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산하기관은 퇴직공무원들 자리보전용인가
  • 광주 = 정성환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18.10.1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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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점기 광주시의원 “8개 시 산하기관, 4급 이상 퇴직자 고위직 채용”

광주시 산하기관은 퇴직 공직자들에게 자리 제공하는 ‘봉’인가. 

 

광주시 4급 이상 고위 공무원 상당수가 퇴임 후 산하기관 고위직에 임명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른바 ‘관피아’(관료+마피아) 현상이 중앙부처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이들 퇴직공무원들 중 상당수는 재직 당시 업무와 연관성이 떨어진 분야에 진출한 것으로 나타나 전문성 부족 우려와 함께 노후보장용 취업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받고 있다.

 

광주광역시청 전경 ⓒ광주시 제공

 

 

“관피아 광범위하게 퍼져, 내부 직원 승진 기회 박탈 등 상실감 커”  

 

광주시의회 김점기(남구2) 의원은 16일 시정 질문에서 “퇴직한 고위 공직자 임명은 산하기관 직원의 고위직 승진기회를 박탈하고 상대적인 상실감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광주시 4급 이상 퇴직자 취업 현황을 보면 현재 시 산하 공사·공단이나 출자·출연기관에 기관장이나 핵심 임원으로 취업한 광주시 4급 이상 퇴직자는 8명에 이른다. 

 

광주과학기술진흥원은 광주문화예술회관 관장 출신 공무원이 본부장으로 일하고 있고, 광주디자인센터 현 사업본부장은 광주시 건축주택과장 출신이다. 전 도시재생국장은 광주환경공단 이사장, 전 문화관광정책실장은 광주평생교육진흥원 사무처장, 전 종합건설본부장은 남도장학회 사무처장 직을 맡고 있다. 전 복지건강국장은 교통문화연수원장, 전 의회사무처 의사담당관은 광주도시철도공사 경영본부장, 전 도시철도건설본부장은 광주도시공사 사업본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소위 ‘관피아’ 방지법으로 불리는 ‘공직자윤리법’ 제17조(퇴직공직자의 취업제한) 제1항은 퇴직일로부터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하였던 부서 또는 기관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기관에 취업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당 조항에 따라 박병규 전 경제부시장은 공직 전 취업했던 기업에 복직이 불허된 바도 있다. 하지만 현행 규정상 4급 이상 퇴직공무원이 광주시 산하기관에 취업하는 것이 해당 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법 위반 여부와 시민의 정서상 납득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별개다”며 “광주시로부터 출연금 또는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는 산하기관에 퇴직 공무원들이 인사적체 해소, 전문성 등을 이유로 ‘재취업’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고위 퇴직공직자, 광주시 산하기관 요직 독차지노후보장용 자리보전 논란 

 

이들 퇴직공무원 가운데 일부는 퇴직 전의 업무와 관련성이 떨어진 분야에 진출해 전문성 부족 우려도 낳고 있다. 실제 전 종합건설본부장은 남도장학회 사무처장, 전 복지건강국장은 교통문화연수원장, 전 의회사무처 의사담당관은 광주도시철도공사 경영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또 이들이 요직을 독차지하면서 승진 길이 막힌 내부 직원들의 허탈감도 커지고 있다. 모 출연기관 직원은 “공직사회 관피아 폐해는 정부뿐 아니라 지방에도 상존한다”며 “전문성과 능력이 떨어지는 공무원이 공기업·출자·출연기관에 낙하산 임명되는 관행을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전문성과 리더십을 갖춘 적격자 영입 차원으로 현행법상으로도 과도한 제한은 어렵다”며 “대신 퇴직 공직자를 우대·채용한 관행을 지양하고 외부 전문가와 공정한 경쟁을 통해 공공기관에 취업할 수 있도록 공개모집 절차를 강화하는 등 투명한 인사 채용 시스템을 정착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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