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기업인 배출한 진주, ‘기업가정신 수도’ 됐다
  • 경남 진주 = 박종운 기자 (sisa515@sisajournal.com)
  • 승인 2018.07.1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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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효성 등 창업주 배출…기업가 정신 탐구, 후세 알려야

 

삼성 창업주 이병철, LG 창업주 구인회, 효성 창업주 조홍제, GS그룹 허정구 전 회장 등 우리나라에서 세계적인 기업인을 가장 많이 배출한 경남 진주시가 ‘대한민국 기업가정신 수도(首都)’로 선포했다.

한국경영학회와 진주시, 경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 등은 7월10일 오후 진주 경상대학교 경영대학 5층 대강의실에서 ‘기업가정신 수도 선포식 및 중소기업경영포럼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선포식엔 이두희 한국경영학회장, 김경수 경남도지사, 조규일 진주시장, 이상경 경상대학교 총장, 금대호 진주상공회의소 회장, 권영학 경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등이 참석했다.

이두희 한국경영학회장은 “진주는 천년의 역사가 깃든 학문과 정신의 도시이면서도 근현대에는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 LG, GS, 삼성, 효성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창업주를 배출한 기업가 정신의 산실”이라며 진주시를 기업가정신의 수도로 선포한 배경을 밝혔다. 이 회장은 이어 “세계 경영 환경은 기업에게 창의적인 도전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가 글로벌 선진국 대열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는 훌륭한 기업가정신을 갖춘 기업인들이 존경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선언사를 통해 선포문을 공개했다. 선포문엔 △우리나라 경제사 속 기업가정신과 리더십 △4차 산업혁명시대 속의 기업가정신 △진주 지역 기업가정신의 역사성 △존경받는 기업가정신의 고취 및 교육 비전 제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왼쪽부터 삼성 창업주 이병철, LG 창업주 구인회, 효성 창업주 조홍제, GS그룹 허정구 전 회장. ⓒ 시사저널



진주에 이병철‧구인회 전 회장 심은 ‘재벌소나무’ 지키고 있어


진주시는 글로벌 기업인들을 배출한 도시로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유서 깊은 지역이다. 얼마 전 타계한 LG그룹 구본무 전 회장과 삼성그룹 이병철 창업주, LG그룹 구인회 창업주 등이 진주 출신이다. 효성그룹 조홍제 창업주는 이웃인 의령 정암 출신이다. 이외에도 진주는 넥센그룹 강병중 회장, 대교그룹 강영중 회장, SK 손길승 회장 등 300여명의 글로벌 기업인들을 배출했다.

이 때문에 100년의 역사를 가진 지수면 승산리에 위치한 지수초등학교는 우리나라 4대 재벌 창업주들이 다닌 학교로 유명하다. 삼성그룹 호암 이병철(1910~1987), LG그룹 연암 구인회(1907~1969), 효성그룹 만우 조홍제(1906~1984), GS그룹 허정구(1911~1999) 전 회장이 그들이다.

지수초교는 학생 수 감소로 2009년 학생 수가 조금 더 많은 인근 송정초등학교로 옮겨 통합됐지만, 학교명은 상징성을 고려해 지수초교를 사용하고 있다. 현재 지수초교 교정은 비어 있고, 90년 전인 1922년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과 LG그룹 창업회장인 연암 구인회가 함께 심었다는 소나무가 지키고 있다. 이 소나무는 ‘재벌 소나무’, ‘재벌송(財閥松)’으로 불리고 있다.

대한민국 기업가정신 수도 선포식을 주최한 한국경영학회는 1965년 창설된 우리나라 최초의 경영학 모태학회로서 학계와 산업계 등에서 현재 약 7400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학회는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맞이하고 기업인이 우대받는 사회를 만들고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글로벌 기업인을 배출한 진주지역을 우리나라 기업가 정신의 수도로 선포키로 했다고 밝혔다.

학회는 대한민국 기업가정신 수도 선포 선언문을 통해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성공한 기업인들에 대한 시각이 좋지 못했다. 이 같은 현상의 상당 부분은 기업인들의 기업가정신 결여에 그 근본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이어 “우리나라가 앞으로 선진국 대열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건전한 기업가정신을 가진 기업인이 존경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학회는 특히 “기업인들이 존경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오랜 기간 묵묵히 산업일꾼으로 일해 온 수많은 기업인의 업적을 다시 한번 정리하고, 이들의 기업가정신을 탐구해 후세에 널리 알려 귀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진주시 관계자는 “진주가 대한민국 기업가정신 수도로 선포되는 것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며 “이를 계기로 진주출신 기업가들이 고향발전에 대한 투자유치에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진주시 지수면 옛 지수초등 교정에 삼성그룹 이병철 전 회장과 LG 그룹 구인회 전 회장이 함께 심은 소나무. ⓒ 시사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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