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설’로 냉랭했던 민주-이재명, ‘토지공개념’으로 훈풍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8.09.12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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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사와 이해찬 대표 일제히 언급하자 여권서 ‘기본소득’ 논의로 확대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부동산 해법으로 언급한 ‘토지공개념’이 여당 내에서 기본소득 논의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9월11일 경기도청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한 이해찬 대표는 “토지공개념 실체를 만들지 않아 토지가 제한 공급됐고, 그래서 집값이 폭등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기본적으로 토지공개념은 땅이 공적 재화라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때문에 국가가 개인의 토지 소유권을 인정하더라도 필요하면 그 권리를 제한할 수 있다. 이는 헌법 122조에 명시된 내용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왼쪽)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1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치솟는 집값에 다시 떠오른 ‘토지공개념’

 

토지공개념은 1980년대 후반 불어닥친 부동산 투기 열풍에 따라 땅값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화두로 등장했다. 당시 노태우 정부는 토지초과이득세법 등 이른바 ‘토지공개념 3법’을 도입해 땅주인에게 높은 세금을 매겼다. 여기엔 지주 스스로 토지를 내놓도록 유도해 공급량을 늘리겠다는 의도도 섞여 있었다. 

 

이해찬 대표가 토지공개념을 공급 제한과 연결지은 건 이러한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다. 추미애 전 대표도 지난해 10월 “토지세를 높여 땅을 팔도록 유도하고, 이를 국가가 사들이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단 의도야 어떻든 토지공개념이 실현되면 세수 증대는 필연적으로 따라온다. 이와 관련해 늘어난 세금을 기본소득의 밑거름으로 쓰자는 얘기가 나온다. 기본소득은 모든 국민에게 조건 없이 나눠주는 소득이다.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논의되는 ‘기본소득’ 

 

9월11일 이해찬 대표와 자리를 함께한 이재명 경기지사는 “모든 토지에 공개념을 도입해 보유세를 부과하고 이를 국민에게 100% 돌려주는 기본소득으로 사용하면 된다”고 했다. 그동안 민주당 내에선 이 지사의 조폭 유착설이 불거진 뒤로 그와 거리를 두는 분위기가 감돌았다. 하지만 토지공개념에 이어 기본소득 논의까지 나오자 다시 화합하는 모양새다.  

 

실제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국토보유세를 통한 기본소득 정책을 충분히 검토하겠다”며 이 지사의 제안에 화답했다. 같은 당 박광온 최고위원도 “경기도가 소득주도 성장의 성공모델을 보여줬으면 하는 희망이 있다”며 “보유세 도입도 같은 정책”이라고 힘을 실어줬다. 민주당 내에선 기본소득을 당론으로 채택하자는 얘기도 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기본소득에 관심을 보였다. 대선 캠프 때 설치된 기본소득위원회가 이를 증명한다. 또 기본소득은 ‘J노믹스(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의 상징과도 같은 소득주도 성장론과 궤를 같이 한다.  



“보유세 걷어 모두 나눠주면 싫어하지 않을 것”

 

다만 기본소득에 대한 반대 입장도 만만치 않다. 그 중 하나는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지 않고 물고기만 주면 게을러질 것이란 논리다. 무엇보다 재원 확보는 최대 걸림돌이다. 경기연구원이 8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도민이 생각하는 적정 기본소득 지급액은 월 평균 35만원이었다. 이를 전 국민 5160만명에게 나눠준다고 가정하면 산술적으로 매달 18조원 넘게 필요하다. 국토보유세로 이를 충당할 수 있다 해도 재산권 침해란 비판이 예상된다. 위헌 논란도 있다.  

 

반면 강남훈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이사장(한신대 교수)은 9월12일 시사저널에 “국토보유세를 정부가 걷어서 국민들에게 나눠주면 싫어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토지공개념은 기본소득으로 연결되는 지점이 많다”면서 “다만 정부가 당장 (기본소득을 실시할) 용기를 못내는 점은 아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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