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앉아 있거나 술만 마셔도 '치질' 위험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9.01.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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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량 늘리고, 물 많이 마시고, 적당히 몸 움직이는 게 예방법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그 고통을 모른다는 치질. 치질은 치핵, 치루, 치열 등 항문에 생기는 모든 질환을 의미한다. 이들은 모두 항문에 생긴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생기는 기전이나 증상은 다르다. 일반적으로 치질이라고 부르는 것은 대부분 치핵이다. 

치핵의 주요 증상은 항문 돌출과 배변 출혈이다. 항문 돌출이란 배변 중에 덩어리 같은 것이 밀려 나오는 증상을 말한다. 심하면 배변 중이 아닌 평상시에도 나오기도 한다. 여기서 덩어리란 혈관 뭉치다. 원래는 항문 안쪽에서 항문을 닫아 변이나 가스가 새지 않도록 하는 스펀지 같은 역할을 한다. 

혈관 뭉치이므로 쉽게 피가 나오는데, 색은 선홍색이고 때로는 물총으로 쏘듯이 나오기도 한다. 대체로 통증은 없다. 간혹 피가 굳어 콩알처럼 만져지는 경우(혈전성 치핵)가 있는데, 이때는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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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핵의 원인은 무엇일까. 기본적인 원인은 중력이다. 중력이 아래로 쏠리므로 항문 안쪽에 있던 혈관 뭉치가 바깥쪽으로 나가려는 힘을 받는다. 게다가 변비가 있거나 혹은 습관적으로 배변 중에 힘을 많이 주면 혈관 뭉치가 더 큰 힘을 받는다. 배변을 너무 자주 하거나 배변 시간이 너무 긴 경우도 마찬가지다. 

밀어내는 힘이 크지 않더라도 혈관 뭉치가 커져도 쉽게 밀려 나올 수 있다. 술 마신 후가 대표적인 예다. 알코올이 혈관을 확장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앉아서 일하는 사람에게서 혈류가 정체되면서 치핵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활동량이 줄어들고, 두껍고 꽉 끼는 옷을 입는 경우가 많아 치핵이 생기기 좋은 시기다. 

치핵을 예방하려면 이런 유발요인들을 피하는 것이 우선이다. 가장 신경 쓸 점은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조심하는 일이다. 육류보다는 채소나 과일과 같이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먹고, 갈증이 없더라도 물을 수시로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물은 첨가물이 들어있는 각종 음료보다 생수가 낫다. 

성무경 건국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배변 중에는 과도한 힘주기를 피하고, 배변은 하루에 한 번만, 배변 시간도 3분을 넘기지 않는다면 금상첨화다. 직업적으로 장시간 앉아 있어야 한다면 중간에 한 번씩 일어나 적당히 몸을 움직이는 게 좋다. 술은 어떤 경우에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치핵으로 일상생활에 불편할 정도라면 병원을 방문하는 게 이롭다. 우선 연고나 좌제와 같은 국소용 약이나 먹는 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약물 사용 1~2주일 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수술을 고려하는 게 좋다. 

성 교수는 "수술 후 통증이 심할 것으로 생각하고 수술 자체를 피하는 사람이 많다. 예민한 항문에 수술 상처가 생기므로 어느 정도의 통증은 있다. 그러나 통증을 관리하면 그 정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진통제를 사용하고, 배변을 쉽게 하는 약을 사용하며, 적절한 온수 좌욕을 하면 좋다"며 "또 요즘은 수술 부위를 항문 안쪽에 만드는 수술법(원형문합기 치핵고정술)이 고안돼 수술 후 통증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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