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샘 성폭행 그후 "회사, 가해자 비호" 의혹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8.05.3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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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 측 변호사, 한샘 대리점 사장 동생으로 드러나
지난해 터진 ‘한샘 성폭행 사건’은 미투 운동과 맞물려 사내(社內) 성범죄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당시 사건의 피해자 A씨는 가해자로 지목된 직장상사 B씨를 올 3월 강간 혐의로 재고소했다. 이후 B씨의 법률대리인으로 검찰 출신 김진숙 변호사가 선임됐는데, 그는 한샘 대리점 사장의 동생인 것으로 시사저널 취재 결과 확인됐다. “회사 차원에서 가해자를 비호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시사저널은 경찰과 법조계 관계자를 통해 김진숙 변호사가 최근 B씨에 대한 선임계를 서울중앙지검에 낸 사실을 확인했다. 김 변호사는 지난해 9월 서울고검 검사 자리를 내려놓고 변호사(법무법인 바른)로 개업을 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시사저널에 “검찰을 떠난 지 2년이 안 된 변호사라면 재판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 시사저널 홍소녀




가해자 측 변호사, 한샘 대리점 사장의 동생으로 드러나


김진숙 변호사는 B씨 사건을 관할하고 있는 검찰청 내 부서와도 인연이 있다. B씨에 대한 고소건은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가 맡고 있는데, 김 변호사는 2011년 9월 이곳에서 초대 부장검사를 지냈다. 또 지난해 11월 종영된 KBS 드라마 《마녀의 법정》에 나오는 민지숙 부장검사(김여진 분)의 모델로도 알려져 있다. 


지난해 12월 김 변호사는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사내 성범죄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의 시각에서 신속하게 조사해 조치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본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런데 지금은 가해자 의혹을 받는 B씨의 변론을 맡게 됐다. 


김 변호사의 오빠 김아무개씨는 한샘 대리점 중 한곳인 H사의 사장이다. H사는 B씨와도 관련이 있다. 그가 한샘 본사에서 일하기 전인 2014년에 H사로 입사했기 때문이다. 피해자 A씨는 지난해 말 한샘 본사 일을 그만 뒀다. B씨의 변호를 소속회사 대리점 사장의 친족이 맡는 게 법적으로 문제될 건 없다. 다만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소속 박아무개 노무사는 “상식적으로나 도덕적으론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변호사는 “사건이 일어났을 땐 당사자 모두 한샘 소속이었는데, 이후 가해자로 지목된 사원만 보호한다는 건 공평한 행위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최규호 법무법인 세광 변호사는 “사원이 업무와 관련 없는 형사사건에 휘말렸을 때 회사가 변호사를 선임해줄 의무는 없다”고 했다. 이어 “회사가 변호사 수임료까지 내준다면 업무상 배임죄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샘 본사 측은 이 와중에 “H사는 우리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한샘 홍보팀 관계자는 5월21일 “과거엔 H사가 한샘 대리점이었지만 이젠 인적·물적 교류가 전혀 없는 별도 법인”이라며 “지금은 전자제품 판매업체로 한샘 가구를 취급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시사저널 취재 결과와 다르다. 기자가 박선숙 의원실(바른미래당)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8월 한샘 본사는 대리점 직원을 상대로 고객 응대법에 관한 교육을 진행한 적이 있다. 당시 교육 대상 명단에는 H사가 포함돼 있다.


또 H사의 한 직원은 올 5월2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소속사가 한샘의 대리점인가’란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이날 기자가 직접 찾은 서울 서초구 H사의 사무실 안에는 변기와 목재 등 인테리어 용품이 흩어져 있었다. 또 건물 간판에는 한샘 로고가 그대로 새겨져 있었다. 한샘과 관계없는 회사가 한샘 로고를 쓸 경우 상표권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한샘 홍보팀 관계자는 “법무팀하고 조치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업계에 정통한 외부 관계자는 “H사 사무실은 인테리어 설계만 하는 곳”이라며 “직원들은 프리랜서처럼 일하며 손님과 가구판매 상담을 할 땐 플래그숍(본점을 대표하는 가구 전시장)에 간다”고 했다. 이어 “한샘 본사와 대리점은 갑을(甲乙) 관계라고 보기 힘들다. 대리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한샘 본사 출신들로 알려져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H사의 김 사장은 최양하 한샘 회장과 페이스북 친구 사이인 걸로 확인됐다. 김 사장의 또 다른 페이스북 친구인 황아무개씨와 양아무개씨는 모두 한샘에서 부서장을 맡고 있는 임원이다. 이 외에 B씨의 아버지 또한 김 사장의 페이스북 친구 목록에 포함돼 있었다. 



ⓒ 시사저널 홍소녀



한샘은 연관성 부인…“변호사 연결 안 해줬다”


한샘 홍보팀 관계자는 5월30일 “본사 차원에서 B씨에게 변호사를 연결해준 적은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B씨가 H사 출신이라고 하니 서로 잘 알아서 개인적으로 도움을 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샘은 여성 소비자가 많기 때문에 성범죄에 극도로 민감할 수밖에 없다”면서 “대응을 잘 못하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H사는 지난해에 한샘 본사와 마찬가지로 사내 성폭행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22일 시사저널 단독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 [단독] 한샘 대리점 하청업체發 성폭행 논란 “일어나보니 알몸이었다”


H사에 근무했던 여성 C씨의 고소장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2월 함께 일했던 D씨로부터 두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 당시 한샘 측은 D씨와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D씨는 H사와 계약을 맺은 용역업체의 사장”이란 주장이다. 반면 C씨 측 김상균 법무법인 태율 변호사는 “D씨는 H사 안에서 사장 직함을 달고 근무해왔고, C씨도 그를 회사 상사로 알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나아가 페이스북에선 D씨와 한샘과의 관계를 엿볼 수 있다. 그의 친구 목록엔 최 회장뿐만 아니라 김 사장, 한샘 임원 황씨와 양씨 등 한샘 근무자 10여명이 포함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D씨는 예전부터 한샘 고위 임원과도 친분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준강간 혐의로 고소당한 D씨는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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