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욱의 생활건강] 암보다 무서운 노인 낙상
  • 유재욱 유재욱재활의학과의원 원장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12.28 11:03
  • 호수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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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상 주의보①] 낙상을 줄이는 ‘집 안 환경 개선’ 필요

필자의 이모는 연세는 많지만 건강해서 혼자 집안일도 잘하고, 여행도 많이 다녔다. 하지만 지금은 치매로 요양원에서 몇 년째 투병 중이다. 문제의 시작은 방 안에서 넘어지면서부터다. 화장실을 가다가 그냥 넘어진 건데, 눈이 침침해서 발밑에 있는 물건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심하게 넘어지지 않았는데도 고관절이 골절됐다. 노인은 골다공증이 있어서 툭 주저앉아도 골절되는 경우가 흔하다. 응급실로 실려 가서 응급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잘됐지만 고령이어서 그런지 회복이 늦었다. 침대에 장기간 누워 있다 보니 다른 합병증도 오고, 치매 증상도 나타났다. 낙상이 불러온 재앙 같은 결과다.

이런 일들은 주위에 생각보다 흔하다. 65세 이상 노인의 3분의 1은 매년 1회 이상 낙상하고, 낙상환자 4명 중 1명은 입원한다. 특히 노인이 낙상했을 때 골다공증 때문에 5~15%가 골절로 이어진다. 척추가 골절된 경우 5년 내 사망률이 70%에 달하고, 대퇴골이 골절되면 17%가 1년 이내에 사망한다고 한다. 노인에게 낙상은 암보다 무섭다.

낙상은 의외로 바깥보다는 집 안(70%)에서 더 많이 일어난다. 특히 혼자 사는 노인이 낙상으로 부상을 당하면 도와줄 사람이 없어서 정말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낙상 사고를 줄이는 첫 번째 단계는 집 안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 시사저널 이종현


 

① 발에 걸릴 수 있는 물건을 정리한다
낙상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장소는 방 안이다. 침대(32%)가 가장 많았고 문턱(29%), 화장실·욕실(20%), 거실(10%) 순이다. 넘어지는 이유로는 전기코드처럼 바닥에 떨어져 있는 물건을 피하려다가 균형을 잃는 경우가 많다. 노인은 순간적인 반사신경이 떨어지기 때문에 균형을 잃기 쉽다. 노인의 방 안에는 걸어가다가 발이 걸릴 수 있는 물건이나 낮은 가구들, 전기코드를 치워야 한다. 문지방에 걸려 넘어지는 경우도 많으므로 가능하다면 문지방을 없애는 공사를 하는 것이 좋다.

② 욕실에 손잡이와 미끄럼 방지 작업을 한다
욕실에서 낙상의 원인은 주로 미끄러짐이다. 노인은 변기나 욕조에 앉았다 일어날 때 어지럼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욕실 바닥에는 넘어지지 않도록 미끄럼 방지 작업을 해야 하고, 변기나 욕조 옆에는 손잡이를 설치해야 한다. 혹시 넘어지더라도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비상벨이나 호출 버튼이 있으면 좋다.

③ 조명을 밝게 한다
노인은 대부분 백내장 등으로 눈이 잘 안 보인다. 새벽에 일어나서 소변을 보러 침대에서 화장실로 이동할 때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낙상이 잘 발생한다. 분위기 있는 조명도 좋지만 노인의 방은 밝은 것이 좋다. 밤에 화장실을 갈 때는 안내등처럼 야광 스티커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전에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놔드려야겠어요”라는 광고가 있었다. 이제는 “아버님 댁에 낙상 예방 인테리어 해드려야겠어요”하는 이야기가 나옴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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