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봉호 “시민의 힘으로 권력 견제해야”
  • 안성모·박성의 기자 (asm@sisajournal.com)
  • 승인 2019.01.30 09:01
  • 호수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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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길을 묻다⑤] 시민운동 개척한 윤리학자 손봉호 기아대책 이사장
“시민사회 출신 정계 진출 반대, 시민운동 권위까지 떨어뜨려”

혼돈의 시대다. 변화의 시대다. 시사저널은 창간 3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길을 묻다’ 특별 기획을 진행하고 있다. 정치·경제·사회·문화·종교 등 각계 원로(元老) 30인을 만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헤쳐 갈 지혜를 구하는 기획이다. 연재 순서는 인터뷰 시점에 따라 정해졌다. ① 조정래 작가 ② 송월주 스님 ③ 조순 전 부총리 ④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⑤ 손봉호 기아대책 이사장 

 “한국 교회, 개신교 역사상 가장 타락했다.” 8년의 세월이 흘렀다. 2011년 2월 시사저널은 한국 교회의 현실을 바라보는 한 교계 원로의 냉혹한 평가를 인터뷰 기사로 보도했다. “교회가 돈을 우상으로 섬기고 있다”며 “개신교 역사상 지금의 한국 교회만큼 타락한 교회는 없었다”는 원로의 날 선 비판은 교계를 넘어 우리 사회에 윤리의식을 되돌아보게 하는 큰 울림이 됐다.

서울대 명예교수이자 고신대 석좌교수인 손봉호 기아대책 이사장(82). 한국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미국에서 신학, 네덜란드에서 철학을 공부한 손 이사장은 대학에서 사회철학과 사회윤리학을 가르친 원로 교육자다. 또 1980년대 중반 공명선거기독교대책위원회를 만든 것을 시작으로, 1987년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1989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발족에 참여해 공동대표를 맡았던 시민사회의 원로이기도 하다.

평생을 교인이자 교육자, 그리고 시민운동가로 살아온 손 이사장을 1월23일 오후 서울 강남에 위치한 밀알학교에서 다시 만났다. 고희(古稀)를 훌쩍 지나 산수(傘壽)를 넘긴 원로의 목소리는 8년 전과 다름없이 탄탄했다. 손 이사장은 1시간20분가량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대한민국의 현실을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 시사저널 임준선
ⓒ 시사저널 임준선

문재인 정부가 출범 3년 차로 접어들었습니다. 현 정부의 국정운영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경제는 잘 모르는 분야인데 많이들 어렵다고 하네요. 북한과의 관계는 아주 획기적인 성취를 했다고 평가합니다. 복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쏟는 데 찬성을 합니다. 빈부격차를 줄이겠다고 애쓰는데 결과가 좋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목적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정치는 결과도 좋아야 하죠. 이상도 좋고 목적도 좋고 한데 결과가 목표한 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우선 남북관계가 이전 정권과 다르게 진전한 데 대한 평가가 좋으시네요.

“(북한이) 핵문제를 일으키고 미사일을 발사하는데, 이것이 중단된 것만 해도 엄청난 성취라고 봅니다. 교착 상태에 빠진 건 미국이 자국의 이익과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성취를 이루려는 게 작동한 것이죠. 북한은 상당히 불안한 것 같습니다. 안전이 보장되는 게 절실한 문제겠죠. 이 두 가지가 맞아 들어가지 않아서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봅니다. 우리 입장에선 휴전선의 (일부) 초소들이 없어졌다는 사실만으로도 긴장 관계가 줄어드는 이익을 가져온 것이죠. 다만 혹자의 걱정처럼 이 상태를 이용해서 북한이 더 많은 핵무기를 만들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있습니다. 지금의 상태가 부정적일 수 있겠지만 난 그렇게 생각을 안 합니다. 한국 입장에서는 엄청난 성취라고 봅니다.”

손 이사장은 자신을 ‘햇볕정책 찬성론자’라고 말해 왔다. 굶고 있는 북한 주민에게 식량을 나눠줘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다만 북한 주민의 인권에 대한 우려 역시 바뀌지 않았다고 한다. 손 이사장은 “이 두 가지를 늘 주장했더니 보수에서는 식량을 제공해야 한다고 해서 (나보고) 진보라 하고, 진보에서는 인권을 비판하니까 보수라 했다. 난 어느 쪽도 아니다. 두 가지 다 주장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

보수진영에서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북한 정권의 힘만 키운다고 비판을 합니다.

“북한이 개방된다면 북한 정권이 지금 상태를 유지하기 어려울 겁니다. 개방이라는 게 자유로운 왕래만을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인권이 향상되고 생활수준이 높아지는 걸 전제로 한 것이죠. 어느 정도 인권이 존중된다면 어느 정권인들 문제 될 게 없다고 봅니다. 만약 김정은 위원장이 상당할 정도로 주민들의 인권을 존중하고 허용하면, 이 정권이 없어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무슨 정권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주민들이 인권을 누릴 수 있는 정권이냐가 중요한 것이죠.”

손 이사장은 북한이 정치적으로 상당히 위급한 상황이라고 봤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돈줄이 끊겨 식량 사정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에 이 상태로는 체제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북한이 단순히 시간을 끌어서 핵무기를 더 만들 거라는 우려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북한이 이런 상황을 이용해 남침을 하고 적화통일을 한다? 손 이사장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수진영의 주장과 사뭇 거리가 있다. 그렇다면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할까. 질문은 자연스럽게 경제문제로 이어졌다.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소득주도성장이 어떤 건지 상세히 알지는 못합니다. 다만 정부가 원하는 것은 빈부격차를 줄이자는 것 아닌가요. 그 자체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빈부격차가 너무 심각하니까요. 문제는 어떤 수단을 사용하느냐죠. 예를 들어 최저임금을 올리고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은 해야 할 일입니다. 그 결과 근로자들의 생활수준을 높이고 빈부격차를 줄이면 좋은데, 오히려 실업자가 늘어나는 등 상황이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정치라는 건 핑계를 대면 안 됩니다.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죠.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안 됐다는 건 옳지 않습니다.”

손 이사장은 ‘정치는 결과도 옳아야 한다’는 정치윤리를 설명하면서 ‘대통령이 막강한 권한을 가진 나라’에서는 더 그렇다고 강조했다. 이는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의 필요성으로 이어진다. 손 이사장은 “권력이 집중되면 예외 없이 부패한다. 독재자가 망한 이유는 권력이 분산되지 않아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이 비극적인 상황을 맞은 것은 대통령의 잘못도 있지만 더 큰 책임은 헌법에 있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대통령제에서 내각책임제로 바뀌어야 한다는 게 손 이사장의 생각이다. 

대통령의 권한이 막강해서 개헌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씀이시죠.

“그렇습니다. 권한이 크다 보면 본인도 남용의 유혹을 받지만, 주위 사람들이 그 권한을 이용해 이익을 보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권한을 가진 사람을 못 살게 굽니다. 대통령 자신은 사명감도 있고 명예도 있고 잘했을 때 칭찬도 있지만 대통령 돕는 사람들은 무슨 보상이 있습니까. 그러니까 이권 같은 다른 보상을 요구하게 되죠. 대통령이 막강한 권한을 안 가져야 이런 요구를 못 하게 됩니다.”

내각책임제가 되면 대통령 권한은 줄겠지만 결과적으로 정당권력이 나눠먹기를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국민 여론도 내각책임제보다는 대통령제를 아직 더 선호하는 걸로 나옵니다.

“내각책임제가 되면 권력 교체가 더 쉬워집니다. 국민들이 더 쉽게 제재를 가할 기회가 생기는 거죠. 민주주의에서 정권 교체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요즘 적폐청산을 하는데, 다음 정권도 이 정권의 잘못을 캐물어야 합니다. 그게 계속돼야 나쁜 짓을 안 하게 되죠. 자꾸 정치보복이라며 이런 거 하면 안 된다고 하는 데 동의하지 않습니다. 전 정권의 잘못은 그다음 정권이 파헤쳐야 합니다. 내각책임제는 이런 일을 수시로 할 수 있습니다.”

2003년 7월29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정신지체장애인 재활시설 ‘소망의 집’에서 가진 ‘유명 인사들과 함께하는 자원봉사’ 행사에 참가한 손봉호 서울대 교수(오른쪽)가 정신지체장애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 연합뉴스
2003년 7월29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정신지체장애인 재활시설 ‘소망의 집’에서 가진 ‘유명 인사들과 함께하는 자원봉사’ 행사에 참가한 손봉호 서울대 교수(오른쪽)가 정신지체장애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 연합뉴스

적폐청산 말씀을 하셨는데 일각에서는 피로감 얘기도 나옵니다.

“국민들에게 정치보복이라는 느낌을 주는 건 이 정부에 좋지 않습니다. 국민이 봤을 때 벌 받을 만하다고 할 때 스톱을 해야지 너무 질질 끌면 정치보복이라는 얘기가 나오게 되죠. 그래서 가끔 정치보복이 아니구나 하는 제스처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현 정권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이 잘못을 저지르면 더 엄벌에 처해서 편파적이 아니라는 인상을 줘야 합니다. 그리고 이전 정권에서 일했던 사람 중에서도 유능하면 과감히 기용해야 오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을 높이 평가하는 지점이 이 부분입니다. 너그럽게 인재를 기용했으니까요.”

손 이사장은 역대 대통령 중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가장 정치를 잘한 대통령’으로 꼽았다. 특히 인사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 김 전 대통령처럼 인사에 있어 골고루 사람을 기용한 대통령이 없다는 것이다. 손 이사장은 “내가 경상도 사람인데 이런 점에서 (김 전 대통이)상대적으로 가장 좋은 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다음으로 문민정부 시대를 연 김영삼 전 대통령이 “비교적 괜찮았다”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손 이사장은 “성공한 대통령이라 생각 안 한다”고 했다. 그 이유는 명료했다. 부패를 줄이는 데 실패했고, 오히려 두 정권 때 부패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권력의 부패를 막는 데는 시민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국 사회에 시민운동의 물길을 열었던 손 이사장은 현재 시민운동이 굉장히 약해졌다고 우려했다. 노조를 비롯한 이익단체들의 목소리만 커졌고, 시민 전체를 대표하는 목소리가 너무 약해졌다는 것이다. 그 이유 중 하나로 시민사회 인사들의 정치권 진출을 꼽았다. 손 이사장은 “시민운동 하는 사람들이 정치 쪽으로 들어가는 데 대해 계속 반대해 왔다. 정치하려고 시민운동 한 것 아니냐는 욕을 먹게 되면 시민운동의 권위까지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현 정권에서도 시민사회 인사들이 등용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핑계는 있죠. 그래도 공익을 위해 활동한 사람들 아니냐는 겁니다. 그런 면이 없는 것도 아니죠. 시민운동 안 한 이들보다 나을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시민사회 출신들은 다르다는 얘기를 들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권위를 잃어버리는 겁니다.”

여전히 시민운동의 역할은 중요하지 않나요.

“그렇습니다. 시민운동은 민주주의의 꽃입니다. 이익단체나 정치인들은 자신의 이해관계가 있는데 시민운동은 본래 이해관계가 없어야 합니다. 오직 시민의 이익을 위해 견제와 비판을 해야 합니다. 돈도 받지 않고 법적 보장도 없이 순수하게 시민의 힘으로만 권력을 비판하고 견제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뭘까. 손 이사장은 ‘다른 사람을 해롭게 하지 않아야 한다’는 윤리 운동을 강조했다. 윤리는 복잡하지 않다. 속이지 말아야 하고 억울하게 만들지 말아야 한다. 결국 ‘정직’과 ‘공정’이 윤리다. 손 이사장은 “이렇게만 되면 통합도 제대로 이룰 수 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하루아침에 되지는 않을 겁니다. 우선 제도적으로 남을 속이고 억울하게 만들면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도록 해야겠죠.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좋은 제도는 좋은 윤리를 만듭니다. 특히 지도층이 정직해야 합니다. 밈(Meme)이라는 용어가 있는데, 마치 생물체의 유전자처럼 사회의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것이죠. 밈은 모방한다는 말에서 나왔습니다.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들이 좋은 본보기를 보여야 사람들이 이를 모방해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죠. 정치인, 교육자, 예술가, 연예인 등이 좋은 모범을 보여야 하고, 특히 종교가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나쁜 밈을 만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게 사실 절망적입니다.”

쓴소리가 쏟아졌다. 세상 사람들이 다 좋아하면서도 별로 고귀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돈·명예·권력·쾌락 같은 걸 초월하는 가치를 사회에 심어주는 게 종교인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종교가 세상을 그대로 닮아가며 타락하는 상황. 특히 교회가 대형화하는 데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작은 돈에는 양심을 속이지 않지만 돈이 커지면 유혹을 받게 되듯, 교회가 커진다는 자체가 잘못된 길로 들어선 것이라는 설명이다. 

부(富)를 향한 갈망. 과거와 비교해 우리 사회는 분명 경제적으로 나아졌다. 하지만 행복하지는 않다. 부와 행복의 크기가 비례하지 않는다. 한국은 행복지수에 있어 여전히 후진국이다. 손 이사장은 “행복지수가 낮은 이유는 사람이 사람을 괴롭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행복하려면 뭐가 필요할까요.

“무엇이 우리의 삶을 결정하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옛날에는 자연이었죠. 어릴 때는 우물물을 퍼다 먹었습니다. 누군가가 방해하거나 혹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았죠. 지금은 어떤가요. 수돗물을 먹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관계해야 물을 먹을 수 있죠. 행복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에는 자연에 의해 지배됐다면 이제는 다른 사람이 우리의 행복을 결정하죠. 그래서 인간관계가 나쁘면 돈을 아무리 가져도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돈만 있으면 행복하다고 착각하지만, 다른 사람이 날 괴롭힌다면 돈이 있다고 행복할까요. 그래서 윤리운동을 하는 것이죠. 다른 사람 해롭게 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나부터 남을 괴롭히지 말아야 행복할 수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렇죠. 다른 사람을 해롭게 하면서 나만 해롭게 하지 않길 바라는 건 현실적이지 않죠. 내 차는 끼어들어도 다른 차는 안 된다는 생각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 되지 않죠. 나부터 실천해야 다른 사람으로 확산이 되고 모두가 행복해집니다. 안 그러면 서로를 불행하게 만들 뿐입니다. 이게 앞서 말한 밈이죠.”

인터뷰 말미 이제 일상 용어가 된 ‘100세 시대’에 아름다운 노년을 보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물었다. 손 이사장은 “노망을 안 해야 한다”며 웃음을 보였다. 병적 노망이 아닌 노욕을 부리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였다. 늙어보면 무슨 말인지 안다고 했다. 젊을 때는 뭘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나중에 하지’가 되지만, 나이가 들면 ‘이게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비합리적인 주장을 하고 비합리적인 시도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자신의 한계를 알고 내 생각이 절대적이지 않다, 걱정할 수는 있지만 주인 행세는 안 된다, 이제는 내 세상이 아니다, 그러면서 욕심을 줄여야죠. 늘 얘기하는 게 ‘고장 난 차 이론’입니다. 고장 난 차는 자신도 못 가고 뒤차도 못 가게 막습니다. 걱정하는 게 내가 딱 자리를 차지해서 나보다 훌륭한 사람이 일을 못하게 하는 건 아닌가 하는 겁니다. 다른 사람의 기회를 뺏는 게 아닌가 신경을 많이 쓰죠. 내가 나 자신을 모를 수 있으니 늘 주변에 묻습니다. 내가 고장 난 차인지 솔직히 말해 달라고. 여전히 잘 나가는 차인 줄 착각을 하면 아주 우스워집니다. 고장 난 차라고 말하는 건 실례가 아니라고, 오히려 도와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노인들에게 얘기합니다 고장 난 차가 되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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