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도 꺾지 못한 ‘민족의 해학’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8.08.0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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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람이 필요 없는 더위” “서울에 코코넛 자랄 듯”…폭염에 맞서는 ‘기상천외’ 댓글들

 

“서하라가 대프리카를 눌렀다.”

 

역대 최악의 폭염에 각종 신조어가 쏟아지고 있다. 대구와 아프리카의 합성어인 ‘대프리카’는 이젠 대중적인 단어가 됐다. 이번에 새로 등장한 ‘서하라’는 서울과 사하라(아프리카 대륙 북부의 사막)의 합성어다. 최근 서울 기온이 대구를 뛰어넘으면서 생겨났다. 

 

네티즌들은 서울의 무더위를 주제로 다양한 변주곡을 만들어냈다. 서프리카(서울+아프리카), 서집트(서울+이집트), 서남아(서울+동남아시아), 서대구(서울+대구) 등이다. 심지어 “이러다 몇 년 내로 서울에 코코넛 자랄 듯”이란 의견도 있었다.  

 

7월26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있는 해양 테마파크 시 라이프(SEA LIFE) 부산아쿠아리움에서 마련된 여름 캠페인 '氷GO(빙고)' 행사에 참가한 관람객들이 무더위를 이겨내자는 의미로 망치로 얼음을 깨고 있다. ⓒ 연합뉴스

 


‘대프리카’ 뒤를 이을 ‘서하라’

 

8월 첫날 서울의 최고기온은 39.6도를 찍었다. 이날 기상청은 “서울은 종전 기록인 1994년 7월24일 38.4도를 뛰어넘으면서 1907년 10월1일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값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11년 만이다. 이를 두고 한 네티즌은 “관측 이전 시대엔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건물이 없었으니까 사실상 한반도 역사상 최고 기온이라고 봐도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제는 서머타임 도입할 때 됐다”는 견해도 있다. 서머타임은 여름철에 시곗바늘을 표준시보다 1시간 앞당겨 놓는 제도다. 일을 일찍 시작하고 빨리 끝내 에너지를 아끼자는 취지다. 미국과 유럽에선 서머타임을 시행하고 있다. 일본은 서머타임이 없다. 하지만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2020년 올림픽이 열리는 동안 서머타임을 도입하자”고 제안한 상태다. 국내에선 1987~1988년 서울올림픽 전후로 시행한 적 있지만 곧 폐지됐다.

 

이 외에도 기상 관련 기사엔 무더위를 호소하는 댓글이 달렸다. “덥다기보다 뜨겁다” “방에 있다 화장실 가니 한증막” “너무 더워서 찬물로 샤워하는데 따뜻한 물 나온다” “땀에 쩔(절)어 자동으로 일어나니 알람이 필요 없다” 등이다. 



“사계절이 ‘존나 여름’ ‘존나 겨울’로 바뀔 것”

 

여름 더위가 맹렬할 만큼 올 겨울엔 강추위가 닥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한 네티즌은 강조할 때 인용하는 비속어 ‘존나’를 써서 “앞으로 우리나라 사계절이 ‘여름 - 존나 여름 - 겨울 - 존나 겨울’로 바뀔 것”이라고 적었다. “이 무더위를 모아서 겨울에 난방용으로 쓰고 싶다”는 소망을 밝힌 네티즌도 있다.  

 

이번에 전국에서 최고기온을 기록한 곳은 강원 홍천이다. 이곳의 8월1일 기온은 41도. 종전 최고기록인 1942년 8월1일 대구의 40도를 뛰어넘었다. 그렇다면 지구에서 가장 뜨거운 곳은 어디일까. 

 


지구상에서 가장 ‘핫’한 곳은 美 데스밸리 

 

세계기상기구(WMO)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막 지역 데스밸리(Death valley)가 지구 관측사상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이곳의 1913년 7월10일 기온은 56.7도로 조사됐다. 단 이는 공식기록상 그렇다는 것이다. 리비아의 엘 아지지아(El Azizia) 지역은 1922년 9월13일 57.8도로 나타났다. 데스밸리보다 1.1도 더 높다. 그러나 변수가 많다는 이유로 WMO는 이 기록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한편 이란 루트(Lut) 사막은 지구에서 지표면 온도가 가장 높은 곳으로 조사됐다. 2005년에 잰 그 수치는 70.7도. 여기를 걷는다는 건 계란이 익을 정도로 달궈진 프라이팬 위를 걷는 것과 같다. 대기 온도도 비슷한 수준이면 이곳에서 정착생활을 하는 건 불가능하다. 프랑스의 한 연구에 의하면 사람이 살 수 있는 최고 기온은 65도라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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