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주굴기 막후에 ‘군사굴기’ 있다
  • 모종혁 중국 통신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1.15 14:13
  • 호수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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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비밀’ 닿은 중국의 도전…미국 제칠 수 있을까

1월3일 오전 중국 베이징 시민들은 공공기관, 지하철역 등의 입구에 놓인 인민일보 호외판을 볼 수 있었다. 호외에는 당일 새벽 창어(嫦娥) 4호가 달 뒷면에 착륙하기 직전에 찍은 사진이 큼지막하게 게재됐다. 기사 제목은 “인류 최초! 창어 4호가 달 뒷면 착륙에 성공”이었다. 이날 배포된 호외는 금방 동이 났다. 같은 날 신화통신, 국영 CCTV 등 중국 언론매체는 시시각각 창어 4호가 달 표면에서 찍은 사진과 영상을 보도했다. 중국 SNS에서도 하루 종일 창어 4호의 쾌거에 찬사를 보내는 메시지가 쏟아졌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호외를 발행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주로 중국이나 중국인이 위대한 업적을 성취하거나 역사적 행보를 보일 때만 발행한다. 인민일보의 첫 호외판에는 1964년 중국이 첫 원자탄 폭발실험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담겼다. 그 뒤 1978년 덩샤오핑(鄧小平)이 개혁·개방의 결정을 내렸을 때, 2001년 베이징올림픽을 유치했을 때, 2003년 우주비행사가 선저우(神舟) 5호를 타고 첫 우주 궤도를 돌았을 때 발행됐다. 그만큼 창어 4호의 달 착륙 성공을 중시했다는 의미다.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 4호가 1월3일 인류 최초로 달의 뒷면에 착륙했다. 중국은 수십 년 동안 막대한 규모의 투자를 통해 우주패권 경쟁에 나섰다. ⓒ PIC 연합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 4호가 1월3일 인류 최초로 달의 뒷면에 착륙했다. 중국은 수십 년 동안 막대한 규모의 투자를 통해 우주패권 경쟁에 나섰다. ⓒ PIC 연합

美 앞질러 ‘달의 뒷면’ 선착한 中

창어 4호의 달 착륙 이후 며칠 동안 중국은 감격과 흥분으로 뒤덮였다. 이는 1969년 7월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했을 때 미국 사회 분위기와 흡사했다. 비록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이후 50년 만에 거둔 성과지만, 그 의미는 남달랐다. 달은 태양계에서 지구와 가장 가깝다. 언뜻 보면 달 뒷면의 탐사가 쉬운 것처럼 보이지만, 굉장히 까다롭다. 달의 자전 주기는 29.5일로 공전 주기와 거의 같다. 지구와 마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 지구에선 항상 달의 한쪽 면만 볼 수 있다.

달 앞면은 비교적 평평하나 뒷면은 분화구, 융기, 산맥 등 지형 변화가 심하다. 그로 인해 달의 기원과 진화는 아직도 풀리지 않았다. 창어 4호가 착륙한 지점은 달에서 가장 오래되고 깊은 분화구다. 그동안 달 뒷면에 착륙하지 못한 이유는 지구와의 통신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통신 문제를 해결하고자 2018년 5월에 췌차오(鵲橋) 위성을 발사했다. 췌차오는 ‘오작교’라는 뜻이다. 이름 그대로 지구에서 45만5000km나 떨어진 달 사이의 헤일로 궤도에 진입했다.

췌차오의 중계 덕분에 창어 4호는 달과 지구 관제소 간의 교신을 원활히 유지하고 있다. 그렇기에 대륙뿐만 아니라 홍콩, 마카오, 해외의 중국계 과학자들조차 “기술적 난제로 미국이 시도하지 못한 일을 중국인이 해냈다”고 찬사를 보냈다. 물론 여기에는 어폐가 있다. 미국과 유럽도 탐사 능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 다만 화성, 토성 등 태양계 행성과 소위성 탐사에 매진하면서, 제2의 지구 찾기에 주력해 왔을 뿐이다.

중국의 반응을 단순히 자화자찬으로만 치부할 수 없다. 실제 중국은 수십 년 동안 자력갱생(自力更生)을 통해 우주굴기(崛起)를 성공했다. 1970년 중국은 첫 인공위성인 둥팡훙(東方紅) 1호를 발사해 세계 5번째의 인공위성 발사국이 됐다. 중국은 우주개발의 핵심인 운반로켓 개발에 전력을 기울여왔다. 그동안 15개 기종의 로켓을 연구·개발 했다. 싣는 위성의 용도와 크기에 따라 소형부터 대형의 액체로켓과 쾌속형 고체로켓을 사용한다.

현재는 창정 8호를 개발 중이다. 창정 8호는 3~4.5톤의 인공위성을 태양동조 궤도로 운반하고, 저(低)지구 궤도 및 지구정지이행 궤도에 쏘아 올릴 수 있다. 2018년 말까지 중국은 창정로켓 시리즈를 290여 차례나 쏘았다. 또한 200여 개의 인공위성을 우주로 보냈다. 현재 운반로켓과 인공위성은 중국항천과학기술그룹(CASC)이 독점 개발한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은 로켓발사 기지도 많다. 간쑤(甘肅)성 주취안(酒泉), 쓰촨(四川)성 시창(西昌), 산시(山西)성 타이위안(太原), 하이난다오(海南島) 원창(文昌) 등 4곳의 기지를 로켓의 목적에 따라 이용한다.

중국의 우주 탐사를 총괄하는 국가항천국(CNSA)의 계획을 보면 더욱 놀랍다. 2018년 11월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에서 열린 항공우주국제포럼에서 그 일단을 밝혔다. 자오젠(趙堅) CNSA 시스템공정부 부부장은 “중국의 첫 화성 탐사 임무를 2020년에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오 부부장은 “2030년에는 소행성 및 목성 탐사 등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성 탐사선은 2021년에 화성에 착륙하는데, 각종 장비를 실은 로봇을 통해 탐사를 하게 된다. 지금까지 화성에 탐사 로봇을 보낸 건 미국이 유일했다.

중국의 탐사 로봇은 현재 달에서 활동 중이다. 창어 4호에서 분리된 위투(玉兔) 2호가 그것이다. 위투는 ‘옥토끼’라는 뜻이다. 위투 2호는 바퀴가 6개 있어 하나가 망가지더라도 계속 갈 수 있다. 최고 속도는 시간당 200m이며, 20도 언덕을 오르고 20cm 높이의 장애물을 넘을 수 있다. 현재 위투 2호는 탑재된 레이더와 파노라마 카메라를 작동시켜 췌차오 위성을 통해 데이터를 전송하고 있다. 다만 달의 낮 시간에는 고온이 극심해 위투 2호는 낮잠 모드에 들어간다. 실제 달 뒷면의 기온은 영하 200도에서 영상 200도를 넘나든다.

1월3일 창어 4호 달 착륙 직후 기뻐하는 베이징 우주항공컨트롤센터 연구진들 ⓒ Xinhua 연합
1월3일 창어 4호 달 착륙 직후 기뻐하는 베이징 우주항공컨트롤센터 연구진들 ⓒ Xinhua 연합

독자적 GPS 구축에 힘 쏟는 까닭

달 착륙 소식에 가렸지만, 중국은 2018년 12월27일부터 베이더우(北斗) 위성항법의 글로벌서비스를 개시했다. 베이더우는 북두칠성에서 이름을 따왔다. 중국이 민간과 군사 영역에서 미국의 GPS 의존을 벗어나기 위해, 2000년부터 추진해 온 독자적인 위성항법시스템이다. 사실 러시아도 글로나스(GLONASS)라는 자체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유럽연합과 일본도 독자 시스템을 가동했다. 그러나 중국 베이더우의 수준에는 훨씬 못 미친다.

베이더우 위치 확인 서비스의 정확도는 전 세계적으로는 10m 이내이고, 아시아태평양에서는 5m 이내다. 이는 베이더우 위성 33대가 여러 궤도에서 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베이더우 3호는 18대, 베이더우 2호는 15대다. 이번에 베이더우 3호를 기본 시스템으로 삼아 서비스 범위를 전 세계로 확대한 것이다. 이전까지는 중국과 아태지역 일부에서만 위치 확인, 내비게이션, 시간 서비스 등을 제공했었다. 

그렇다면 중국이 오랜 시간과 엄청난 돈을 투자해 베이더우를 구축한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날 정밀한 위치, 방향, 시간의 정보는 국가 전체적으로 통신, 교통, 물류, 무기 등의 운용을 좌우한다. 실제 GPS 덕분에 항공기와 선박의 정확한 운항, 긴급 상황의 수색과 구조, 미사일의 유도 타격 등이 가능해졌다. 또한 일상생활에서는 모바일 혁명이 일어났다. 따라서 베이더우 위성항법시스템은 미래 전쟁에서 중국군의 실력을 크게 향상시킬 전망이다. 군사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은 홍콩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베이더우는 인민해방군의 전자전 대처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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