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직 인수위’ 지금도 뒷방서 수렴청정?
  • 경기 수원 = 윤현민 기자 (hmyun911@sisajournal.com)
  • 승인 2018.08.1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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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브리핑 좌지우지 해…내부갈등·혼탁행정 우려 목소리

 

지난 7월 출범한 경기도 이재명호(號)의 내홍이 갈수록 깊어진다. 조직 안팎의 각종 의혹과 불협화음이 난무하며 자중지란 양상이다. 개인 신상공세에 이어 이번엔 경기도지사직 인수기구가 말썽이다. 인수위 활동 종료 후에도 도정 깊숙이 관여해 갈등만 키운다는 지적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세력 과시를 통한 수렴청정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6월 18일 오전 차세대융합기술원 16층에서 열린 민선7기 도지사직 인수위원회 새로운 경기위원회 현판식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조정식 상임위원장, 이한주 공동위원장을 비롯한 참석한 관계자들과 현판 제막식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전 인수위, 기자회견 일정 ‘쥐락펴락’

 

민선7기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였던 ‘새로운 경기위원회’ 특별위원회는 8월10일 오전 11시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경기도 불법행정 특별조사 촉구’를 내용으로 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 50여분 전 돌연 일정을 취소했다. 이후 10시49분 감사관실로부터 기자회견 요청이 접수됐다.

당장 10분 후 평택 현덕지구 감사 관련 브리핑을 하겠다는 주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해당지구 특별감사 착수 보고 기자회견이 이어졌다.

 

이날 원송희 도 감사총괄담당관은 “중국성개발이 사업시행자로 지정된 지 1년만에 평택 현덕지구가 산업단지개발에서 유통·관광·휴양·주거 복합개발로 변경됐고, 자기자금 출자 500억, 90일 이내 보상실시 등의 조건으로 실시계획이 승인됐지만, 아직도 인가조건이 이행되지 않았다”며 “이 개발사업은 7500억원 투자에 4300억원 추정이익이 발생하는 황금알을 낳는 사업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지사의 긴급지시로 특별감사에 들어갔으며, 사업시행자의 승인 취소를 위한 청문 절차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6월 28일 오전 차세대융합기술원 16층에서 열린 민선7기 도지사직 인수위원회인 새로운 경기위원회 4차 회의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경기도

 

 

인수위 활동 끝나도 도정에 ‘입김’

 

이번 갑작스런 기자회견 취소 소동의 당사자는 전 인수위다. 느닷없는 특별감사 브리핑도 이들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새로운 경기위원회’ 관계자는 “당초 경기관광공사 직원의 불법 수의계약 등 불법행정 9건에 대해 검경 특별수사를 촉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지만, 더 다급한 사안이 생겨 기자회견을 취소했다”며 “곧 감사담당관실로부터 평택 현덕지구 특혜비리 의혹에 대한 특별감사 착수 보고 기자회견이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조직 해산 후에도 여전히 도정에 입김을 불어넣는 모습이다. 이들은 6월18일 기획재정, 안전행정, 노동경제환경, 문화복지, 농정건설, 교육여성 등 6개 분과와 4차산업혁명, 교통대책, 평화통일특구, 평화경제, 평화안보, 새로운경기 등 6개 특위로 출범했다. 이후 이재명 지사가 선거운동 기간 제시한 공약들을 54개 분야 432개 세부실천과제로 정리하고 7월16일자로 활동을 마쳤다.

 

 

정치권, “인수위 개입은 개혁의지에 배치”

 

사정이 이렇자 정치권에선 당장 혼탁행정을 우려한다. 이들의 도정 개입이 이 지사의 개혁의지에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막후세력의 욕심을 버리고 초야로 돌아갈 것도 함께 주문했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인수위는 이 지사의 공약을 기초로 세부 실천과제를 정리해 제시한 것으로 그 기능과 역할을 이미 다 한 것”이라며 “엄연히 도정 운영의 중심은 이재명 지사에게 있는만큼 불필요한 외부 인사나 조직은 더 이상 도정에 끼어들 생각 말고 제자리를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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