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앤장 공화국③] 같은 ‘간판’ 다른 ‘법인’
  • 안성모 기자 (asm@sisajournal.com)
  • 승인 2018.11.09 13:30
  • 호수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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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앤장 세무법인, 계열사야 협력사야

지난 10월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장에 ‘김앤장’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아닌 ‘김앤장 세무법인’의 박헌세 대표였다. 박 대표가 국회에 출석한 이유는 대형 로펌이 위장계열사를 통해 국세청 퇴직 공무원들을 편법으로 채용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답변하기 위해서였다.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대형 로펌, 법무법인이 공직자윤리법 (공직자 재취업) 3년 제한 규정을 회피 내지 우회하기 위해 세무법인 등을 만들어 탈법을 하고 있다”며 세무법인 김앤장·율촌·세종 대표를 국감 증인으로 불렀다. 3곳 모두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대형 로펌과 같은 상호를 쓰는 세무법인이다.

이에 대해 박헌세 대표는 “김앤장 세무법인은 갬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근무하다 나온 사람들이 만든 별도의 법인”이라며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고객이 요구하는 경우에 함께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와는 ‘계열’ 관계가 아니라 ‘협력’ 관계에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관련 의혹에 대해 부인한 것이다.

법인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김앤장 세무법인은 지난해 5월8일 설립됐다. 이제 문을 연 지 1년 반 남짓 된 셈이다. 자본금은 3억원이며 사무실은 서울 종로구 적선동에 있다. 박 대표의 설명처럼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근무했던 인사들이 대부분 임원을 맡았다. 이들에게는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들어가기 전 국세청에서 공직자로 근무했던 세무공무원 출신이라는 점이다.

 

10월25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헌세 김앤장 세무법인 대표 ⓒ 뉴시스



국세청 출신 ‘김앤장’ 동료 주축

박 대표는 국립 세무대학 1기로 국세청에서 법인세와 상속증여세의 대가로 명성이 높았다고 한다. 세무대학은 국세행정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1980년 개교했으며, 2001년 폐교할 때까지 5000명이 넘는 세무공무원을 배출했다. 박 대표는 공직에서 물러난 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세무 전문가로 활약했다. 박 대표 이외에도 이사를 맡았던 박아무개씨와 지아무개씨도 국세청 관료 출신으로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함께 일한 선후배들로 알려졌다.

박 대표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권 의원이 제기한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지는 않았다. 우선 대형 로펌과 같은 상호를 쓰면서도 상호에 대한 사용료를 내지 않는 점이 거론된다. 권 의원은 계열사도 아니고 아무 관계도 아닌데 상호를 그대로 쓰면서 사용료도 내지 않는 것은 상법과 부정경쟁방지법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직자윤리법을 폄훼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형 로펌에서 근무하는 세무사가 세무법인에서 근무하는 세무사보다 더 많은데 굳이 대형 로펌이 세무법인을 협력회사로 둘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고위공직자들이 대기업에 곧바로 못 가니까 대기업이 만든 작은 계열사로 가게 하는 것처럼, 대형 로펌에 곧바로 못 가니까 위장계열사인 세무법인으로 갈 수 있도록 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권 의원은 “국세청의 명예를 위해서도 제도개선 방안을 만들어 제출하라”고 한승희 국세청장에게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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