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딜'로 합의점 찾아가는 北‧美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9.02.0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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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특별대표 미 스탠포드대 강연 내용 분석
주요 핵시설 검증, 종전선언 카드 교환 검토

“시간만이 북한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말해 줄 것이다. 전임 행정부(오바마 정부)와의 끝은 끔찍했고 나쁜 일이 생기려 했을지 몰라도 이젠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나는 곧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을 보길 희망한다. 진행과정 자체가 완전히 다를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월30일(현지 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이렇게 글을 올리며 2차 북‧미 회담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튿날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들의 질문에 “북한과 엄청난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와 날짜를 다음 주(2월 첫째주)께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2018년 6월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에서 바라본 프레스센터. 프레스센터 앞 전광판에 북미 정상회담이 생중계되고 있다. ⓒ시사저널
2018년 6월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에서 바라본 프레스센터. 프레스센터 앞 전광판에 북미 정상회담이 생중계되고 있다. ⓒ시사저널

이로써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초읽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외교가에서는 회담 장소로 베트남의 휴양지인 다낭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회담 개최일은 2월26~27일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2월 첫째주 회담장소, 일정 밝히겠다"

2차 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대북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도 관심이다. 그런 점에서 1월31일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스탠포드대 연설은 의미가 있다. 이날 강연은 스탠퍼드대 월터 쇼렌스틴 아‧태 연구센터(Walter H Shorenstein Asia-Pacific Research Center‧소장 신기욱) 주최로 이뤄졌다. 이날 강연에서 비건 특별대표는 “‘FFVD(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라는 미국의 비핵화 기본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에 대한 약속이 이행되면 한반도 평화와 제재 해제라는 새로운 기회가 생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최근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미묘한 변화가 있음을 암시하는 발언도 했다. 우선 그는 “지난해 10월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방북했을 때 김정은이 북한의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 시설 해체와 폐기를 약속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기술 검증 대상을 ‘영변 핵시설을 넘어선(beyond Yongbyon) 복합단지’라고 규정했다.

이에 대한 상응 조치는 다음번 실무회담에서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로 보이는 카운터파트(Counterpart)와 논의할 거라고 밝혔다. 비건 대표는 북한측 대표인 김혁철 전 대사와의 회담을 “생산적이며 결과에 집중된 토론”이었다면서 “가까운 장래에 싱가포르 합의서 내용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2차 회담에서 종전선언 논의 될 듯

비건 특별대표는 비핵화의 조건과 함께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경제가 발전하도록 지원해주는 강력한 비전을 김정은에게 설명했다”면서 “여기서 말하는 북한의 밝은 미래는 대외무역, 교역 등”이라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018년 10월30일  오후 청와대 본관 주변 정원을 산책하며 대화하고 있다 ⓒ시사저널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018년 10월30일 오후 청와대 본관 주변 정원을 산책하며 대화하고 있다 ⓒ시사저널

그동안 미국은 일괄타결 방식을 희망해왔다. 하지만 현실적인 벽에 부딪치자 방향을 바꾼 모습이다. 이날 비건 특별대표가 “싱가포르 합의 사항은 동시적·병행적으로 진전시켜야 한다”며 “우리는 양측의 신뢰 구축에 도움이 될 많은 행동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미국의 행동은 '종전선언'일 가능성이 높다. 비건 특별대표는 “한반도는 70년 이상 전쟁 상태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선제 침공이나 체제 전복과 같은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결국 다음 회담에서 북‧미 양측은 영변 등 복합 핵시설에 대한 해체 및 검증과 종전선언‧체제인정을 맞바꾸는 방안을 놓고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핵 신고서 제출 시기도 지금 당장이 아닌 '언젠가'라고 말해 기존 입장보다 한발짝 물러난 모습이었다.

스티브 비건 "트럼프, 선제 침공체제 전복 하지 않을 것" 

연설 후에는 북한 문제 전문가이자 스탠포드대 국제 안보 협력 센터 방문 교수인 로버트 칼린(Robert Carlin)과 대담이 이어졌다. “지금의 대북 협상이 미국의 동맹과 안보에 부합하는가”라는 칼린 교수의 질문에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 싱가포르 회담 결과는 전체적으로 미흡했다. 전체적으로 준비가 부족했고, 합의서에 대한 세부 사항을 검토하는 것도 충분치 못했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대북 정책의 큰 흐름을 △북미 관계 개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북한 비핵화 △한국전쟁 중 사망한 미군 유해 송환 등 4가지로 요약해 설명했다.

'비핵화 개념에 대해 미국과 북한의 생각이 같은가'라는 신기욱 소장의 질문에 비건 특별대표는 “국제법의 요구에 맞도록 북한이 대량 살상 무기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면서 “또한 여기에는 무기의 생산은 물론 운송 수단 즉,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포함한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철수와 관련해서는 “이는 결코 회담에서 논의된 적이 없으며 미군 철수는 한미 양국이 모두 합의해야 가능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비건 대표는 판문점에서 북한과 실무협상을 하기 위해 2월3일 내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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