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가 자동차공장 세운다…‘광주형일자리’ 첫 결실
  • 광주 = 조현중 기자 (sisa612@sisajournal.com)
  • 승인 2018.06.0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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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민관 합작 생산법인 추진…현대차, 사업 참여 의향서 제출

광주시 주도로 추진 중인 신규 자동차 공장 건설 사업이 본격화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사업을 위한 논의에 공식 참여하기로 하면서다. 그간 광주시는 시가 신설법인을 설립하면 지역 사회, 공공기관, 다수의 기업이 공동 투자해 완성차를 위탁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현대차가 투자를 결정하면 협력사를 포함 최대 1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기게 된다. 

 

광주광역시청 전경 ⓒ광주시

연봉 현대차 절반 4000만원 ‘광주형 일자리’ 모델 시동…일자리 1만2000개 창출 가능 

 

광주시는 6월1일 현대자동차가 시에서 예산과 시민펀드 등으로 추진 중인 자동차 합작방식 독립법인에 지분 투자를 검토할 의향이 있다는 ‘사업 참여 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사업 참여 의향서’ 제출은 본격적인 사업 참여를 위해 광주시 등 사업 관련자들과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뜻이다. 

 

광주시는 향후 신규 공장 운영을 위해 현대차를 비롯한 여러 투자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대주주로 직접 경영을 주도할 계획이다. 또 해당 공장과 신규 법인은 완성차를 위탁생산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특정한 한 회사의 제품만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완성차 회사의 제품을 위탁받아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차 역시 초기 투자자이자 첫 위탁 고객으로 사업에 참여할 뿐 경영에는 전혀 개입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사업의향서에서 광주시와 사업 타당성 등 제반사항 검토 후, 투자 여부 및 투자 규모, 생산 품목 등을 결정하겠다고 언급했다. 대신 비지배 지분에만 투자해 경영에는 참가하지 않으며, 경제성을 갖춘 신규 차종 생산을 위탁 공급받는 구조라고 광주시는 설명했다.

 

광주시와 업계에 따르면, 사업 규모는 최소 5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광주시가 지역 기업들과 예산, 투자금을 조달하고 시민들의 펀드도 모아 80% 이상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대차도 여기에 일정 지분 비율로 참여한다. 광주시 등은 현대차가 예산의 약 40%인 2000억원 가량을 투자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투자가 실현되면 광주시는 2020~21년께 현재 완성차 정규직 근로자들의 평균 임금의 절반인 약 4000만원으로 현대차의 차량을 위탁 생산하게 된다. 연간 생산규모는 약 10만대로 직·간접고용 효과가 1만2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광주시는 예측하고 있다. 

 

완성차 공장 건설은 광주시가 내세운 ‘광주형 일자리’ 정책의 핵심이다. 광주형 일자리는 적정임금을 기반으로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게 기본 취지이지만, 일부에서 “아이디어 수준의 이상론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현대차도 기존 노동조합의 반발과 불확실한 사업성 등을 이유로 그동안 사업 참여에 조심스런 태도였다.

 

광주시는 이번에 현대차의 투자 의향을 끌어내는 과정에서 ‘단독투자’ 대신 ‘합작투자’를 내세운 점이 주효했다. 특히 투자유치 과정에서 시와 함께 완성차 업체, 다수의 지역기업 등이 참여하는 신설법인 설립을 적극적으로 강조했다. 기존 노조의 반발과 단독투자에 따른 부담을 우려한 완성차 업체를 끌어들이기 위한 복안이었다. 신설법인의 현대차 지분은 최대 20% 미만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직접 경영에 참여하게 될 경우 부담과 노조 반발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광주형일자리 사업이 성공하면 지자체와 기업이 힘을 합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좋은 선례가 만들어진다. 광주형 일자리 모델은 중앙만 바라보던 일방통행식 운영에서 지역이 주도하고 기업이 참여하는 새로운 모델로 첫 발을 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다. 특히 지자체가 단순히 기업 투자를 이끌어 낸 것을 넘어 지역 노·사·정 대타협의 산물로 상생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도 평가된다.

 

윤장현(왼쪽 다섯번째) 광주광역시장이 지난해 10월2일 ‘광주형 일자리 성공정착을 위한 함께 날자! 광주야!’ 행사에 참석해 광주은행노동조합, 기아차광주지회, KT노동조합전남본부 등 지역 7개 노동조합 위원장 및 조합원들과 ‘광주형 일자리 성공’ 피켓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시

 

기존 자동차 노조 반발이 변수…광주시, 리스크 대책없이 완성차 법인 참여 ‘논란’도

 

하지만 첫삽을 뜨기까지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우선 현대차 노조의 반발 우려가 크다. 그동안 노동계는 광주에 들어설 새 자동차공장이 임금의 하향 평준화를 불러올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기존 노조 입장에선 모기업이 투자한 제3의 업체로 물량이 빠져나가는 게 달가울 리 없다. 

 

당장 현대차가 5월31일 사업 참여 의향서를 제출하자 현대자동차노동조합이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현대차 노조가 반대를 표명한 이유는 광주형에 들어서는 신규 자동차 공장의 직원 연봉이 현대차 평균 임금의 절반도 안 되는 4000만원 수준이라는 계획이 포함돼서다. 현대차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는 정규직·비정규직도 아닌 중규직 일자리인데다, 정규직의 임금수준을 하향 평준화한다”는 이유로 반대를 표명했다. 

 

또 광주시는 친환경차를 배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대차가 수천억 원을 들여 개발한 친환경차를 위탁 생산할지는 미지수다. 최악의 상황은 노조의 반발과 현대차의 내부의 생산 포트폴리오 문제로 시장에서 인기가 낮은 차종을 배정할 경우다. 생산한 차가 국내 시장과 수출 시장에서 팔리지 않으면 일감은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공장은 이익을 낼 수 없다. 앞으로 이 같은 문제를 투고 광주시와 현대차, 노조의 줄다리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일각에선 광주시가 대주주로 참여하는 데 대해서도 우려의 시선을 던지고 있다. 신설법인을 통한 공장이 순항한다면 광주시의 재정 수익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반대로 공장이 적자를 내거나 도산하는 경우가 생기면 시 재정 운영에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광주시가 신설법인에 대주주 참여 방안을 제시하면서 그에 따른 최악의 상황에 대한 대책을 전혀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가 투자유치에 매몰돼 자치단체의 경영 참여라는 중대한 문제를 두고 심층적인 분석과 검토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상배 광주시 전략산업본부장은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서 ‘적자나 파산 시 대책을 마련했느냐’는 물음에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지만, 지역의 기업이나 부품업체와 함께 대주주로 참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한 법률적인 검토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투자유치 과정에서 대주주 참여와 관련해 적자나 파산 시 대책 등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시인한 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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