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도 이상에선 선풍기도 무용지물···낮 32도, 밤 24도 이하 유지해야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8.08.0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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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의 폭염 지침 ‘집을 시원하게 유지하라’

 

40도를 넘는 폭염이 이어지자 열사병 등으로 숨진 사람이 29명으로 집계됐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5월20일부터 7월31일까지 2355명의 온열 환자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29명이 사망했다. 현재 온열질환으로 입원 중인 사람은 549명이며 이 가운데 150명은 중환자실에 있다.

 

500년 만에 최악의 불볕더위가 덮친 2003년 유럽에서는 약 3만5000명이 사망했다. 오세르 지방에 7일 연속 40도를 넘긴 프랑스에서는 당시 폭염으로 1만4000여 명이 사망했고,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세비야의 기온은 45도를 넘겼다. 이후 세계보건기구(WHO)는 폭염 시기에 일반인이 취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이 지침은 온열 질환 예방을 위해 무엇보다 실내 기온을 낮추라고 권고한다. 또 온열 질환으로 의식을 잃은 환자는 시원한 곳에 눕히고 다리와 엉덩이를 높게 유지할 것을 당부한다. 주요 지침은 다음과 같다. 

 

서울 낮 최고기온 39.6도를 기록한 8월1일 오후 서울 세종로에서 측정한 온도계가 40도를 가리키고 있다. (시사저널 고성준 기자)

 

■ 집을 시원하게 유지할 것 

 

- 생활공간을 시원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전 8시와 10시, 오후 1시, 저녁 10시에 각각 방 온도를 확인하고 낮에는 32도 이하, 밤에는 24도 이하로 유지한다. 이 온도는 유아와 60세 이상 노인, 만성질환 환자에게 매우 중요하다. 

- 밤공기를 이용해 집을 시원하게 한다. 비교적 기온이 낮아지는 밤과 이른 아침에 모든 창문을 연다. 

- 집이 받는 열기를 줄인다. 낮에 햇볕을 받는 창문은 닫는다. 가능하면 조명과 전자제품을 끈다. 

- 창문에 커튼 등을 쳐서 아침과 낮 시간대의 태양 빛을 가린다. 

- 실내 온도를 낮추기 위해 젖은 수건을 걸어놓는다. 

- 실내 온도를 낮추는 데에 선풍기는 도움이 되지만, 기온이 35도 이상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을 마시는 게 중요하다. 

 

 

■ 열기를 피할 것 

 

- 특히 밤에, 집에서 가장 시원한 곳으로 생활한다. 집을 시원하게 유지할 수 없다면, 낮에 은행 등 다른 시원한 장소에서 2~3시간 머문다. 

- 가장 더운 시간에 외출하지 않는다. 

- 가능하면 격렬한 신체적 활동을 피한다. 신체적 활동이 불가피하다면, 하루 중 가장 기온이 낮은 시간을 선택하다. 일반적으로 오전 4~7시 사이가 적당하다.  

- 그늘에서 생활한다. 

- 아이나 동물을 주차한 자동차에 방치하지 않는다. 

 

 

■ 몸을 시원하게 유지하고 수분을 보충할 것 

 

- 시원한 샤워나 목욕을 한다. 또는 냉찜질, 물수건 닦기, 족욕을 한다.  

- 천연소재로 만든 가볍고 헐렁한 옷을 입는다. 외출할 때는 챙이 넓은 모자와 선글라스를 착용한다. 

- 잠자리에서는 가벼운 린넨(마 섬유) 소재의 침구를 사용한다. 쿠션은 열기를 담아두는 역할을 하므로 잘 때 사용하지 않는다.  

- 수시로 물을 마신다. 그러나 술이나 과다한 카페인과 당분은 피한다.  

- 음식을 적게 자주 먹는다. 과식은 피한다. 

 

 

■ 다른 사람을 도울 것  

 

-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은 가족·친구·이웃이 없는지 살핀다. 노약자는 폭염에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 열사병에 대해 가족과 이야기하고 어떻게 생활할지를 숙지한다. 

- 위험에 처한 사람을 돕는다. 혼자 사는 노인이나 환자를 매일 찾아 건강상태를 살핀다. 

- 약을 먹는 사람은 체온조절과 탈수에 나쁜 영향을 받지 않는지를 의사에게 물어본다. 

- 응급상황을 어떻게 대처할지 숙지한다. 

 

 

■ 건강문제가 있다면···

 

- 약은 25도 이하 또는 냉장고에 보관한다. 포장에 적힌 보관방법을 확인한다.

- 특정 증세가 나타나거나 여러 개의 약을 복용한다면 의사의 도움을 받는다. 

 

 

■ 불편감을 느낀다면…

 

- 어지럼·쇠약·불안을 느끼거나 극심한 갈증과 두통이 있다면 도움을 요청한다. 시원한 곳으로 이동하고 체온을 측정한다. 

- 수분보충을 위해 물이나 과일주스를 마신다. 

- 근육 경련(다리·팔·복부)이 일어나면 시원한 곳에서 휴식한다. 이온 음료를 섭취한다. 

- 열경련이 한 시간 이상 지속하면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다. 평소에 느끼지 못한 증상이 생기거나 특정 증상이 지속하면 의사와 상담한다. (열경련은 다리와 복부 등의 근육에 경련이 30초 또는 2~3분 지속하는 증상이다.)

 

 

■ 응급조치 행동

 

- 체온이 너무 높거나 정신착란․경련․의식불명 증세를 보이는 가족이나 지인이 있다면 즉시 응급구조대에 연락한다. 

- 기다리는 동안 환자를 시원하고 옮긴다. 평평한 곳에 눕히고 다리와 엉덩이를 높게 하고 옷을 벗겨 체온을 낮추도록 한다. 예컨대 목․겨드랑이․사타구니에 냉찜질한다. 부채질하고 스프레이로 환자의 피부에 물(25~30도)을 뿌린다.  

- 체온을 잰다. 

- 의식이 불분명하면 임의로 아스피린이나 해열진통제를 환자에게 먹이지 않는다. 

 

 

질병관리본부가 제시한 ‘폭염대비 건강수칙 3가지’ 

 

질병관리본부는 ‘폭염대비 건강수칙 3가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물을 자주 마시기다.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수시로 자주 물이나 스포츠음료를 마셔 체내 수분이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 

 

두 번째는 시원하게 지내기다. 헐렁하고 가벼운 옷을 입어 통풍이 잘되도록 하고, 외출 시 양산이나 모자로 햇볕을 차단한다. 몸이 더운 상태라면 시원한 물로 샤워해서 체온을 내린다. 

 

세 번째는 더운 시간대에 휴식하기다. 온열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간인 오후 12~5시에 되도록 외부 활동을 줄이고 휴식을 취한다. 이 시간에 주로 논밭이나 작업 현장 등 실외에서 온열 환자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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