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논란 이어 ‘곰팡이 주스’로 벼랑 끝 몰린 남양유업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19.01.20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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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사태 상흔 가시기도 전 대형 식품사고 터져
변명·늑장대응에 소비자들 분노

남양유업이 벼랑 끝에 몰렸다. 아동용 음료에서 곰팡이가 발견되는 대형 식품사고가 터지면서다. 남양유업은 제품의 판매 중단을 밝히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시선은 한층 차가워졌다. 변명으로 일관하는 태도와 늑장대응이 문제였다. 이로 인해 남양유업은 ‘갑질 사태’로 인한 상흔이 채 가시기도 전 또 다른 대형 암초를 만나게 됐다는 지적이다.

ⓒ 시사저널 고성준
ⓒ 시사저널 고성준

 

변명·늑장대응에 소비자들 분노

남양유업의 ‘곰팡이 주스’ 논란이 처음 불거진 것은 1월14일, 온라인상에 ‘아이꼬야 우리아이주스’ 제품에서 곰팡이가 발견됐다는 글이 올라오면서다. 해당 제품은 친환경용기인 종이캔(카토캔)을 사용한 아동용 주스였다. 사태는 온라인상에서 급속도로 확산됐다. 네티즌들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였다. 문제의 제품이 아동용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랬다. 

남양유업은 1월18일 공식사과문을 통해 고개를 숙이고 제품의 판매를 전면 중단 하겠단 방침을 밝혔다. 그럼에도 사태는 진화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일단 변명으로 일관하는 태도가 소비자들의 불만을 샀다. 남양유업은 제조 과정에서는 어떤 문제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히며, 곰팡이는 유통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추정했다.

이런 가운데 남양유업의 늑장대응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는 평가다. 1월14일 온라인에 글이 올라오기 전에도 다른 소비자들의 비슷한 피해가 남양유업에 접수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그동안 조치를 미뤄오다 온라인에서 논란이 시작되자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번 일로 남양유업의 경영상황은 한층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잖아도 남양유업은 그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왔다. 2013년 대리점주들에 대한 ‘밀어내기식 영업’에서 촉발된 ‘남양유업 사태’ 때문이다. ‘갑의 횡포’ 내지는 ‘갑질’ 문제가 처음으로 사회 이슈화된 것도 바로 이때부터다. 

사태로 인한 불매운동으로 남양유업 매출은 곤두박질쳤다. 2013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적자(174억원)로 전환됐고, 2014년에는 적자폭이 261억원으로 더욱 커졌다. 사태 전년인 2012년 남양유업이 637억원의 영업흑자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매운동의 얼마나 거셌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남양유업 기피 경향은 지금까지 지어지고 있다. 남양유업이 불매운동에 ‘브랜드 숨기기’ 등 편법으로 대응한 점이 소비자들의 불신을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다. 프렌치카페 커피믹스 제품 로고에 스티커를 붙여 남양유업 상품임을 숨기는가 하면, 마트나 편의점 등에 납품하는 자체브랜드(PB) 제품에는 아예 남양 로고를 누락시키는 식이었다. 2014년 론칭한 디저트카페 브랜드 ‘백미당1964’에는 남양의 사명과 로고를 아예 드러내지 않았다.

남양유업 아동용 주스인 '아이꼬야 우리아이 주스' 제품에서 곰팡이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됐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캡쳐)
남양유업 아동용 주스인 '아이꼬야 우리아이 주스' 제품에서 곰팡이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됐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캡쳐)

 

불매운동에 곰팡이 주스까지 ‘설상가상’

남양유업은 사태 이후 계속된 경영난에 재무구조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남양유업은 전체 노동자의 10% 이상을 구조조정하기도 했다. 여기에 저출산 기조로 국내 유제품 시장환경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그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해 중국 진출에 공을 들였지만 사드 악재로 판로가 막혔다.

이런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해 창립 이래 첫 외부출신 최고경영자(CEO)로 리스크관리 전문가인 이정인 전 남양유업 대표를 영입했지만 임기를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사임했다. 이런 가운데 곰팡이 주스 사태까지 불거지면서 남양유업은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린 상태다. 남양유업이 이번 위기를 어떻게 넘길 수 있을지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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