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인물①] 2018년도 ‘방탄소년단’의 해였다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18.12.21 11:04
  • 호수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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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땀·눈물로 만든 IDOL의 봄날…전 세계 무대로 하는 BTS의 역동적 서사

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

이들이 전 세계를 무대로 쓴 ‘역동적 서사’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2018년 역시 방탄소년단의 ‘봄날’이었다. 지난 12월14일 홍콩에서 열린 MAMA in HONG KONG(홍콩 MAMA)에서 방탄소년단이 올해의 가수상을 거머쥐었다. 방탄소년단은 홍콩 MAMA에서 올해의 앨범상과 올해의 가수상 등 대상 2개 부문을 포함해 모두 5개의 상을 수상했다. 이미 일본 MAMA에서 올해의 월드와이드 아이콘 등 4개 부문을 휩쓴 방탄소년단은 단일 시상식에서 9관왕이라는 최다 수상 기록을 썼다.

모두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수상이었지만, 방탄소년단에게 이 상은 당연하지 않았다. 소감을 말하는 멤버들의 북받치는 눈물과 먹먹한 목소리가 그것을 설명했다. 제이홉은 “상을 받았어도, 상을 받지 않았어도 울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한 상이 아니었다. 올해 초 해체를 고민할 만큼 심적 부담을 느꼈던 멤버들이 ‘피·땀·눈물’로 만든 결과물이었고, 방탄소년단에게 한결같은 사랑을 보내준 원동력, 아미(Army)에 대한 보상이었다.

 

ⓒ 로이터 연합

 

해체 고민 딛고 다시 성장한 BTS

2017년은 방탄소년단에게 다시 오지 않을 특별한 해 같았다. 2017년 5월 미국 ‘빌보드 뮤직 어워드(Billboard Music Awards)’에서 K팝 그룹으로는 최초로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하며 K팝의 새 역사를 썼고, 11월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erican Music Awards·AMA) 무대에 섰다. 같은 해 말에는 방탄소년단의 《마이크 드롭(MIC Drop)》 리믹스가 ‘빌보드 핫100’ 차트에 28위로 진입하면서 한국 아이돌 그룹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세계적 주목은 무거웠다. 방탄소년단은 왕관의 무게를 고스란히 느끼며 일종의 부담감과 불안감을 이겨내야 했다. 신기록을 쌓은 순간, 더 나은 음악과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긴 것이다. 지난 6월 방탄소년단이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방탄회식’ 영상에서도 그 심경은 고스란히 전해졌다. 2017년의 성과가 가져온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멤버들은 이렇게 답했다. “상상 그 이상을 보니 부담감을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이 들었다.” “목표 이상을 이뤄서 허무함이 있었다.” 그러면서도 방탄소년단은 “남들이 못 했던 것, 가지 못했던 곳에 갈 수 있는 티켓을 끊었다고 생각하고 싶다”며 “앞으로 더 음악을 할 것이고 무대에 설 것이기 때문에, 더 많은 재밌는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는 다짐을 밝혔다.

어쩌면 방탄소년단의 앨범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 시리즈는 그들의 자화상이었다.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의 고민과 치유 과정을 노래를 통해 여실히 드러냈다. ‘솔직하게 무서워 넘어지는 게/ 너희들을 실망시키는 게/그래도 내 온 힘을 다해서라도/나 꼭 너의 곁에 있을게’라는 《앙팡맨》의 가사처럼, 결국 방탄소년단은 부담감을 이겨내고 2018년 한 걸음 더 내디뎠다. 방탄소년단은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의 완결편인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LOVE YOURSELF 結-Answer)’의 《IDOL》을 통해서도 말한다. ‘내 속 안엔 몇십 몇백 명의 내가 있어/오늘 또 다른 날 맞이해/어차피 전부 다 나이기에/고민보다는 걍 달리네’라고. 가끔 멀리 돌아가도 괜찮다고, 이 순간이 행복하다고 말이다.

 

9월24일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는 방탄소년단. 이날 방탄소년단은 “스스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나 자신을 사랑하라”는 내용을 전했다. ⓒ 연합뉴스

 

유엔 연설·미국 스타디움 공연…올해 생긴 ‘최초’ 타이틀

그렇게 방탄소년단은 유일한 경쟁 상대이던 과거의 방탄소년단을 이겨냈다. 2018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2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수상했고,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한국 그룹 최초로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상을 수상했다. 지난 5월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는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메인 차트 ‘빌보드 200’ 1위에 등극했다. 프랑스 AFP통신은 “BTS가 미국 앨범 차트에서 K팝의 새 역사를 썼다”고 평가했고, 미국 대중음악매체 롤링스톤은 “한국의 보이밴드가 ‘러브 유어 셀프’로 미국을 공식적으로 점령했다. 이는 12년 만에 빌보드 200 1위를 차지한 외국어 앨범”이라고 전했다. 같은 해 9월에는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LOVE YOURSELF 結-Answer)’로 또 한 번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롤링스톤에 따르면, 외국어로 된 음반이 10년 안에 빌보드 200에서 두 차례 정상을 찍은 사례는 처음이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2월 빌보드가 발표한 ‘올해의 톱 아티스트’ 차트에서 8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가수 최초로 유엔 연설을 한 것도 2018년 방탄소년단이 새로 쓴 역사 중 하나다. 지난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리더 RM은 “스스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나 자신을 사랑하라”는 내용의 연설을 해 전 세계인들의 가슴을 울렸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CNN, 영국 BBC 등 해외 주요 언론 매체들도 방탄소년단의 연설을 비중 있게 다뤘다. RM의 발언이 ‘Speak yourself’라는 타이틀을 달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캠페인처럼 번지면서, 많은 나라에서 해시태그를 달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문화적 현상도 벌어졌다.

방탄소년단은 2018년 ‘러브 유어셀프’ 글로벌 투어도 성황리에 마쳤다. 지난 10월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경기장을 가득 메운 4만 명의 팬들과 축제를 펼쳤다. 시티필드는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의 홈구장으로 폴 매카트니, 비욘세, 레이디 가가 등 팝스타 중에서도 손꼽히는 아티스트만이 공연을 펼친 장소다. LA를 시작으로 오클랜드, 포트워스, 해밀턴, 뉴어크, 시카고를 거쳐 뉴욕 시티필드에서 북미 투어 피날레를 장식하면서, 방탄소년단은 한국 가수 최초 미국 스타디움 공연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써냈다. 북미 투어의 15회 공연 22만 좌석은 모두 조기 매진됐고, 지난 10월 영국 런던 O2 아레나를 시작으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독일 베를린, 프랑스 파리에서 펼쳐진 유럽 투어 역시 7회 공연 10만 좌석이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됐다.

해외 투어 반응으로 알 수 있듯, 방탄소년단의 열풍은 그야말로 대단했다. 방탄소년단은 세계가 한 번 더 한국을 주목하는 계기이자, 해외 팬들이 한글을 배우게 하는 촉매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팝의 본고장에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안내하는 한국어 표지판이 붙었고, 북미와 영국 투어 콘서트에 참석한 다양한 국가 팬들이 한국어로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떼창’했다. 롤링스톤은 방탄소년단의 북미 투어 공연에 대해 “일곱 멤버들은 이전 K팝 그룹이 가지 못한 길을 당당히 가고 있다. 방탄소년단 노래 가사 대부분은 한국어지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평했다.

조회 수 3억 뷰를 달성한 《IDOL》 뮤직비디오에는 한복과 북청사자놀음, 한국식 팔각지붕의 정자가 나온다. 미국 최고 인기 여성 래퍼 니키 미나즈와 협업한 뮤직비디오에는 영어 랩 가사 발음이 한국어로 적혀 있다. 노래 가사에는 ‘덩 기덕 쿵 더러러’ ‘얼쑤’ ‘지화자’ 등 국악의 추임새가 섞였다.

지난 10월, 방탄소년단은 한류와 한글을 확산한 공로를 인정받아 역대 최연소로 화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우리말 가사로 세계적인 인기를 모은 데다 뮤직비디오에 한복을 입고 등장하는 등 한류뿐 아니라 한글과 우리 전통문화 홍보에도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슈가는 “국가대표의 마음으로 대한민국을 알리겠다”고 했고, 제이홉은 “정말 저희가 대중문화의 희망이 돼 가고 있는 것 같아 영광”이라고 했다.

MAMA 시상식에서 RM이 말했듯, 방탄소년단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은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다. RM은 “(방시혁 대표가) 연습생 시절 아무것도 없을 때 작업실과 연습실을 물심양면 지원하며 믿음을 보내주셨다. 데뷔 전부터 너희가 최고 그룹이 될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해 주셨다”며 “앞으로도 같이 가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방탄소년단은 ‘7년 징크스’도 일찌감치 깼다. 방탄소년단은 1년 이상 계약기간을 남긴 상태에서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7년 재계약을 결정했다. 대다수 아이돌 그룹은 계약 만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소속사 이적이나 일부 멤버들의 팀 탈퇴 등의 행보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은 방 대표에 대한 ‘의리’를 지켰다. 당시 방탄소년단은 소속사를 통해 “데뷔 이전부터 지금까지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음악은 물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일깨워준 방시혁 멘토를 존경한다”고 전했다.
 

12월12일 일본 MAMA에서 수상한 방탄소년단이 팬덤 아미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사회적 영향력이 강력한 팬덤 ‘아미’

방탄소년단을 논할 때, 또 하나의 지원군인 아미(Army)를 빼놓을 수 없다. 방탄소년단은 팬덤 아미를 자신들의 ‘원동력’이라 언급한다. 분명 아미는 타 그룹과 차별화된 팬덤 문화를 가지고 있다. 소셜미디어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방탄소년단은 SNS와 유튜브를 통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 팬들과의 간극을 좁혀 나갔다. 이것은 세계를 아우르는 거대한 규모와 탄탄한 조직력을 가진, 아미라는 강력한 팬덤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방탄소년단의 성장 과정을 함께 지켜봐 오면서 더욱 강하고 단단하게 결속된 아미에게 방탄소년단이 보내는 애정도 각별하다.

모든 수상에서 방탄소년단이 먼저 감사 인사를 전하는 상대도 아미다. 지난 3월 “우리가 서로의 의지이길”이라고 공식 트위터에 글을 남겼던 RM은 2018년 홍콩 MAMA 수상 이후 “걱정 마. 우린 이미 서로의 의지야”라며 아미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뷔는 “아미와 함께한 순간, 그 모든 것이 제가 가진 행복”이라며 마음을 전했다.

아미는 방탄소년단 못지않은 사회적 영향력을 과시하며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부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한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돕는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을 2015년부터 후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1000만원을 나눔의 집에 기부한 아미는 할머니들에게 방한용품을 기부하는 등 선행을 이어가고 있다. 또 지민의 ‘광복 티셔츠’를 일본에서 문제 삼은 이후, 원폭 피해자들에게 기부금을 전달한 점도 주목받았다. 방탄소년단을 향한 일본의 부당한 대우에 대해, 의미 있는 행동으로 묵묵한 응원을 보내는 것이다. 응원과 더불어 사회에 기여하며 자신들의 영향력을 넓힌 아미 역시 이미 팬 문화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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