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TV드라마에 협찬사 등장하고 모바일 결제도 척척
  • 이영종 중앙일보 통일북한전문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7.27 11:34
  • 호수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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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종의 평양인사이트] 북한에 부는 유통 혁명…평양 시내 새 쇼핑몰 들어서

 

북한이 평양에 새로운 대형 쇼핑몰을 건설 중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세워질 이 ‘상업중심’은 평양 중심부에 해당하는 중구역에 터를 잡고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방북했던 재미교포 사업가는 “김정은이 조속한 건립을 지시한 강원도 원산 해양리조트(갈마해안관광지구)에 대부분의 건설 장비와 인력이 투입된 상황에서도 이 쇼핑몰 공사에는 박차가 가해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만큼 김정은 위원장의 관심이 크다는 얘기다.

 

평양에는 이미 김정은 시대 들어 문을 연 대규모 쇼핑시설이 성업 중이다. 평양의 핵심계층과 부유층이 즐겨 찾는 광복거리상업중심이다. 여기에서는 식품이나 생필품 등은 물론 의류와 건축자재까지도 판매되고 있다. 북한 TV가 방영한 영상을 살펴보면 서방국가의 마트나 대형몰에서 볼 수 있는 쇼핑카트와 전산 관리 시스템까지 갖춰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상품공급 부족에다 전기마저 끊겨 어둡고 썰렁한 모습을 보이던 예전의 ‘백화점’들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 조선중앙통신 연합


 

장마당서 상납받아 돈맛 본 고위층 늘어나

 

새로운 쇼핑몰 건립은 평양 중산층 이상 주민들의 소비욕구가 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미 김정은 집권 이후 들어선 뉴타운 격인 여명거리나 은하과학자거리 등에는 제법 규모가 있는 지역상권 마트가 속속 문을 열고 영업 중이다. 이곳에서는 식품과 생필품 위주로 비교적 많은 상품이 전시돼 팔리고 있다.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에 쇼핑센터는 물론 커피숍과 편의점 등이 입점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손기웅 전 통일연구원장은 “새 쇼핑몰 건립은 기존 상업시설로는 평양을 비롯한 대도시 주민들의 소비욕구를 수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포화상태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평양에는 온라인 쇼핑몰까지 등장해 인기리에 운영되고 있다는 게 북한 관영 매체들의 보도다. 전자결제카드로 운영되는 전자상업 봉사체계인 ‘옥류’라는 쇼핑몰은 공장·기업소에서 생산한 소비품과 약품 등을 판매한다. 해당화관이나 창전해맞이식당 등 김정은 시대 들어 등장한 상점이나 식당의 상품과 음식을 배달하는 기능도 갖췄다. 고객이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상품을 검색해 주문한 뒤 전자카드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중앙통신은 주민들이 상품 생산 측과 직접 연결돼 “질 좋은 상품들을 손쉽게 눅은(값싼)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고 상품배송을 요청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쇼핑몰이 이름을 알리면서 상품 생산자들 사이에서 원가와 가격을 낮추기 위한 경쟁도 활발하다는 대목은 자본주의 시장의 유통 공급망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북한이 내세우는 이들 쇼핑몰은 극소수 특권층 평양 시민들만이 이용할 수 있는 유통망이란 한계가 있다.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도 본격적인 모바일 이용이나 결제 시스템이 작동하기는 어렵다. 

 

상징적 수준의 월급만으로는 이런 쇼핑몰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광복거리상업중심의 경우 살결물(스킨)과 물크림(로션) 등 6개 품목으로 구성된 ‘미래’라는 브랜드의 화장품 세트 가격은 북한 원화로 무려 36만5100원에 달한다. 노동자 월급이 보통 북한 원화로 3000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화장품 세트 구입에 무려 10년 치 월급을 꼬박 모아야 한다. 북한에서 요즘 한창 인기를 얻어가는 커피믹스는 100봉지 한 묶음에 7만2500원 수준이다. 한 달 월급으로 커피믹스 4개를 사면 남는 게 없는 셈이라, 일반 근로자는 도무지 엄두를 낼 수 없다.

 

최근 북한 유통구조가 획기적으로 변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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