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지지자 곤 회장 체포로 닛산과 무한경쟁 내몰려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8.11.2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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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곤 회장 체포로 ‘시계제로’ 빠진 르노삼성…로그 생산 끝나고 후속모델 고르는 내년 9월이 분수령

 

르노삼성의 어두운 앞길에 또 하나의 먹구름이 드리웠다. 이들의 대주주인 르노의 카를로스 곤 회장이 보수 축소 혐의로 일본 검찰에 체포되면서다. 르노삼성에 우호적이었던 곤 회장의 경영 복귀가 불투명해지면서, 르노삼성의 향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들어 르노삼성에게 있어 가장 큰 골칫거리는 신차 배정 문제로 꼽혀왔다. 일본 닛산과 동맹(얼라이언스)을 맺고 있는 르노는 닛산의 소형 SUV ‘로그’의 생산을 2014년 르노삼성 부산공장에 맡겼다. 그 배경엔 곤 회장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대 초 르노에 2년 동안 몸담았던 이남석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11월21일 “곤 회장은 르노삼성과 신제품 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할 만큼 힘을 실어줬다”고 했다. 

 

1월23일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 ⓒ 연합뉴스

 


르노삼성에 힘 실어주던 곤 회장 체포돼

 

덕분에 르노삼성은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왔다. 지난해 르노삼성 총 생산량(26만 4000여대) 가운데 로그 생산량이 12만 3200여대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로그에 대한 해외시장의 반응도 좋았다. 올 8월 북미 전체 차량 판매대수 중 로그는 5위를 차지했다. 로그 판매로 지난해 르노삼성은 401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그러나 내년 9월부턴 상황이 달라진다. 로그의 위탁생산이 이때 끝나기 때문이다. 곤 회장이 부산공장의 로그 생산 계약을 연장해준다면 한숨 돌릴 수는 있다. 하지만 일본 규슈 공장이 눈독을 들인다고 알려진 상황에서 앞날을 장담하긴 힘들다. 

 

회사 측은 세간의 우려를 일축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11월21일 언론에 “로그 수출물량이 르노삼성에 배정됐던 건 가격과 품질경쟁력, 공급능력 등을 우리가 노력해 증명해 보였기에 가능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로그 생산 계약 종료 후 물량 확보 문제도 경영진 교체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로그’ 위탁생산 끝나는 내년 9월 이후가 문제

 

이남석 교수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경영방침은 분야별로 구성된 위원회가 결정한다”며 “곤 회장 한명이 빠진다고 해서 르노삼성의 일거리가 전부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 교수는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가 사라졌고, 닛산 또한 이번 기회에 르노삼성의 생산물량을 가져오려고 노력할 것이기 때문에, 향후 협상과정이 버거워질 수는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당장 로그의 뒤를 이을 후속모델이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유력한 후보는 일본 규슈 공장에서 만들고 있는 닛산의 중형 SUV ‘엑스트레일(X-Trail)’이다. 이미 유럽과 일본에서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기존의 닛산 중형 SUV ‘캐시카이’의 빈자리를 메울 모델로 꼽힌다. 

 

르노삼성은 약 2년 동안 경기도 기흥 연구소에서 엑스트레일 개발을 주도해 왔다고 한다. 게다가 로그와 플랫폼(차량의 기본 골격)을 공유하기 때문에, 부산공장이 갖춘 설비로도 쉽게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베스트 셀링카의 생산물량을 일본이 쉽게 내어줄지는 의문이다. 지난해 엑스트레일의 글로벌 판매량은 81만 4000여대로, 전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이 팔렸다. 

 

2007년 8월22일 일본 닛산자동차 본사에서 새로 출시된 엑스트레일(X-Trail)이 공개됐다. ⓒ 연합뉴스


2018년 6월7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18 부산국제모터쇼'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르노삼성차가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Twizy)를 공개했다. ⓒ 연합뉴스



후속모델 ‘엑스트레일’ ‘트위지’…걸림돌은 있어

 

또 다른 후보는 르노의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다. 업계에선 르노가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의 트위지 생산라인을 내년에 부산공장으로 옮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2014년부터 논의됐던 계획이지만 트위지가 국내의 법적 규제를 통과하지 못해 이행이 늦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트위지의 입지가 너무 좁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국내에서 트위지의 올해 누적 판매량은 1200대를 넘지 못했다. 2016년 말까지 전 세계 누적 판매량을 따져봐도 2만대가 채 안 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의 확대에 따라 판매량이 늘어날 가능성은 있지만, 트위지가 수익에 도움이 되는 모델은 아니다”라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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