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머릿니 비상…강남 일대 감염률 높아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8.06.29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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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머리 감는 게 최선의 예방

 

서울 광진구에 사는 주영민씨(40)는 딸이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머릿니 예방 안내문을 받고 깜짝 놀랐다. 자신이 어릴 적에 경험했던 머릿니가 지금도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머릿니가 유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학교는 머릿니 예방 관련 안내문을 학부모에게 보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머릿니 감염자는 2008년 4만여 명에서 2016년 1만6000여 명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이 가운데 10대 미만이 57%로 가장 많고, 그다음은 10대(155)가 차지했다. 질병관리본부가 2001년과 2007년 실태조사를 비교해보니, 머릿니 감염률은 서울 등 도시의 경우 3.1%로 큰 변화가 없었지만, 농촌은 10.6%에서 4.7%로 두드러진 감소세를 보였다. 또 한국건강관리협회가 2016년 전국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머릿니 감염에 대해 표본조사(1만 1111명)를 한 결과, 머릿니 감염률이 2.8%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 일대 감염률은 9%로 평균의 3배를 넘었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머릿니가 유행하는 이유는 학교나 학원에서 아이들이 함께 지내는 시간이 길어진 때문으로 보인다. 아이들이 서로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머릿니 감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또 아이들이 공부 때문에 바쁘다는 이유로 머리를 잘 감지 않거나 머리를 감고도 잘 말리지 못한 채 잠자리에 들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강희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겨울철 비교적 따뜻한 지역일수록 머릿니가 유행할 수 있고, 아이들끼리 보내는 시간이 길수록 머릿니 감염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진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성충과 알 모두 제거해야 완치 

 

이는 몸길이가 약 3mm의 작은 곤충으로 주로 사람의 머리에 기생하면서 모기처럼 인간의 피를 빨아먹고 산다. 이때 나오는 분비물이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손으로 머리를 긁어 두피에 손상을 입거나 2차 감염(두피염 등)이 생길 수 있다. 코막힘·콧물·호흡곤란 등 알레르기 증상도 유발한다. 암컷 한 마리는 하루 1리터까지 흡혈할 수 있으므로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하면 빈혈이 생길 수도 있다. 머릿니는 번식력과 전염성이 강하다. 암컷 한 마리는 30일 동안 약 100개의 알을 낳는다. 

 

최선의 예방법은 머리를 자주 감고, 머리를 감은 후에 잘 말리는 것이다. 땀을 흘린 후에는 샤워나 목욕을 하는 게 좋다. 정기적으로 머릿속을 확인할 필요가 있는데, 참빗을 이용하면 수월하다. 머릿니는 젖은 머리카락에서 움직이는 속도가 현저히 감소하므로 머리를 감은 후 빗질을 하면 성충을 발견할 확률이 높다. 단체생활을 한다면 빗, 수건, 머리띠, 모자, 침구류를 함께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아이가 머리를 자주 긁거나 가렵다고 하면 머릿속에 성충이나 서캐(이의 알)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만일 감염 사실을 확인했다면, 가족 모두가 치료받는 게 바람직하다. 서캐에서 성충이 되고 배란하는 기간이 7일 전후이므로 병원 치료는 일주일 간격으로 2번 정도 받으면 된다. 관련 전용 샴푸는 성충을 없애는 데 도움을 주지면 서캐를 없애는 데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서캐는 참빗으로 머릿속을 꼼꼼히 살피면서 제거해야 한다. 귀 뒤쪽과 목 부근의 모근에서 흔히 발견되는 서캐는 윤기가 있는 갈색 또는 회색을 띤다.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머릿니 감염률이 3~6배 높은데, 이는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머리카락이 길기 때문이다. 따라서 머릿니 치료 기간에 머리를 짧게 하는 게 좋다. 아이가 사용한 베개, 모자, 옷은 뜨거운 물(54도 이상)로 세탁하고 햇볕에 말려야 한다. 사용한 빗과 솔은 뜨거운 물에 10분 정도 담근 후 사용하면 좋다(끓이는 게 아님). 머릿니를 발견했다고 집 전체를 소독할 필요는 없고, 진공청소기로 가구와 방구석에 머리카락이 없도록 청소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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