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 한파에 얼어붙은 부·울·경 기부문화
  • 부산 = 김종섭 기자 (newsbreak@nate.com)
  • 승인 2018.12.2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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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 “작년 대비 30~40% 감소… 소외 계층 관심 호소”
경기 불황의 찬 바람이 부산지역 기부 문화까지 꽁꽁 얼리고 있다. 연말연시를 맞아 어려운 이웃을 위한 자선 모금활동이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에 대한 관심이 더욱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20년 만에 처음으로 사랑의 온도 100도에 미치지 못한 작년보다 온도가 더 떨어질까 우려된다.”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의 말이다.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는 나눔 캠페인 성금목표액에 100% 도달할 경우 온도계가 100도를 가리키는 '사랑의 온도탑'으로 모금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부산에서 목표액에 미달해 사랑의 온도탑 온도가 100도를 넘지 못한 것은 1998년 온도탑이 시행된 이후 지난해가 처음이었으며 지난해는 목표(125억 6600만 원)액 중 116억 6000만 원을 모금해 92.8%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온도계는 작년 수준에도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점쳐진다. 올해 나눔 캠페인 모금 목표는 126억 원이지만 26일 현재 모금액은 약 50억 원으로 수은주는 약 40도를 가리키고 있다. 1월 31일 마감일까지 목표액에 도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사랑의 열매 관계자는 “모금액이 저조한 주 원인은 아무래도 경기 불황 때문으로 보인다"며 "대기업이 거의 없는 지역 상황에서 중소기업이나 개인 기부금에 의존해 왔는데 자영업 폐업이 속출하고 중소기업과 사회단체에서도 기부가 어렵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연탄은행 봉사활동 ⓒ 시사저널

사단법인 부산연탄은행도 같은 상황이다. 전체 기부금의 약 90%를 차지하는 기업(단체)의 기부가 감소하면서 작년 3억 2000만원이던 기부금이 올해 1억 9000만원에 그쳐 전년 대비 40% 감소했다. 

부산연탄은행 강정칠 대표도 기업들의 기부금 감소 이유로 부산∙울산∙경남의 주력업종인 조선∙자동차 업계의 경기 불황을 꼽았다. 강 대표는 “꾸준히 기부를 하던 기업과 개인들이 경영 악화로 인해 올해는 기부를 하지 않거나 기부 금액을 줄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상된 연탄 가격도 모금액 감소에 한 몫을 했다. 기부 받은 금액으로 연탄을 구매해 각 가정에 연탄을 전달하는 방식인 연탄은행은 전년과 같은 금액의 기부금이 들어왔더라도 연탄 가격 인상으로 실제 연탄을 구매할 수 있는 구매력이 떨어져 이중고를 겪고 있다. 올해 연탄가격은 약 20% 올랐다.


기부 한파는 구세군도 비켜가지 못했다. 구세군 자선냄비 부산지회 관계자는 “부산지역의 모금 현황이 전년 대비 약 30% 가량 줄어들었다“며 ”서면과 남포동 등 번화가에서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모금함을 그냥 지나치는 사람이 많아 예년과 분위기가 확연히 비교된다“고 전했다.

 

한편, 부산시는 기부 장려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시 복지정책과 관계자는  "시· 구·군의 공무원들에게 모금을 독려하고 있으며, 읍·면·동사무소에는 기부를 받을 수 있는 현금 창고를 만들어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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