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들 전화하는 것 보니 돈벌이 될 것 같았다”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8.10.1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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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보도로 알려진 유흥탐정의 운영자가 체포된 뒤 밝힌 범행동기… 모방범죄 가능성 남아있어

 

‘유흥탐정’ 운영자가 결국 잡혔다. 유흥탐정은 돈을 받고 남자의 유흥업소 출입기록을 조회해주는 사이트다. 개인정보보호법 등의 위반 소지가 있어 경찰이 8월28일 입건, 추적해왔다. 그러나 모방범죄의 가능성마저 사라진 건 아니다. 유사 사이트가 다시 생겨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0월17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남성 A씨(36)는 8월23일부터 9월3일까지 13일 동안 유흥탐정을 운영했다. 시사저널이 유흥탐정에 대해 최초 보도한 8월28일 이후에도 일주일 가까이 운영을 이어간 셈이다. 

 

A씨는 유흥탐정을 운영하면서 800여명의 의뢰인에게 업소 출입기록을 확인해줬다. A씨는 이들에게 의뢰 한 건당 1만~5만원을 받고 총 3000만원의 돈을 챙겼다. 하루 최고 의뢰건수는 500건에 달했다고 한다. 

 

유흥탐정 사이트 메인화면 캡처. ⓒ 해당 사이트

 

범행 동기에 대해 A씨는 “업소 아가씨들이 접대했던 손님들에게 전화 문의를 많이 하는 걸 보고 돈벌이가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람들의 업소 출입기록을 찾기 위해 ‘골든벨’이란 앱을 이용했다. 이는 업소 주인이 예약자의 전화번호를 관리할 때 쓰는 프로그램이다.  

 

A씨가 찾아준 업소의 종류는 퇴폐 마사지숍, 휴게텔, 오피스텔 등이었다. 모두 성행위 또는 유사성행위가 이뤄지는 곳들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만간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유흥탐정을 뿌리 뽑긴 힘들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이미 텔레그램에선 유흥탐정과 비슷한 서비스가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A씨 또한 경찰에 “또 다른 업소 관계자들이 텔레그램에서 유사행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텔레그램은 보안성이 높아 사용자 추적이 힘든 메신저 중 하나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수사망이 좁혀오자 운영을 중단하고 숨어버렸던 인물”이라며 “이번 수사의 몸통이 아니었다”고 했다. 이어 “불법행위를 하고 있는 다른 유흥탐정을 계속 추적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인터넷 상에선 텔레그램 아이디를 남기면서 “업소 출입기록 조회해준다”고 광고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이는 신뢰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허위 광고일 수 있다고 경찰은 지적했다. 

 

A씨의 조회기록도 믿을 수 없다고 한다. 한 업소 관계자는 10월11일 기자에게 “유흥업소 데이터베이스는 보이스피싱 조직이 모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아주 오래 전 기록일 수도 있고, 실제 업소들이 쓰는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해보니 일치하는 게 거의 없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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