. 특히 노약자, 어린이, 호흡기 환자, 심장 환자는 주의를 기울인다.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는 실외 학습을 자제 또는 제한한다. 

-승용차 사용을 자제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스프레이, 드라이클리닝, 페인트칠, 신나 사용을 줄인다.

-한낮의 더운 시간대를 피해 아침이나 저녁에 주유한다. 

※ 자료=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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