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이 병역특례 받을 자격 있는 이유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8.09.0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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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특례 제도 기준은 '국위선양'과 '국가이익'…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BTS

  

국제대회 금메달과 빌보드 1위. 누가 더 '신의 아들'에 가까울까.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축구·야구선수 손흥민의 병역 면제를 계기로 병역특례 제도에 대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병역특례 기준이 국위선양이라면, 방탄소년단도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주장이다. 

 

방탄소년단은 현행법상 병역특례를 받을 수 없다. 병역법은 ‘문화창달과 국위선양을 위한 예술·체육 분야의 업무에 복무하는 사람’에게 입대 의무를 덜어주고 있다. 구체적으로 △올림픽경기 1~3위 입상자 △아시아경기 1위 입상자 △국제예술경연대회 1~2위 입상자 △국내예술경연대회 1위 입상자 △국가무형문화재 5년 이상 교육받은 자 등이다. 

 

이에 따라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1위를 차지한 한국 축구팀의 손흥민은 병역이 면제됐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거의 동시에 1위에 오른 또 하나의 주인공이 있다. 바로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이다.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빌보드 차트에서 방탄소년단은 1위에 올랐다. 하지만 병무청은 빌보드를 ‘국제예술경연대회’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 대회는 윤이상 콩쿠르(한국), 몬트리올 음악콩쿠르(캐나다), 뉴욕 발레콩쿠르(미국) 등 41개로 한정돼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이 5월24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중가수 인정 않는 '병역법'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7월25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병역특례를 주는 국제대회 리스트를 살펴보니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면서 “고전음악 콩쿠르에서 1등 하면 병역특례를 주는데 대중음악으로 빌보드 1등을 하면 병역특례를 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중가수가) 전 세계인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엄청나게 크다”고 강조했다. 

 

방탄소년단은 2개의 앨범을 빌보드 1위에 올린 유일한 국내 가수다. ‘강남스타일’을 부른 싸이의 빌보드 최고기록은 2위다. 미국 인터넷매체 복스는 8월24일 “방탄소년단은 (해외에서 보는) 한국 보이밴드에 대한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놓았다”고 평가했다. 병역특례의 시행취지인 ‘국위선양’ 관점에서 봤을 때, 방탄소년단의 영향력이 결코 모자란다고 하기 힘든 이유다. 

 

한편 병역특례의 법적 근거인 병역법은 1973년 제정된 ‘병역의무의 특례규제에 관한 법률’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법은 “국가이익을 위해” 예체능 특기자에게 특혜를 주도록 했다. 이 국가이익을 경제적 측면으로 접근하면 어떨까. 

 


병역특례 원래 취지는 '국가이익'…"BTS 가치 1조원 이상"

 

지난해 말 국내 언론은 “방탄소년단의 경제적 가치가 1조원이 넘을 것”이라고 반복해 전했다. 그때만 해도 뚜렷한 근거가 없는 추측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넷마블은 올 4월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지분 25.71%를 2041억원에 사들였다. 이로 미뤄보아 당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시장가치는 8000억 원대였다고 볼 수 있다. 

 

이후 5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정상을 차지했다. 현재 가치가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는 배경이다. 물론 그 가치성장에 따른 혜택의 대부분은 사기업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돌아간다. 단 정부도 세수 증대로 인한 경제적 이익을 볼 수 있다. 빅히트가 상장하면 주식시장도 덩달아 상승세를 누릴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이번 기회에 병역특례 제도를 손보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9월4일 국무회의에서 “아시안게임에서 최고 성적을 낸 남자선수들에겐 오래된 정책에 따라 병역이 면제되는데, 이에 대해 많은 논란이 따르고 있다”면서 “병무청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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