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특검의 노회찬 표적 수사 깊은 유감”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18.07.2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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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장례 첫날, 정치권 인사 조문 행렬 시작

 

“청천벽력 같은 일이다.” 

 

7월23일 오후 서울 신촌 연세 세브란스 병원에 마련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를 찾은 여야 의원들은 일제히 비통함을 드러내며 갑작스레 떠난 그를 애도했다. 이날 오전 9시40분경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에서 투신한 노 원내대표의 시신이 오후 1시경 세브란스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2시간여에 걸쳐 노 원내대표의 투신 현장 조사와 검안을 마쳤으며, 유족의 의사에 따라 부검은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장례는 국회장으로 5일 간 진행될 예정이며, 상임장례위원장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맡는다. 

 

빈소가 마련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가장 먼저 방문해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곧이어 이정미·김종대·윤소하·추혜선 등 같은 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하나둘 빈소를 찾았다. 취재진을 지나 빈소로 들어서는 이들의 표정엔 하나같이 침통함이 묻어나왔다. 다른 당 의원으로는 맨 처음 발걸음을 한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은 짧은 조문 후 취재진에 “워싱턴으로 출발하기 전 개인적으로 통화할 일이 있어 전화했는데 응답이 없어 느낌이 좋지 않았다”며 “한국 정치의 귀한 자산을 잃게 돼 애통하다”고 밝힌 후 자리를 떴다. 


7월23일 오후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특1실에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빈소가 마련됐다. ⓒ이종현



장례위원장에 이정미 대표…5일 간 국회장으로

 

정의당 의원들은 오후 3시부터 빈소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향후 장례 절차와 방식 등에 대해 논의했다. 40분여의 회의를 마친 후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구체적인 장례 일정과 형식에 대해 발표했다. 최 대변인은 “상임장례위원장은 이정미 대표가 맡기로 했고, 진보정당의 선·후배들이 고문으로 함께 해주기로 했다"며 ”각 시도당에 분향소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노 원내대표가 남긴 유서의 일부도 낭독했다. 그가 남긴 유서는 총 세 통으로, 이 중 두 통은 가족들에게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의 의사에 따라 해당 부분은 공개하지 않았다. 공개한 유서엔 “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경공모로부터 모두 4000만 원을 받았다. 어떤 청탁도 없었고 대가를 약속한 바도 없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다수 회원들의 자발적인 모금이었기에 마땅히 정상적인 후원절차를 밟아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며 “어리석고 부끄러운 판단이었다”고 밝힌 내용이 담겼다. 그러면서 “모든 허물은 제 탓이니 저를 벌하여 주시고, 정의당은 계속 아껴주시길 당부드린다”며 당원들을 향한 메시지로 유서를 마무리했다(아래 전문).

  

최석 정의당 대변인이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빈소 앞에서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정의단 대표단 긴급회의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종현



“특검 여론몰이식 수사가 비극적 결과 초래”

 

이어 최 대변인은 특검에 대한 정의당 측의 깊은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특검이 본질적 목적에 부합하지 않은 노회찬 표적수사를 했다”며 “여론몰이식으로 진행된 수사가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했다”고 발표했다. 

 

오후 3시 빈소 입구에 설치된 전광판에 노 원내대표의 미소 띤 사진이 채워졌다. 4시, 취재카메라 앞에 바리케이드가 설치됐고 5시부터 본격적인 조문이 시작됐다. 5시15분경 문재인 대통령의 조화가 도착해 빈소 중앙에 놓였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에 이어 천호선 전 정의당 대표, 정진후·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의 발걸음이 줄줄이 이어졌다. 

 

김 장관은 조문을 마친 후 “죄송하다.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 “고인께선 과거 통합민주당이라고 하는, 김대중 (당시) 총재님과 헤어졌던 그 민주당에 와서 처음으로 정치를 시작하셨다. 20년이 넘었다”며 노 원내대표와의 인연을 회상했다. 

 

곧이어 문희상 국회의장도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 문 의장은 조문을 마친 후 나와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느낀다. 엄청난 충격이다”라며 “노회찬 의원은 항상 시대를 선구했고 그리고 진보정치의 상징이었다.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애도했다.

 

본격적인 조문 시작 전 빈소를 찾아 한 시간여 머문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노 원내대표에 대해 “일생동안 누구보다도 칼날 같은 자기검열을 했지만 타인에겐 누구보다도 너그러운 기준을 갖고 있던 사람”이었다며 “마지막까지 제 스승이자 정치적 기준점이었다”고 고인을 평가했다. 

 

이어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을 비롯해,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 각당 원내대표단이 줄줄이 빈소를 방문했다. 이어 고인과 함께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한 《썰전》의 MC 김구라, 박형준 교수 등도 발걸음했다. 저녁이 깊어갈수록 고인을 추모하기 위한 정치권 등 각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공개된 유서 전문>

 

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경공모로부터 모두 4000만 원을 받았다.

어떤 청탁도 없었고 대가를 약속한 바도 없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다수 회원들의 자발적 모금이었기에 마땅히 정상적인 후원절차를 밟아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누굴 원망하랴.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었으며 부끄러운 판단이었다.

책임을 져야 한다.

 

무엇보다 어렵게 여기까지 온 당의 앞길에 큰 누를 끼쳤다.

이정미 대표와 사랑하는 당원들 앞에 얼굴을 들 수 없다.

정의당과 나를 아껴주신 많은 분들께도 죄송할 따름이다.

 

잘못이 크고 책임이 무겁다.

법정형으로도 당의 징계로도 부족하다.

사랑하는 당원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한다.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모든 허물은 제 탓이니 저를 벌하여 주시고, 정의당은 계속 아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2018.7.23. 

노회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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