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해방 100주년 2045년, 통일원년 선언하자”
  • 김지영 기자·정리 김민주 인턴기자 (young@sisajounal.com)
  • 승인 2019.01.25 16:00
  • 호수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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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외통위원인 이정현 의원이 밝히는 한반도 정세
“한반도 문제 자주해결 의지는 어느 정권만의 功으로 된 게 아니다”

시사저널은 1월14일과 17일 이틀 동안 이정현 무소속 의원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2017년 1월 새누리당 탈당 후 2년 만에 하는 첫 언론 인터뷰였다. 그래서인지 이 의원은 평소의 그답지 않게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달변인 그가 인터뷰 초반부엔 말을 더듬더듬 했다. 

ⓒ 시사저널 박은숙
ⓒ 시사저널 박은숙

이정현 의원은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국방위원을 지냈다. 현재는 외교통일위원이다. 지난 2년 동안 ‘두문불출’ 하면서도 국방과 외교·안보 분야 현장을 ‘소리 소문 없이’ 두루 살펴봤다. 89개 군부대와 연구소, 무기 생산 현장 등을 둘러봤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지난 1월14일과 17일 인터뷰에서 한반도 정세 등 외교·안보와 관련해 장시간 견해를 피력했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남북문제는 긍정·부정을 단정적으로 평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일촉즉발의 한반도 상황이 변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평화적으로 해결되는 방향은 맞다. 1년 동안 세 번의 두 정상 간 만남이 있었다. 더 많은 접촉과 대화와 협력은 할 수만 있다면 피할 필요가 없다. 아쉬운 점은 민족 운명이 걸린 남북문제를 국민적 공감대 형성 없이 지나치게 독단적이고 비밀주의적이고 너무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국제공조도 위태롭다. 그것은 발전이 아니라 길게 보면 후퇴다. 불신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남북 평화무드는 화해와 협력 의지를 흔들림 없이 유지해 온 현 정부 역할이 큰 것 아닌가.

“그런 면도 분명히 있다고 본다. 하지만 현 정부 사람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있다. 평화통일과 남북관계 개선, 한반도 문제의 자주해결 의지는 어느 정권만의 공(功)으로 된 것이 아니다. 현재의 남북관계는 역대 모든 정권의 노력과 국민의 인내가 만들어낸 결과다. 남북문제는 롤러코스트고 사계절과 같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소위 보수정권에선 남북관계가 교착됐는데.

“대북정책은 봄·여름·가을·겨울처럼 연속이지 봄날만 혹은 겨울 영하 추위만 있는 게 아니다. 현 여권이 보수 야당을 전쟁세력, 평화거부 세력으로 매도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2000여 번의 도발은 북한이 했다. 보수정권들이 한 것이 아니다. 당연히 현 여권을 종북 세력, 친북 세력으로 규정짓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서로를 부정하고 부인하지 말고 긴 호흡으로 정책을 추진했으면 한다.”

북한 비핵화가 그렇게 어려운 문제인가.

“어려운 문제다. 비핵화는 북한의 핵실험 관련 모든 단계의 핵시설, 핵물질, 완성된 핵무기, 고정 및 이동식 발사대 그리고 핵 전문가들에 대한 리스트가 국제사회에 신고돼야 한다. 북한 당국이 정확한 신고를 할 수가 있을까. 만약 허위 신고가 드러났을 때 그  뒷감당이 가능할까. 또 신고 뒤 완전한 폐쇄 파기와 검증까지 순탄하게 진행될 수 있을까. 간단한 일이 아니라고 본다.”

특별히 구상하고 있는 통일 방안이 있는가. 

“지금 지도자든 차기 지도자든 상관없이 남북 지도자가 판문점에서 2045년 혹은 2048년 8월15일을 기해 남북통일을 한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본다. 해방 혹은 건국 100주년이 되는 해다. 그리고 그 8·15로부터 60일 이내에 남북한 자유 동시 투표를 통해 통일한국 지도자를 선출해야 한다. 지금부터 30여 년 남았다. 홍콩을 100년 후 반환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통일 독일 30년 중 동독에서 태어나 동독에서 자란 메르켈 총리가 14년째 집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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