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동구청장, 호남에선 보기 드문 치열한 여야 ‘3파전’
  • 광주 = 조현중 기자 (sisa612@sisajournal.com)
  • 승인 2018.06.1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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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임택·바른미래 김영우·평화 김성환, 3黨 후보 격돌

광주광역시장 선거 판세는 이미 한쪽으로 기울어졌다는 것이 정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일선 구청장 선거만큼은 뜨겁다. 광주 동구청장 선거가 대표적이다. ‘호남 정치 1번지’로 불리는 광주 동구는 광주 기초단체장 선거 중 유일하게 여야 3당(黨)이 구청장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격전지로 꼽힌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 8~9일 실시된 사전 투표율도 28.92%를 기록, 광주지역 전체 23.65%보다 높았다. 이 때문에 연일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지도부 등이 출동해 총력전에 나서고 있고, 각 당 후보들은 ‘사즉생’ 의 각오로 한 판 승부를 펼치고 있다. 

 

왼쪽부터 임택 더불어민주당, 김영우 바른미래당, 김성환 민주평화당 광주 동구청장 후보. (정당 기호 순)

유권자 적어 ​조직력​ 당락 좌우, 지도부 총출동…바닥 표심잡기 안간힘

 

광주 동구청장 선거는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 후보 2명이 민주평화당 출신의 현 구청장에 도전장은 낸 모양새다. ‘풀뿌리’와 ‘중앙’ 출신간의 대결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임택 민주당 후보는 학생·노동운동을 거친 풀뿌리 지방자치 현장에서 성장한 정치인이다. 김영우 바른당 후보 역시 구의원과 시의원을 지낸 동구 토박이다. 이에 견줘 김성환 평화당 후보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국무총리실 등에서 잔뼈가 굵은 중앙 고위공직자 출신이다.

 

동구 선거구 특징은 유권자수가 8만2265명 뿐이다. 동구의 역대 투표율은 50~60%가량으로, 4~5만명이 투표에 참여하는 것을 고려했을 때 2만여표만 얻으면 안정적으로 당선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만큼, 조직력이 당락을 좌우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동구의 경우 고령인구가 많아 각 후보들이 선거 전략을 잘 짜야 유리한 고지에 오를 전망이다. 이 때문에 각 정당 후보들은 유세에 신경을 쓰면서도 발품을 팔아가며 바닥 표심 잡기와 조직 다지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현재 민주당의 전반적인 우세 속에서 바른미래당은 젊은 층, 민주평화당은 노인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높지만 바른미래당은 박주선 국회의원이 동구지역에서 오랜 시간 터를 닦아와 지지층이 탄탄하고, 현역 김성환 구청장도 옛 국민의당 탈당 후 민주평화당의 옷을 입고 나온다는 점에서 야당 후보들의 조직력도 건재하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분석이다.

 

풀뿌리 정치인 민주당 임택(54) 후보는 ‘스토리’가 있는 정치인이다. 그는 학생운동을 하다가 하남산단에 위장취업을 해 1년 동안 ‘판금공’으로 일했다. 군 제대 후 광주노동연구소에서 노동자 교육을 담당했던 임 후보는 지난 1998년 36세의 젊은 나이에 동구의회 기초의원으로 당선된 후 재선 동구의원을 지냈다. 이후 국회의원 보좌관을 거쳐 시의회에 진출해 산업건설위원장을 역임했다. 

 

따뜻한 도시재생 정책이 그의 주요 공약 중의 하나다. 그는 “이미 재개발사업 지구로 지정된 곳은 어쩔 수 없지만, 나머지는 지역 역사·문화 정체성을 살려 도시재생 사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임 후보는 또한 ‘청년이 꿈을 키우고 실현할 수 있는 동구’를 만들기 위해 청년친화형 자치구 조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가칭 ‘광주 동구 구정참여 청년위원회’를 구성해 이 위원회가 구정의 주요 정책결정과정에 청년들의 이해와 욕구, 아이디어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도시재생뉴딜사업 재원을 투입해 활력을 잃은 동구 인쇄의 거리를 활성화하고 ▲사회복지 관련 업무 종사자에 대한 처우개선 ▲지역 공동체 경제 활성화 등도 주요 공약으로 내놨다. 

 

50년 토박이 김영우(49) 전 시의원은 광주에서 유일한 바른미래당 구청장 후보다. 김 후보는 초·중·고교를 모두 동구에서 나온 토박이다. 김 후보는 광주 동구의회에서 4·5대 의원을 지내고 민주당 동구지역위원회 사무국장을 맡는 등 풍부한 지방정치 경험을 앞세워 표밭을 다지고 있다. 

 

무등산 케이블카 설치와 518m 빛의 타워 건설을 연동해 추진한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그는 “케이블카를 설치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수익금의 일부를 주민복지기금으로 적립해 동구의 사회복지 사각지대 해소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또 “동구의 재정 자립을 목표로 오직 구민만을 위한 구정을 구현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문화와 예술관광으로 먹고 사는 예향동구 등 ‘김영우의 다섯 가지 동행약속’을 발표했다.

 

현역 구청장 프리미엄을 앞세운 김성환(56) 후보는 옛 국민의당을 나와 민주평화당 옷을 입고 재선에 도전했다. 행정 전문가 김 후보는 “경험이 다르다”며 인물론을 내세웠다. 그는 행정고시를 거쳐 청와대 행정관·국무총리실 등에서 근무했던 중앙 고위 관료 출신이다.

 

김 후보는 주민주도형 재생사업을 핵심공약으로 내걸고 표밭을 다지고 있다. 그는 “동구 내 15곳 재개발 지구 가운데 1곳이 완성됐다.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인구유입 정책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일자리 창출도 강조한다. 구체적 방안으로 동구 주민우선고용 협약회사 선정, 창업지원센터 지속 강화, 청년취업정보센터 신설, 주부 일자리 공동체 지원사업 및 노인 실버택배 일자리 사업 확대, 주민참여형 도시 농업 활성화 등을 제시했다. 앞으로 5년동안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 문화예술특구를 완성해 한 문화예술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 공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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