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앤장 공화국②] 김앤장 3년 차 변호사 K씨의 하루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18.11.09 13:21
  • 호수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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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연봉’으로 사회 첫발 독단적인 행동은 금기

법률사무소 ‘김앤장’은 예비 변호사에게는 꿈의 직장이다. 과거보다 입사할 수 있는 기회는 늘었다지만 김앤장 명함을 얻는 일은 여전히 ‘하늘의 별 따기’다. 과연 그 높은 문턱을 넘은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의 일상은 어떨까. 시사저널과 만난 김앤장의 젊은 변호사들은 “영화나 드라마 속 화려한 로펌 변호사들의 삶은 ‘절반만의 진실’”이라며 “억대 연봉을 받지만 치열한 경쟁 속에서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고 야근을 하는 모습 또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앤장 변호사들이 들려준 일상을 재구성해 각색한 가상의 ‘김앤장 변호사의 하루’다.

 

ⓒ 시사저널 이종현


월 1000만원 월급…해마다 100만원씩 ‘껑충’

서울의 한 법과대학을 나와 사법연수원 45기를 수료한 김철민씨(가명·32). 그는 연수생 850명 중 70등 정도의 성적표를 받아들었고, 2016년 김앤장 소속 변호사가 됐다. 당초 목표는 검사였지만, ‘김앤장 변호사’란 명함이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기라성 같은 시니어 변호사들과 일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다.

집에서도 기뻐했다. 교직에 계시다가 은퇴를 목전에 둔 아버지와 가정주부인 어머니. 흔히 말하는 ‘금수저’ 집안은 아니었고, 부모님은 자식의 출세를 반겼다. 실제 김씨가 첫해 받아든 월급봉투는 동년 친구들에 비해 훨씬 두툼했다. 공채 기준 김앤장의 초봉은 연 1억5000만원, 월 1200만원 수준. 세금을 제하고 나니 900만원가량이 통장에 찍혔다. 다른 대형 로펌에 들어간 연수원 동기는 800만원가량을 받았다고 했다. 월 100만원가량의 월급 차이는, 업계 1위 로펌으로서의 자존심 같아 보였다.

남부러울 것 없는 처우였지만, 아쉬운 점은 있었다. 대기업 사원들이라면 하나씩 갖고 있다는 ‘법인카드’가 지급되지 않는다는 것. 김씨가 선배 시니어 변호사에게 물어보니 “아마도 법인카드 등으로 필요 없는 경비를 지출하게 하는 것보다 보수를 더 주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판단에서 나온 방침일 것”이라는 답을 들었다. 앞서 김씨보다 100만원가량 월급이 적은 다른 로펌 동기들은 식비나 교통비가 월급 외에 지급된다고 했다. 이 역시 김씨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는 일. 결국 로펌 업계 처우는 조삼모사(朝三暮四)였다.

김씨가 희망을 걸어보는 건 연봉 인상률이었다. 김앤장 변호사의 연봉은 1년마다 세전 기준으로 월 100만원 이상씩 올랐다. 김앤장에서 5년만 근무해도 월 기준 500만원 이상 수입이 늘어나는 셈이니, 소속 변호사들 간 3~5년 차의 경력은 무시할 게 못 됐다. 일반 직장이었다면 몇 번의 이직을 거쳐야 오를 만한 연봉이다. 김씨는 그제야 ‘억대 연봉’의 삶이 실감 났다.


잦은 야근은 일상…시니어는 ‘시간당 임금’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김씨는 받는 만큼 일했다. 드라마 속 화려한 변호사의 삶은 허구였다. 변호사에게 ‘9시 출근 6시 퇴근’의 삶은 꿈같은 일이었다. 정해진 출근시간은 없었지만 보통 오전 9시쯤 출근했다. 어쩌다 조찬 회의라도 잡히는 날이면 오전 8시 전에는 출근해야 했다. 지독한 사건을 맡으면 점심시간은 사라졌다. 김씨 역시 바빠서 김밥이나 도시락을 주문해서 점심을 때우는 경우가 잦아졌다. 밤샘 근무는 기본이었다. 그런 날이면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 출근해 ‘좀비’처럼 하루를 살아야 했다.

김씨가 지켜본 김앤장 프로들은 모두 열심히 일했다. 다만 그 사건에 얼마만큼의 돈이 묶여 있느냐에 따라 프로들의 열정도 달라졌다. 어떤 사건의 경우 착수금과 성공보수가 딱 정해져 있을 때가 있다. 이를 가리켜 변호사들은 ‘캡’(cap)이 씌워져 있다고 표현했다. 즉, 고정수익이 정해져 있는 사건일 경우, 선배들은 실력을 온전히 발휘하지 않았다. ‘받는 만큼만 일하겠다’는 주의였다. 반대로 시간당 페이가 지급되는 사건일 경우에는 선배들이 솔선수범 최선을 다했다.

한 팀이 시간당 페이를 지급하는 사건을 맡았을 경우, 팀장급은 시간당 80만원 정도의 돈을 받았다. 그 바로 밑 고연차 시니어는 60만원 정도, 6년 차는 35만원 정도를 받아갔다. 이 3명이 자문 회의를 1시간 정도 진행했을 경우 총 175만원가량이 청구되는 것이다. 김씨에게 한 선배 변호사는 “어떤 외국계 기업 재판에 수십 명의 변호사가 투입돼, 수십 일에 걸쳐 일을 한 결과 수십억원이 청구된 적도 많다”고 귀띔했다. 

 

김앤장 본사가 위치한 서울 내자동 세양빌딩 1층 ⓒ 뉴스뱅크이미지


대표 뒤에는 항상 ‘박사님’…“독단으로 일 처리 금지”

김씨가 김앤장에 들어와 느낀 신기한 것 중 하나는 독특한 사내 문화였다. 무엇보다 어느 조직이나 있는 ‘대표 뒷담화’를 들을 수가 없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세운 김영무 대표변호사는 김앤장 조직 내의 실질적인 우두머리였다. 그가 없는 자리에서조차 동기 혹은 선배 변호사들이 김영무 변호사를 욕하는 이가 없었다. 오히려 존경했다. 김앤장 변호사들은 김영무 뒤에 꼭 ‘박사님’이라는 호칭을 붙였다. 김앤장 직원들 간에는 상호 존중하는 풍토가 뿌리박혀 있었다. 소위 말하는 선배들의 ‘갑질’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다만 김씨의 학교 선배인 한 변호사는 김씨에게 김앤장에 들어온 이상 이곳의 룰(rule)을 익히라며, 이 같은 충고를 남겼다. “김앤장은 위에서 일을 뿌리는 구조다. 아무리 자기가 기업 일을 가지고 와서 수임을 해도 윗선에게 찍히면 배제될 수밖에 없다. 어떤 시니어 변호사는 자기 독단으로 일을 하다가 몇 달 동안 월급이 0원이었고, 결국 법원으로 돌아갔다고 하더라. 그러니 항상 변호사가 아닌 ‘김앤장 변호사’로서 어떻게 행동하는 게 맞는지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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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앤장 공화국①] “김앤장은 또 하나의 정부”

[김앤장 공화국③] 같은 ‘간판’ 다른 ‘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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