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풀려가는데”…‘사드 사태’ 재발할까 재계 노심초사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18.10.2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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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사드 배치 강행” 입장에…항공·유통·면세업계 ‘유커 급감’ 우려

국내 기업들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사태’ 재발을 우려하고 있다. 국방부가 판문점 선언과 별개로 “군사적 효용성이 있다”며 사드 배치를 강행하겠다고 밝혀서다. 이에 최근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 해제 움직임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장 중국 단체관광객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유통·면세·항공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유커 돌아온다…잠잠해져 가는 ‘사드 사태’

 

9월17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을 통해 중국인 관광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시사저널 최준필

 

그간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국내 항공사와 유통업계 모두 어려움을 겪었다. 2016년 806만명의 중국인이 한국을 방문했지만, 2017년에는 416만명으로 반토막이 났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방한한 중국인 관광객은 217만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분기 기준으로 51.7% 늘어난 수치다.  

 

이에 사드 사태 이후 중국노선을 대폭 감편했던 항공사도 중국노선을 늘리기 시작했다. 10월25일 국토교통부가 인가한 국내·외 항공사들의 2018년 동계기간(2018년 10월28일~2019년 3월30일) 정기편 항공운항 스케줄에 따르면, 10월 중국노선은 전년 동계시즌(주 1051회)보다 8.3% 늘어난 주 1138회다. 사드 제재 이전인 2016년 동계 운항횟수(주 1254회)의 90.7% 수준으로 회복되는 셈이다.

 

명동 거리에서 사라졌던 중국인 단체관광객도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베이징, 상하이, 항저우 등 중국 16개 도시의 한야화장품 임직원 600여명은 지난 10월19일부터 24일까지 한국 단체관광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 단체 방한은 지난해 3월 중국의 한한령 조치 이후 최대 규모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중국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개장을 차일피일 미뤄 왔던 현대백화점면세점은 11월1일 무역센터점으로 첫 번째 매장을 선보인다. 2016년 12월 시내면세점 신규사업자로 선정된 지 22개월 만이다. 황해연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는 “글로벌 쇼핑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서울 삼성동 일대에서 45년 유통업에 대한 전문적인 노하우로 차별화한 면세점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사드 설치’ 강행에 재계 ‘노심초사’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국내 기업들이지만, 최근 분위기가 다시 바뀌었다. 이달 열린 국방부 국정감사 때문이다. 한한령 해제 움직임을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정부가 사드 배치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하면서 국내 기업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10월26일 경북 성주기지에 임시배치된 사드는 일반환경영향평가를 거쳐 정식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사드 배치 진행 상황과 관련한 이완영 자유한국당 의원 질문에 "지금은 임시 배치되어 있고, 일반환경영향평가가 끝나면 정식 배치하는 절차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환경영향평가는 하고 있느냐'는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 질의에 "계획서를 작성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 장관은 거듭된 질문에 "미국 측에서 계획서를 작성하고 있고 거의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사드체계 효용성은 있다고 보느냐'는 질의에 "군사적 효용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판문점 선언 군사분야 합의서로 (사드 배치에) 변화가 있느냐'는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 질문에 "특별히 변화하는 것은 없다"고 답했다. 

 

8월24일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앞에서 중국인들과 외국인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8월24일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앞에서 중국인들과 외국인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방부 발표 이후 국내 유통·면세·항공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인 논평을 내놓지는 않고 있지만, 언제든 보복성 조처가 단행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제2 사드 사태’가 재발할 경우, 대(對)중국 매출은 다시 급감할 수밖에 없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동남아를 비롯해 중국 시장을 대체할 시장을 찾고 있지만, 당장은 중국이라는 ‘빅 마켓’을 쉽게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면세업계의 경우 그 타격이 매우 클 것”이라며 “중국은 정치 이슈에 따라 순식간에 관광객이 줄고 늘기 때문에, (사드 사태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국내 기업의 매출도 요동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북·미 ‘평화무드’와 별개로 사드 문제가 장기간에 걸쳐 국내 재계를 괴롭히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중국으로부터의 체제 보장과 경제 원조를 노리는 북한이 중국을 대신해 사드 철수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박정진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중국은 사드를 북한에 대한 전략무기가 아닌 중국의 안보를 저해하는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노리는 북한이 비핵화와 사드를 연결 지어 미국에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며 “사드와 같은 전략무기의 경우 군사회담 등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철수 결정이 단기간 내에 이뤄지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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