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은 가족과 함께’ 옛말...호텔·항공업계 ‘金특수’ 누린다
  • 박성의 기자 (sos@sisjournal.com)
  • 승인 2018.09.24 14:49
  • 호수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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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 9일 연휴 맞아 해외여행객 100만 돌파 예상…'호캉스족' 잡기 위한 프로모션도 봇물

직장인 전민기씨(32)는 추석 연휴를 앞둔 9월15일 태국 방콕으로 여행을 떠났다. 친척들께 드리는 명절인사는 문자와 전화로 대신했다. ‘명절에 놀러가는 것은 못 배운 행동’이라는 부모님의 타박이 있었지만, 전씨는 개의치 않았다. 그만큼 휴식이 절실했다.  

 

전씨는 “올해만큼은 추석 때마다 반복되는 ‘결혼 안 하냐’는 잔소리를 피해가고 싶었다. 그래서 친구와 일찌감치 해외여행을 계획해 놓고 있었던 것”이라며 “핑계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친척들이 다 서울에 살기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볼 수 있다. 명절을 집에서만 보내는 게 오히려 시간낭비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9월21일 인천공항을 가득 메운 여행객 ⓒ연합뉴스

 

 

추석에 비행기 타는 '100만 인구' 


‘추석은 가족과 함께’는 이제 옛말이 됐다. 최장 9일에 이르는 추석 ‘황금연휴’를 활용해 해외여행을 떠나거나 ‘호캉스’(호텔+바캉스)를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나서다. 이에 유통·항공업계를 중심으로 소비자 지갑을 열기 위한 다양한 추석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있다.

 

가장 큰 대목을 누리는 건 항공업계다. 이번 추석 연휴 기간 1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해외 여행을 떠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항공사들은 비상근무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올해 들어 메르스와 일본 지진 등의 악재로 시름하던 항공업계엔 큰 호재가 된 셈이다.

 

9월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추석 연휴 기간 대한항공 종합통제센터를 중심으로 운항, 객실, 정비 등 항공기 운항과 관련한 부서가 비상 대책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추석 특송기간 특별교통 대책반을 마련했다. 공항서비스와 정비, 운항, 캐빈, 안전 등 각 부분에서 업무 특성에 맞게 점검사항을 만들고 조직도, 비상연락망 업데이트 및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필요 교육을 실시했다.

 

제주항공은 운항통제센터에 상황실을 설치했다. 이를 통해 안전, 정비 등 각 부분에서 비상근무 체계를 구축했다. 진에어는 추석 연휴 특별교통 대책반을 가동한다. 국내 지점 등 각 부서별로 추석 연휴 기간 내 유의사항 등을 전파했고, 각 기관별로 원할한 항공 서비스를 위한 협조 체제를 마련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최근 명절마다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들이 늘고 있어, 올 추석에도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며 “여행객들의 애로사항이나 각종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직원들도 긴장한 채 근무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호텔업계 '호캉스족' 예약문의 쇄도


추석을 시골이 아닌 도심에서 즐기는 이들도 많아졌다. 교통체증을 피해 부모님을 추석 전 주말에 미리 찾아뵙고, 추석에는 한적한 도심에서 휴식을 즐기는 식이다. 국내 호텔업계도 호캉스를 즐기는 소비자를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 경쟁에 돌입했다.

 

서울 신라호텔은 '홀리데이 와이너리 패키지'를 선뵌다. 신라호텔 대표 패키지로 명절엔 조기 마감될 정도로 인기다. 영빈관 야외에서 4인조 재즈 콰르텟 밴드가 펼치는 감미로운 숲 속 재즈 콘서트와 와인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특히 올해는 꽃꽂이, 캘리그라피 플라워 카드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더했다. 홀리데이 와이너리는 오는 9월25일까지 매일 2부제(1부 오후 5시~7시, 2부 저녁 8시~10시)로 운영한다.

 

롯데호텔은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Heavenly Holiday 패키지'를 출시했다. 다음달 9일까지 이용할 수 있어 연휴 이후 쌓인 피로를 풀 수 있다. 이외 시그니엘서울은 프리미어 룸 1박과 롯데시네마 샤롯데관 영화관람권 2매, 인룸다이닝 조식 2인이 포함된 패키지를 50만원부터 만나볼 수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추석 한 달 전부터 프로모션이나 파티룸 예약 등을 문의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매년 관련 프로모션을 확대하고 있는데도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지경”이라며 “명절을 일종의 ‘힐링데이’로 인식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추석이나 설날이 호텔업계엔 큰 대목이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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