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의회 ‘외유성·예산몰아주기 연수‘ 논란
  • 전남 = 박칠석 기자 (sisa612@sisajournal.com)
  • 승인 2018.11.09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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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등 4개국 대부분 관광일정···외유성 연수 ’빈축‘

전남 광양시의회 일부 의원들이 외유성 연수를 다녀와 빈축을 사고 있다. 해외연수의 일정 대부분을 주요 관광지를 돌며 소화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외 연수를 진행하면서 시의원들 간 ​‘​예산 몰아주기’​ 등 편법 운영 논란도 빚고 있다. 

 

11월8일 광양시의회에 따르면, 시의원 7명은 지난달 10∼19일 9박 10일 일정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잠비아, 보츠와나, 아랍에미리트 등 4개국을 방문했다. 공무원 2명도 수행했다. 이들은 연수계획서에 “국외 지방 도시를 방문해 의회의 주요 정책과 도시계획, 문화·해양관광 분야 등을 비교 견학함으로써 글로벌 명품도시 광양 건설을 위한 정책을 발굴하고 우수 사례를 접목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는 관광지가 대부분이다. 

 

세계 3대 폭포인 빅토리아 폭포를 비롯해 수상 사파리로 유명한 초베 국립공원,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커스텐보쉬 야외식물원, 두바이 인공섬 등 유명 관광지를 둘러봤다. 기관 방문은 요하네스버그 의회와 남아프리카공화국해양협회, 케이프타운의회, 두바이무역관 등 4곳에 그쳐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광양시의회 본회의 개회 장면 ⓒ광양시의회


호화연수 위한 ​예산 몰아주기​ 논란도···의원 7명이 올해 해외 연수비 ​몽땅 사용

 

특히 연수비 몰아주기를 두고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지방의원 1인당 책정된 연간 국외연수 예산만으로는 아시아 국가 정도만 돌아볼 수 있는 수준이다. 따라서 고가의 유럽과 아프리카 등지의 외유성 연수를 가거나 의원 자부담을 없애기 위해서 의원 절반만 가는 것이 ‘예산 몰아주기’​의 전형이다. 광양시의원들이 아프리카 연수비용을 맞추기 위해 편법을 동원했다는 것이다. 

 

광양시의회는 올해 전체의원 13명의 해외연수 예산으로 1인당 320만원씩 4160만원을 책정했다. 이번 연수에 소요된 예산은 의원 1인당 594만원으로, 7명이 자부담 없이 모두 4158만원을 사용했다. 올해 해외연수 예산 중 겨우 2만원만 남겼다. 올해 연수를 가지 않은 의원 6명도 내년에 다른 의원 연수비를 사용해서 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2개 조로 나눠 ’몰아주기‘ 식으로 예산을 집행하는 셈이다. 호화연수를 위한 ’예산 몰아주기‘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시의회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의회사무국 관계자는 “좀 더 큰 틀에서 연수를 추진하기 위해 의원 수의 절반을 기준으로 격년제 연수로 실시하기로 하고 나머지 의원들은 내년 예산으로 가기로 합의된 것”이라며 “다른 지방의회에서도 이런 식으로 연수를 간다”고 말했다. 

 

또 이번 연수에 동행한 공무원은 전문위원 1명과 축고사 작성·일정 관리 담당자로, 연수 목적과 맞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의회사무국은 연수 전 일체의 자료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연수가 끝난 뒤 2쪽 분량의 계획서만 공개해 '깜깜이 연수'라는 비난을 자초했다. 

 

외유성 연수라는 비판이 일자 한 의원은 “인공 섬 방문은 광양시가 해상공원을 추진하고 있어 일정에 넣었고, 초베 국립공원 역시 환경문제를 연구하기 위해 벤치마킹 차원에서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역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의원들의 해외연수를 부정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그러나 해외연수 취지를 벗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연수비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된 것을 볼 때 이번 연수를 정상적인 해외연수로는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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