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특집③] “한자는 우리 민족 동이족이 창제했다”
  • 조해수 기자 (chs900@sisajournal.com)
  • 승인 2018.10.08 10:22
  • 호수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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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는 앞으로 고한글 또는 동방문자(東方文字)라고 불러야”

“(중국 고대국가인) 하(夏)·은(殷) 시대를 소급해 볼 때, 중국인과 한국인이 국경도 불분명한 상태에서 마치 장벽을 쌓아 갈라놓은 것처럼 전혀 다른 문자를 사용했다는 것은 일반상식으로 생각해도 불가능한 것이다. 한자 창제에는 우리 민족의 뿌리인 동이족(東夷族)이 깊숙이 관여했다.”


한자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학자들은 한자가 중국만의 글자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한자의 원형이 된 갑골문자를 우리 민족인 동이족이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고(故) 진태하 전국한자교육총연합회 이사장이 가장 대표적인 학자다. 진 이사장의 ‘동이족 한자 창제설’은 중국에도 소개돼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동이족 한자 창제설’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한자’라는 명칭을 ‘고한글’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자의 연원은 동이족 문화권”


한자는 중국의 한족이 만들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대략 서기전 3세기경부터 한자를 차용해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진 이사장을 비롯한 동이족 한자 창제설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중국 역사학자들의 주장을 근거로 이를 부정하고 있다.


중국의 사학자 왕옥철(王玉哲)은 “한자의 연원은 ‘대문구문화시대(大汶口文化時代)’로 소급된다”고 주장했고, 또 다른 사학자 장문(張文)은 “대문구문화는 동이족 문화며, 이후 용산문화(龍山文化)로 발전해 마침내 갑골문자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진 이사장 역시 “중국 섬서성 서안의 반파유적지에서 발굴된 도기 위에 새겨진 유의부호를 연구한 결과, 한자의 연원은 대문구문화보다 약 200년 앞서는 대략 6000년 전 앙소문화에서 시작된다”고 발표했다. 즉, 한자는 동이족의 문화인 앙소문화, 대문구문화, 용산문화 등을 거쳐 약 3400년 전의 은대 갑골문으로 발전한 문자라는 것이다. 또한 은대의 갑골문은 고대 여러 부족 중 황하 이북의 북방민족인 동이족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주장이다.


동이족은 고대 중국에서 우리나라 민족을 지칭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진 이사장은 “국어사전에 동이(東夷)에 대해 ‘옛날에 중국 사람이 자기들 동쪽에 있는 한국, 일본, 만주 등의 나라나 종족을 멸시하여 일컫던 말’이라고 풀이해 놓았고, 모든 자전(字典)에 ‘이(夷)’에 대해 ‘오랑캐 이’라고 대표 훈음을 달아 놓았다”며 “그러나 중국 후한시대의 문자해설서 《설문해자(說文解字)》를 보면, 동이족을 ‘큰(大) 활(弓)을 가진 사람’ ‘활을 잘 쏘는 민족’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동이족이 곧 우리의 조상인 줄도 모르고 ‘夷’를 ‘오랑캐 이’라고 칭함은 제 조상을 스스로 욕하는 결과가 되었으니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夷’는 앞으로 ‘큰활 이’라고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고대에 있어서 동이 지역은 한반도를 지칭한 것이 아니라, 지금의 산동을 중심으로 한 일대였음을 먼저 올바로 인식해야 우리 민족의 상고사를 바로 알 수 있다”면서 “우리 한민족의 발상지가 중국 흑룡강·송화강·요하를 중심으로 한 만주벌, 요동벌이며, 한반도로 진입하기 이전에 이미 황하 유역으로 진출해 한자를 비롯한 황하문명의 주역으로 활약했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자에 동이족 문화 반영돼”


한자에 동이족의 고유문화가 반영돼 있다는 것 역시 동이족 한자 창제설의 근거가 되고 있다. 한 예로 ‘집 가’(家)를 살펴보면, 지붕() 아래 돼지(豕)가 사는 것을 집이라고 했다. 집 안에 돼지가 있다면 그 뜻은 ‘돼지우리’가 돼야 하는데 사람이 사는 집의 뜻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에 중국 학계에서는 그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못하고 있다. 동이족 한자 창제설에서는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옛날 파충류가 번성하던 시대에 뱀을 방어하는 일이 큰 고민이었다. 이때 우리의 조상 동이족은 뱀의 천적이 돼지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돼지가 둔해 보이지만 뱀만 보면 한입에 잡아먹을 뿐만 아니라, 아무리 독사라도 돼지를 만나면 도망도 못 가고 잡혀 먹힌다. 우리 조상들은 여기에 착안해 집 밑에 반드시 돼지를 길렀다. 돼지의 똥냄새만 맡아도 뱀이 절대로 접근하지 않기 때문에 편안히 잘 수 있었던 것이다. 이에 따라 집 안에 사람은 없어도 되지만, 돼지는 반드시 있어야 하기 때문에 ‘집’이란 글자를 만들 때 집 안에 돼지를 그리게 된 것이다. 제주도에서 근래까지도 화장실 밑에 돼지를 기른 것은 고대에 집 밑에다 돼지를 길렀던 풍속이 이어져 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할 연(然)’ 역시 마찬가지다. 然은 고기(肉), 개(犬), 불(火)로 구성된 글자다. 즉, ‘개고기를 불에 그슬려 먹어야 맛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뜻으로 쓰인 것이다. 개고기를 그슬려서 먹는 민족은 동이족밖에 없었으므로, 이 역시 동이족 한자 창제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자(漢字)는 한(漢)족의 글자라는 뜻이다. 동이족 한자 창제설을 주장해 온 학자들은 한자의 명칭부터 고쳐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진 이사장은 “한자라는 명칭은 한대(漢代)에 한족에 의해 만들어진 문자라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그러나 한자는 한대는 고사하고 진(秦)과 주(周)대를 소급해, 한(漢)의 건국으로부터 약 1400년 이전 은(殷)대에 이미 문자가 매우 발달히 쓰였음을 알 수 있다”면서 “앞으로 한자라는 명칭은 대내적으로 고한글(古韓契), 대외적으로는 동방문자(東方文字)라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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