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헬멧, 노인 뇌 손상 3분의 1로 줄여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8.12.2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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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용률은 10명 중 1~2명으로 20대보다 낮아

 

노인이 자전거를 타다가 사고가 났을 때, 헬멧을 착용한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뇌 손상을 3분 1로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뇌 손상과 같은 치명적인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자전거 헬멧은 나이와 관계없이 착용해야 하지만, 헬멧을 착용하는 노인은 10명 중 1~2명에 불과했다. 

 

차원철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와 김태림 임상강사 연구팀은 2011~16년 전국 8개 응급의료기관에서 자전거 사고로 치료받은 환자 7181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나이에 관계없이 헬멧 착용만으로 외상성 뇌 손상 위험은 28%, 치명적인 부상 위험은 20% 각각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pixabay)

 

이 효과는 특히 65세 이상 노인에게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노년층의 외상성 뇌 손상 발생률은 헬멧을 쓰지 않은 경우 14.5%였지만, 헬멧을 쓴 경우엔 4.9%로 크게 낮았다. 특히 헬멧을 쓴 노년층의 사망 사고 기록은 단 한 건도 없었다. 그만큼 헬멧 착용이 노년층 안전에 큰 도움을 준 것이라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그러나 실제로 헬멧을 착용하는 노인은 10명 중 1~2명뿐인 것으로 집계됐다. 헬멧 착용률은 35세에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 추세를 보이다가 65세 이후엔 20대보다 더 낮아졌다. 차 교수는 "노인은 자전거를 탈 때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하지만 젊은 사람보다 헬멧 착용률이 낮다"며 "자전거 인구가 증가하는 만큼 보호 효과가 큰 노인층에서 헬멧 착용 문화가 확산하도록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자전거 사고는 2007년 8700여 건에서 2015년 1만7300여 건으로 2배 증가했다. 전체 도로 교통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1%에서 7.5%로 높아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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