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절규 “나는 죽어갔다. 너의 야동이 되기까지…”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8.10.1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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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뉴스] 여성 옥죄는 디지털성범죄…숫자로 보는 디지털성범죄 현황

 

정부와 사법당국이 디지털성범죄에 칼을 빼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도 여전히 성인사이트나 SNS, 웹하드에는 피해 영상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은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디지털성범죄, 어느 정도로 심각한 걸까요. 숫자로 풀어봅니다.



1. 6년 전 대비 4.2배 증가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촬영을 하다가 경찰에 붙잡힌 이들은 6465명입니다. 하루 평균 18명씩 검거된 셈입니다. 2011년 검거 인원 1500여명이던 숫자는 6년 새 4.2배 증가했습니다. 특히 2017년 발생한 전체 성풍속범죄 1만3800여 건 중에서 불법촬영이 차지한 비율은 46.8%에 달했습니다. 왜 증가한 걸까요. 여러 이유 중 하나로, 학계에선 스마트폰 등 카메라 기기 보급이 활발해지면서 관련 범죄도 덩달아 늘어났다고 보고 있습니다.

 

2. 가해자 95% 남성, 피해자 88% 여성

 

같은 통계는 검거인원 대다수가 남성이었다고 꼽습니다. 2011년부터 7년간 불법촬영으로 경찰에 검거된 인원은 총 2만2800여명인데, 그 중 남성이 2만2000여 명이었습니다. 전체 95%에 달합니다. 

 

반면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이었습니다.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 발표에 따르면, 4월30일부터 8월7일까지 100일간 지원센터를 찾아 피해사실을 신고한 이들은 총 1040명. 그중 여성은 916명으로 88.1%를 차지했습니다.

 

3. ‘아는 사람’ 72% “촬영 몰랐다” 58%

 

이들이 피해를 신고한 사례는 총 2358건이었습니다. 피해자 대부분이 불법촬영, 유포, 협박, 사이버 괴롭힘 등 여러 유형의 피해를 중복으로 겪었기 때문에 신고인원보다 피해 건수가 더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피해를 호소한 사례는 유포피해(42.3%)와 불법촬영(33.7%)이었습니다.

 

불법으로 촬영을 한 사람은 피해자와 ‘아는 사이’였습니다. 피해자의 74%가 전 배우자나 전 연인 등 친밀한 관계이거나 학교나 회사에서 아는 사이였던 이들로부터 몰래 찍혔습니다. 모르는 사이에서 발행한 건수는 25.7%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찍히는 걸 몰랐던 경우는 57.9%. 나머지 40%는 촬영한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유포에는 동의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가수 겸 연기자 구하라와 전 남자친구 최종범의 사이가 이런 사례입니다.

 

4. 검거는 ‘활발’ 처벌은 ‘솜방망이’

 

처벌은 어떨까요. 정부가 ‘몰래카메라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사법당국이 칼을 빼든 이후 검거된 이들은 많습니다. 지난 8월13일 설치된 경찰청 사이버성폭력 특별수사단에 따르면, 한 달 반 동안 불법 촬영 및 불법촬영물 유포 혐의로 1012명이 검거됐습니다. 그중 73명이 구속됐습니다.

 

그러나 검거돼도 처벌 수위는 장담하지 못합니다. 현행 법에 따르면, 피해자 의사에 반해 촬영하거나 촬영된 영상을 유포하면 5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집니다. 합의 하에 촬영했어도 피해자가 유포에는 동의하지 않았다면 징역 3년이나 5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습니다.

 

법정 최고형을 받은 사례는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벌금이나 집행유예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1심 판결 현황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7년까지 관련 혐의로 재판을 받은 7400여 명 중 징역이나 금고형을 받은 피고인은 8.7%(647명) 뿐입니다. 벌금형이 55%, 집행유예 27.8%가 가장 많았습니다.

 

법을 개정하려는 시도들은 많지만 국회에 꽁꽁 묶여있습니다. 가령 지난 4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피해가 중대한 불법촬영물 유포 등에 대해선 징역형으로만 처벌할 수 있도록 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법률사법위원회(법사위)에 계류 중입니다. ​ 

 

그래픽 / 양선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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