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배우, 장기용
  • 하은정 우먼센스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7.27 09:46
  • 호수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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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기용, 선악이 공존하는 눈빛으로 시청자들을 홀리다

 

MBC 수목드라마 《이리와 안아줘》가 호평 속에 수목극 1위로 종영했다. 로맨스와 스릴러를 넘나드는 ‘로맨스릴러’ 장르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다. 탄탄한 대본과 감각적인 연출 그리고 그것을 완성시켜준 배우들의 열연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특히 첫 주연을 맡은 장기용(27)은 희대의 사이코패스를 아버지로 둔 경찰 채도진 역으로 열연, 걸쭉한 남주의 탄생을 알렸다. 신인답지 않은 밀도 높은 내면 연기는 물론, 선악이 공존하는 눈빛으로 극의 몰입도를 살렸다. 《이리와 안아줘》는 사이코패스가 아버지인 경찰과 톱스타가 된 피해자의 딸, 서로의 첫사랑인 두 남녀가 세상의 낙인을 피해 살아가던 중 재회하며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어주는 감성 로맨스다. 《고백부부》 《나의 아저씨》에 이은 삼타석 홈런을 날린, 차세대 연기파 배우 장기용을 만났다. 

 

© MBC 제공


 

촬영을 모두 마친 소감은 어떤가. 

 

“좋은 감독님과 작가님 그리고 선배님들과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다. 한편으로는 ‘더 잘할 수 있었는데’라는 아쉬움이 남기도 하지만, 분명한 건 내게 소중한 작품으로 오래 기억될 것 같다. 시청자들에게도 따뜻한 위로를 건넨 작품이었기를 바란다.” 

 

감정 소모가 큰 장면들이 많았는데 연기하기 힘들지는 않았나.  

 

“애초에 기회가 주어졌을 때, ‘소중한 기회가 내게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잘 해내고 싶었고, 노력을 많이 했다. 드라마에서 ‘도진’과 ‘재이’는 서로에게 큰 아픔이 있다. 그래서인지 촬영에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감정이 복받쳐 왔고, 그만큼 슬펐다. 새벽 촬영들이 많아서 몸이 힘들긴 했지만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도록 배우들끼리 서로 의지하며 힘을 냈다.”

 

월드컵 기간과 겹쳐서 결방도 많았다. 

 

“아쉬웠던 건 사실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SNS 홍보를 많이 하려고 노력했고, 현장에서는 온 스태프들이 결방에 연연하지 않고 묵묵히 촬영에 임했다. 애초에 ‘최약체’라는 평가들이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감독님이 중심을 잡아주셨다. ‘신경 쓰지 않고 우리 갈 길을 가자’ ‘누구 하나 다치는 사람 없이 건강하게 드라마를 마무리하자’라고 말씀해 주셨고, 그 믿음으로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갈 수 있었다.”

 

결방이 돼서 ‘보이는 라디오’ 생방송에 출연했는데 어땠나. 

 

“생방송 울렁증이 있다(웃음). 시작 10초 전에 너무 긴장됐는데, 그러다가 끝나기 3분 전에 입이 풀려서 아쉬웠다. 이제 얘기 좀 하자 싶었는데 마지막 인사를 드릴 시간이었다. 다음에 기회가 생기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스스로 생각하는 ‘도진’만의 매력은 무엇인가. 

 

“도진이는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며 연쇄살인범 아버지 대신 속죄하기 위해 경찰이 됐다. 재이와도 마음 편히 사랑하지 못하고 늘 미안해했다. 도진이의 매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사랑과 가족을 지켜낸 책임감과 든든함이 아닐까 생각한다.”

 

눈빛 연기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평이 많았는데, 연기를 할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상황에 따라, 상대에 따라 눈빛이 확연히 달라야 했다. 그 차이를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초반에는 연기하는 게 무척 어려웠다. 감독님과 작가님은 감정을 억누르는 대신 아픔이 드러나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하셨다. 한국에서는 ‘연쇄살인마의 자식’이라고 하면 편견이 있고, 그것을 표현하는 것도 어려웠다. 사투리와 액션 연기 또한 경험이 별로 없었기에 몸에 충분히 익혀 자연스러워지도록 계속 연습하고 합을 맞춰 나가려고 했다.”

 

초반에 아역배우들의 연기도 화제가 됐다. 

 

“아역배우들이 대본 리딩 때부터 너무 잘해 줬다. 극 중 어릴 적 내 모습이기 때문에 단순히 흉내를 내기보다는 분위기나 눈빛을 많이 모니터했다. 초반에 사투리 연기를 했는데, 고향이 울산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에 올라온 지 7년째라 생각보다 어색했다(웃음).” 

 

 

장기용은 1992년생으로 울산 출신이며, 20살에 서울로 올라와 모델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괜찮아 사랑이야》(2014)로 배우 신고식을 치른 뒤  《최고의 결혼》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등 드라마를 통해 차근차근 조연 연기 내공을 쌓았다. 2015년에는 ‘제30회 코리아 베스트 드레서 스완 어워드’ 남자 모델 부문 베스트 드레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YG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나. 

 

“무척 좋았다. 바쁜 스케줄 속에서 서로를 끌어주면서 힘을 합쳤다. 특히 감독님께서 농담을 하면서 분위기를 풀어주셨다. 감독님과 대본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세세한 디렉션을 주셔서 수월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전작 《나의 아저씨》에서는 이지은(아이유)과, 《이리와 안아줘》에서는 진기주와 호흡을 맞췄는데, 두 여배우에게는 어떤 매력이 있나. 

 

“각각의 매력이 뚜렷한 배우들이다. 이지은씨는 그녀가 주는 특유의 에너지가 좋았고, 진기주씨는 워낙 밝은 배우라 연기할 때 그 에너지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었다.” 

 

드라마에서 애절한 사랑을 연기했다. 실제로는 어떤가. 

 

“성격이 무뚝뚝해 표현을 잘 못한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편이다. 애절한 사랑? 아직 못 해 봤지만 꼭 해 보고 싶다.”

 

《고백부부》 《나의 아저씨》 《이리와 안아줘》 까지 최근 출연한 작품마다 ‘웰메이드’라는 평을 얻었다. 작품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이 있나.

 

“내가 선택했다기보다 감사하게도 나를 선택해 주신 것이다. 스스로 부족함을 많이 느끼기에 작품에 누가 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일단 고향에 내려가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맛있는 것도 먹고 여행도 다니면서 휴식을 취하고 싶다. 이제 곧 영화 《나쁜 녀석들》(마동석·김상중 주연) 촬영이 시작되기 때문에 체력을 만들어서 올라오겠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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