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엔 손 씻기로 ‘셀프 백신’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9.01.0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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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해년(己亥年) 건강 캘린더···손 씻기는 사계절 감염병 예방법

 

2019년 기해년(己亥年)을 맞아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는 사람이 많다. 지난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일이 유독 많았던 탓이다. 신생아가 병원에서 감염돼 사망했고, 라돈과 같은 방사성 물질에 대한 공포가 전국을 휩쓸었다. 미세먼지와 메르스로 호흡기 질환에 대한 우려가 어느 때보다 컸다. 
계절별로 다양한 감염 질환의 위험이 있지만, 몇 가지 생활수칙만 실천해도 대부분의 감염 질환은 막을 수 있다. 특히 비누나 항균 손 세정제를 활용한 올바른 손 씻기는 사계절 내내 다양한 감염 질환을 50~70%까지 예방하는 '셀프 백신'과 같다. 전문의의 조언을 받아 새해 월별 건강 캘린더를 마련했다. 

 

그래픽=양선영
그래픽=양선영

 

▲ 1월 : 독감·뇌졸중·심근경색·낙상

뇌혈관 질환(뇌졸중)과 심혈관 질환(심근경색·협심증)의 사망률이 높은 달이다.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협심증을 앓고 있거나 뇌졸중의 과거력이 있는 사람은 갑자기 추운 곳으로 나가거나 운동을 시작하는 일은 피한다. 60대 이상은 급할 때 연락할 수 있는 병원과 가족의 연락처를 보기 쉬운 곳에 붙여둘 필요가 있다.
1원은 또 독감과 감기에 주의할 때다. 외출 후 양치질과 손 씻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며, 비타민 보충을 위해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는다. 빙판길에서 낙상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한 해를 시작하는 1월은 건강을 위한 생활습관 점검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금연하고 싶은 사람은 혼자서 결정하지 말고 자신의 의지를 주위 사람들에게 표현하는 게 좋다. 실패할 것을 먼저 두려워하지 말고 성공했을 때의 성취감과 가족들의 행복을 상상하며 시도하는 태도도 필요하다. 

 

디자인=양선영
디자인=양선영

 

▲ 2월 : 기관지·우울증 

난방으로 실내 습도가 떨어지는 시기다. 코나 기관지 점막이 마르고 피부가 건조해진다. 특별한 이유 없이 피부가 가렵다면 무리하게 긁지 말고 일단 실내 습도부터 조절해볼 일이다. 적정 습도만 잘 유지해도 기관지 질환이나 피부 가려움증은 예방할 수 있다. 
또 일조량 감소와 추운 날씨로 체내에 멜라토닌(수면 유도 물질)의 분비가 줄어 마음이 우울하고 몸도 위축되기 쉽다. 스키, 스케이트, 스노보드 등 겨울 운동이나 취미생활로 기분을 전환하는 등 외부 활동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 

 

디자인=양선영
디자인=양선영

 

▲ 3월 : 춘곤증·신체 리듬 

밤엔 춥지만, 낮엔 따뜻해져 춘곤증이 잘 생긴다. 긴 겨울에 적응했던 신체가 새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피로감이 나타나 시도 때도 없이 졸린다. 춘곤증으로 업무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춘곤증을 이기기 위해서는 냉이·달래·미나리 같은 봄나물과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 게 좋다. 전체적으로는 소식(小食)하고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하며 충분한 수면을 취하도록 한다. 낮에 많이 졸릴 때는 잠깐 눈을 붙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큰 일교차로 신체 리듬이 깨지기 쉽다. 난방과 옷으로 보온에 신경 쓰며, 과로를 피하며, 비타민과 단백질도 충분히 섭취한다. 손 씻기나 양치질 등 개인위생에도 신경 써야 한다. 

 

디자인=양선영
디자인=양선영

 

▲ 4월 : 알레르기성 질환·황사

꽃가루가 날리고 대기 중에 이물질이 많아져 각종 알레르기성 질환이 늘어나는 시기다. 눈물·콧물·재채기·잦은 기침 등 호흡기계 증상이 생기며, 피부 가려움증·눈 주위의 부종·소양감(가려움증) 등도 증가한다. 증상이 심해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거나 불면증이 생길 정도라면 3월 초부터 4월 말까지 항히스타민제제를 예방적으로 복용하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또 황사가 심할 때는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며, 외출할 때는 황사용 마스크를 착용한다. 노인·어린이·만성폐질환자는 특히 주의하며, 외출 후 반드시 이를 닦고 세수한다. 

 

디자인=양선영
디자인=양선영

 

▲ 5월 : 벌·벌레·뇌염 

날이 따뜻해지면서 본격적으로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계절이다. 산과 들, 공원으로 나갈 때 벌을 비롯한 각종 곤충, 벌레, 뱀 등에 물릴 수 있으므로 조심한다. 외출 시 곤충을 자극할 수 있는 화려한 색의 옷을 피하며 짙은 향수도 가급적 뿌리지 않는다.
봄볕의 자외선도 여름철 못지않게 강하므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 또 여름 기분을 내려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외출했다가 환절기 감기에 걸릴 수 있으므로 얇은 옷을 여벌로 걸치는 센스도 필요하다.
뇌염 발병 우려가 큰 1∼15세 소아는 늦어도 6월 초까지 뇌염 예방접종을 마친다. 또 수두 발생이 많은 시기다. 가능한 한 감염자와 한 공간에 있는 것을 피한다.

 

디자인=양선영
디자인=양선영

 

▲ 6월 : 눈병

초여름에 기승을 부리는 눈병 대부분은 눈의 결막에 바이러스가 감염돼서 생긴다. 보통 1∼2주 후 증상이 호전되고 후유증 없이 치유되지만, 그동안 증상이 매우 괴롭다. 특히 환자가 발생했다면 주위 사람들에게 전염되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눈병은 쳐다본다고 옮는 것이 아니고 환자의 눈물, 눈을 비빈 손을 통해 다른 물건으로 옮겨지고, 다시 그것을 만진 손이 그 사람의 눈에 바이러스를 옮긴다. 그러므로 손만 깨끗이 씻어도 후속 환자의 발생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손을 씻을 때는 비누를 사용해 흐르는 수돗물로 씻도록 하며, 비누와 물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라면 알코올 성분의 손 세정제를 사용한다. 

 

디자인=양선영
디자인=양선영

 

▲ 7월 : 냉방병·식중독

에어컨 가동률이 급속히 올라가면서 냉방병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시기다. 1시간에 한 번씩 환기하고, 강한 냉방을 피하며 실내외 온도 차이를 5∼8도로 유지하되 실내 습도를 높여야 한다.
여름철 배탈·설사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자극이고 다른 하나는 식중독이다. 여름철에 덥다고 계속 찬 음료를 마시거나 밤에 이불을 덮지 않고 자는 것만으로도 설사할 수 있다. 이런 자극에 의한 설사는 보통 자연스럽게 멈추므로 특별한 치료가 필요치 않고, 심한 탈수만 조심하면 된다. 식중독에 의한 설사는 바이러스나 세균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먹고 발생한다. 물을 끓인 후 식혀서 마시고 조리 시에 특별히 위생에 주의하며, 음식 재료의 유효기간을 살펴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디자인=양선영
디자인=양선영

 

▲ 8월 : 화상 

강한 햇빛에 노출돼 4∼8시간이 지나면 피부가 빨갛게 되고 통증이 생긴다. 심하면 물집이 생긴다. 또 얼굴과 팔다리가 붓고 열이 오르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를 일광화상이라고 한다. 치료보다는 예방이 중요한데, 자외선에 대한 반응은 개인마다 큰 차이가 있으므로 지나친 일광 노출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특히 구름이 없는 맑은 여름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강한 햇빛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자외선 차단 크림은 필수다.
또 햇볕과 함께 오랫동안 더위에 노출될 경우에는 열경련, 열피로, 열사병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노년, 심장질환자, 비만, 항우울제나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 사람은 더 위험하다. 더위에 오래 노출된 사람이 실신 등의 비정상적인 양상을 보이면 빨리 그늘로 옮겨 머리 쪽을 낮추고 찬 물수건으로 마사지하면서 수분을 보충해준다. 날씨가 무더운 날 구토, 고열, 신경 및 정신이상을 나타내면 매우 위급한 상황이므로 신속히 체온을 낮추고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디자인=양선영
디자인=양선영

 

▲ 9월 : 감염병

가을철 3대 감염병을 조심할 시기다. 유행성출혈열, 렙토스피라, 쯔쯔가무시병 등이다. 특히 유행성출혈열은 흔하지는 않지만 일단 걸리면 치명적이다. 고열을 동반한 몸살감기 기운이 2∼3일 지속되면 꼭 의사를 찾아야 한다. 산이나 들에 나갈 때는 반드시 긴 소매 옷을 착용해 피부를 노출하지 않는다. 잔디밭이나 풀밭에 앉거나 눕지 않고, 옷을 풀밭에 벗어두지 않으며, 귀가한 후에는 옷을 반드시 깨끗이 세탁한다. 쓰쓰가무시병도 고열이 나고 전신 근육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질병이다. 보통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 피부 연한 곳에 빈대한테 물린 특징적인 상처가 있는데, 항생제로 치료하면 호전된다. 

 

디자인=양선영
디자인=양선영

 

▲ 10월 : 감기·독감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이므로 감기를 조심한다. 특히 10월은 독감 예방접종 시기다. 독감은 일반 감기와는 다른 질병이다. 독감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감기 바이러스와는 다른 ‘인플루엔자’라는 특별한 바이러스다. 건강한 사람 대부분은 독감을 약간 독한 감기처럼 앓고 지날 수 있다. 그러나 65세 이상의 노년층, 면역이 억제된 환자, 당뇨병이나 신부전을 앓고 있는 환자, 만성 폐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는 독감이 치명적일 수 있다. 환자의 기침·콧물 등의 분비물로 감염되므로 기침 에티켓을 지키고 손을 자주 씻는 등 위생 수칙을 지킨다. 

 

디자인=양선영
디자인=양선영

 

▲ 11월 : 피부건조증 

가을에서 겨울로 바뀌면서 기온도 크게 떨어져 실내 난방을 시작하는 시기다. 따라서 피부건조증과 안구건조증을 조심해야 한다. 실내습도를 유지하고 수분섭취를 충분히 하는 게 좋다. 피부건조증이 심해지면 비누사용을 줄이고 샤워 후에 로션을 충분히 바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이 시기는 건강검진을 할 때다. 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 검진도 해가 가기 전에 받아야 하므로 이 시기에 예약한다. 연말이 되어 바쁘고 모임이 많아지기 전인 11월은 건강을 점검하는 시기다. 

 

디자인=양선영
디자인=양선영

 

▲ 12월 : 술·장염·만성질환

술자리가 많은 연말이다.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건강하게 마셔야 한다. 술자리는 1주일에 2회를 넘지 않는 것이 좋고, 적어도 3일 이상의 간격을 두어야 간의 해독 작용에 부담을 덜 주게 된다. 흔히 술 마시기 전에 마시는 숙취 예방 음료도 과음에는 무용지물이다. 음주 중에 흡연하지 말고 음주 후에는 과일, 주스, 꿀물, 콩나물국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술을 마신 다음 날 두통이 있다고 아스피린 같은 소염진통제를 먹는 것은 금물이다. 위벽을 자극해 출혈성 위염을 일으킬 위험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12월엔 연중 장염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 장염을 일으키는 로타·노로·아데노 바이러스 등은 겨울에 생존 기간이 길다.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올라가거나 심근경색증, 뇌졸중의 위험이 증가한다. 심혈관질환, 호흡기질환,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자는 갑자기 추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도움말=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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