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제어로 간질과 자폐증 치료한다
  • 대전 = 김상현 기자 (sisa411@sisajournal.com)
  • 승인 2018.06.2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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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이정호 교수팀, OFD1 발현 억제로 신경 세포 이동 문제 회복 성공

 

후천적인 뇌 돌연변이로 인한 간질 및 자폐증의 발생원인 규명과 치료에 국내 연구진이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갔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6월25일 의과학대학원 이정호 교수 연구팀이 뇌전증(간질) 및 자폐증 환자에게 나타나는 신경세포 이동장애 증상의 발생 원리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정호 교수 연구팀은 이미 후천적인 뇌 돌연변이가 뇌전증과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고, 이 돌연변이로 인해 신경세포 이동장애 증상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바 있다. 다만 이 증상의 근본적인 원리에 대해 완벽하게 밝혀내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난치성 뇌전증 및 자폐증과 밀접한 ‘대뇌 피질 발달장애’ 환자의 뇌 조직에서 ‘엠토르(mTOR)’ 유전자의 후천적인 뇌 돌연변이가 발생함을 확인했다. 대뇌 피질 발달장애는 신경세포의 증식 및 이동이 일어나는 대뇌 피질의 발달 과정에 문제가 생겨서 발병하며 뇌전증 및 자폐증을 동반한다. 특히 소아 난치성 뇌전증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엠토르 돌연변이를 동물과 세포 모델에 반영해 대뇌 피질 발달 이상 원리를 연구했다. 그 결과 실험체의 신경 세포에서 세포 소기관인 '일차 섬모'의 생성 기능이 망가져 있음을 확인했다. 일차 섬모는 미세소관의 골격 구조로 세포 외부로 돌출되어 있는 세포 소기관을 말한다. 세포 외부로부터의 자극을 세포 내부로 전달하는 역할을 해 세포의 안테나로 여겨진다. 즉, 일차 섬모 생성 문제가 신경세포 이동장애의 원리로 작용한 것이다.

 

후천적 뇌 돌연 변이를 가진 대뇌 피질 발달 장애 환자의 뇌 조직및 동물 모델에서 일차섬모가 망가져있다. ⓒKAIST


 

OFD1 단백질 발현 억제해 신경세포 이동 회복

 

일차 섬모 생성에 문제가 생긴 이유는 돌연변이 엠토르 유전자가 원래 임무인 'OFD1 단백질' 제거를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돌연변이를 가진 신경 세포에서 OFD1 단백질 발현을 억제시켜 일차 섬모의 생성을 회복시켰다. 이와 함께 신경 세포 이동도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다.

 

논문 1저자인 박상민 석박사통합과정은 “후천적 뇌 돌연 변이로 인한 뇌 발달 장애 환자의 대표적인 증상인 신경 세포 이동 결함이 일차 섬모라는 세포소기관의 생성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후천적 뇌 돌연변이로 인한 뇌 발달 장애 환자의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는 서경배 과학재단, 보건복지부 세계선도 의생명과학자 육성 사업, 질병중심 중개 중점 연구 사업을 통해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신경생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뉴런(Neuron)’ 6월 21자에 게재됐다. ​ 

 

논문 제1저작 박상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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