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검찰은 조직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마피아 집단”
  • 조해수·유지만 기자 (chs900@sisajournal.com)
  • 승인 2018.11.09 16:46
  • 호수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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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 “검찰, 나의 직속 부하직원을 엮어 소설 쓰려고 한 것”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은 경찰 수사권 독립의 아이콘으로 인식되는 인물이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 시절 수사기획관을 지내며 검찰 고위직의 비리를 수사하는 지능범죄수사대·범죄정보과를 이끌었으며, 이철성 전 청장 때는 검경 수사권 조정을 전담한 수사구조개혁단 단장을 맡기도 했다. 검찰로서는 황 청장이 자신을 노리는 ‘저격수’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와중에 ‘룸살롱 황제’ 이경백씨가 위증을 교사해 황 청장의 직속 부하직원과 황 청장을 뇌물죄로 엮으려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20페이지 “검찰, 황운하 노리고 ‘룸살롱 황제’ 비리경찰 조작” 기사 참조). 

 

문제는 검찰이 이씨의 위증교사를 방조 내지 동조한 정황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황 청장은 “검찰은 조직의 이익 앞에서는 어떤 누구도 가리지 않고 집요하게 보복한다”면서 “검찰이 나를 노리고 있다는 것은 예전부터 잘 알고 있었다. 검찰은 범죄집단과 다르지 않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 연합뉴스

 

황 청장은 이경백 사건이 터졌을 당시 서울경찰청 형사과장으로 있으면서 이 사건을 총괄 지휘했다.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당시 이경백을 미성년자에게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이때 이경백이 체포 현장에서 ‘잠깐 전화 좀 하겠다’고 하더니 서울중앙지검 검사한테 전화를 했다고 보고받았다. 경찰의 긴급체포는 검사의 사후 승인을 받게 돼 있다. 긴급체포에 대한 판단은 경찰이 하고 검사는 승인 절차를 거치는, 말 그대로 요식행위에 불과했다. 긴급체포가 불승인되는 사례는 내가 기억하는 한 없었다. 그런데 검사가 이경백의 긴급체포를 불승인했다. 경찰한테 긴급체포되면서 검찰한테 전화를 했는데 긴급체포가 곧바로 불승인된 것이다. 검사가 이경백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아서 수사지휘권을 사적으로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검찰조직이 얼마나 부패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당시 이씨와 결탁한 경찰이 대거 적발됐다. 경찰 자체 감찰을 통해 경찰관 63명이 적발돼 39명이 징계를 받았다.

“비호세력을 캐보려고 내가 직접 이경백을 추궁하기도 했었다. 1대 1로 있는 상황에서 이경백이 나에게 ‘선처해 달라’고 하더라. 내가 ‘비호세력을 불어라. 그럼 정상참작해 주겠다. 그러지 않으면 내가 경찰에 있는 한 끝까지 밝혀내겠다’고 설득했다. 이경백은 끝까지 ‘나는 잘못한 게 없습니다’ 하고 갔다. 이경백은 결국 경찰수사 단계에서 비호세력을 한 명도 얘기하지 않았다. 검찰과 거래를 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건을 송치 받은 검찰은 이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경찰관 18명을 구속했다.

“이경백은 경찰도 물론 관리했다. 사법 처리된 경찰관들을 살펴보면 알겠지만, 지구대·파출소에 있는 현장 경찰관, 하위직 경찰관들이 대부분이었다. 이경백은 경찰 내 비호세력 중 만만한, 버릴 수 있는 카드들을 검찰에서 얘기한 것으로 보인다. 이경백은 현장 경찰관을 푼돈으로 관리하고, 정작 자신의 비호세력이 될 만한 사람들은 검찰에 구축해 놓고 있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러지 않고서는 이경백이 계속 법망에 안 걸리고 빠져나갈 수가 없는 것이다. 검찰수사에서 이경백의 범죄 혐의가 대폭 줄었다. 이경백에게 중요한 것은 추징액 때문에 탈세 규모였는데, 이런 것이 소극적으로 적용된 것이다. 심지어 보석으로 나오기까지 했다. 이경백은 검찰로부터 엄청난 도움을 받은 것이다.”

이런 와중에 검찰이 황 청장의 직속 부하직원인 수사부 형사과 폭력2팀 박아무개 반장을 뇌물죄로 기소했다. 재판 과정에서 “타깃은 박씨와 황운하다”라는 증언이 나왔다.

“검찰은 자신들의 조직보위를 위해 누구든 공격한다. 조직의 이익에 반(反)한다고 생각하면 상사든 동료든 전직 검사든 현직이든 가리지 않는다. 조직의 이익만을 생각한다는 점에서 검찰이 마피아와 다를 게 뭐가 있는가. 나는 1999년부터 검찰과 대립해 왔다. 검찰은 나를 집요하게 공격해 왔다. 검찰은 나를 위축시키기 위해 일부러 이런 얘기들을 나에게 흘리기도 했다. ‘황운하를 내사하고 있다, 계좌추적을 한다’ 이런 얘기들이다. 검찰은 이경백 사건 이전부터 이런 행태를 보여왔다.

검찰은 사건을 조작하기도 한다. 궁박한 처지에 놓여 있는 사람의 사건을 덮어주면서 허위진술을 하도록 한다. 그러나 사건도 조작하려면 건더기가 있어야 한다. 전혀 관계없는 사람을 가지고 나를 엮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내 직속 부하가 구속될 것 같은 위기에 처했고, 직속 부하를 협박하면 없는 얘기라도 만들어낼 수 있다. 검찰은 ‘박씨를 구속해서 압박하면 허위사실 하나라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찬스다’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박씨를 통해 소설 하나 써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생각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검찰이 법원의 사법농단을 수사하고 있지만 검찰의 사법농단은 법원에 비할 바가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표적수사, 조작수사다. 국가 수사기관이라고 하는 검찰이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사법농단이라는 표현으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정부 조정안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큰 틀에서 보면 역사상 처음으로 경찰과 검찰의 합의안이 나온 것이다. 경찰은 더 할 말이 많지만, 정부 조정안이 조속히 입법화되기를 우선 바라야 한다. 검찰은 계속 반발하면서 입법화를 지연시키려 할 것이다. 검찰의 전략에 말려 들어가면 안 된다. 입법화가 지연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시대정신은 수사권 조정보다 검찰개혁에 있다. 경찰과 검찰의 권한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검찰의 막대한 권한을 축소해 나가야 한다. 검찰의 수사권이 폐지돼야 한다. 검찰이 기소기관으로 돌아가야 한다. 즉, 대통령 공약 사안대로 수사와 기소가 분리돼야 한다. 검찰이 본연의 기소기관이 되는 것이 검찰개혁의 핵심이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는 하루빨리 만들어져야 한다. 반드시 만들어져야 한다. 당장은 검찰을 상대로 직접 수사할 수 있는 기구가 없으니까 공수처를 만들어서 직접 수사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다만 공수처는 한시적인 제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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