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가’ 대신 ‘어머니 본가’…설날 성평등 호칭 어때요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19.02.0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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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여성재단, ‘서울시 성 평등 생활사전’ 설 특집 발표

“외가는 어머니 본가로, 집사람은 배우자로.”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설 연휴를 맞아 명절에 흔히 겪는 성차별 언어 호칭 7건과 쓰지 말아야 할 속담·관용표현을 발표했다. 재단은 이를 지난해 시민이 지적했던 성차별 언어 중 가족 호칭 등 총 522건을 별도로 모아 국어·여성계 전문가 자문을 통해 선정했다.

설 연휴를 맞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명절 음식 준비를 위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설 연휴를 맞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명절 음식 준비를 위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재단은 우선 집사람·안사람·바깥사람을 ‘배우자’로, 외조·내조는 ‘배우자의 지원·도움’으로 바꾸는 안을 제안했다. 이들 표현이 남성은 집 밖에서 일하고, 여성은 집안에서 일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비롯됐다는 게 이유다. 같은 맥락에서 ‘살림살이를 꾸려가는 안주인’이라는 의미의 ‘주부’는 ‘살림꾼’으로 바꾸고, 이를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쓸 수 있게 하자고 제안했다.

친가와 외가는 ‘아버지 본가’와 ‘어머니 본가’라고 바꿔 부르자고 제안했다. 친가와 외가는 모두 둘 다 가족을 뜻하지만, 단어 의미로만 보면 친가에는 친(親)하다는 의미가, 외가에는 바깥(外)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아버지 혈통을 더 중시했던 가부장제의 뉘앙스가 남아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처가와 시가를 구분하는 호칭인 장인·장모·시아버지·시어머니는 어머님과 아버님으로 통일하자는 안이 제시됐다. 이외에도 남편과 함께 죽어야 할 것을 아직 죽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미망인(未亡人)을 쓰지 말고 대신 사망한 남편의 이름을 사용해 ‘故(고) ○○○의 배우자’로 써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또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라는 뜻의 미혼모(未婚母)는 주체적으로 아이를 키운다는 의미가 담긴 ‘비혼모(非婚母)’로 순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재단은 성차별적인 속담과 관용 표현 ‘톱 7’도 선정했다.

1위는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가 차지했고, ‘남자는 돈, 여자는 얼굴’ ‘남자는 일생에서 세 번만 울어야 한다’가 뒤를 이었다. ‘사내대장부가 부엌에 들어가면 OO가 떨어진다’ ‘미운 며느리 제삿날 병난다’ ‘사위는 백년지객(백년손님)’ ‘여자 팔자는 뒤웅박 팔자’ 등도 선정됐다.

재단은 시민들이 제안한 다양한 성평등 명절 방문법도 소개했다. 명절 기간 동안 시가를 먼저 방문하는 관행을 바꿔, 설에는 시가를 갔다 처가를 가고 추석에는 처가를 갔다 시가를 가는 방법과 설에는 시가를 추석에는 처가를 방문하는 방법 등이 소개됐다.

강경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시민들이 명절에 겪는 성차별적 언어와 행동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해 이번 설 명절부터는 실생활에 바로 적용 가능한 성평등한 명절팁을 제시하게 됐다”며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언어와 행동 대신 성평등한 언어와 행동으로 가족·친지와 함께 즐거운 설 명절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재단은 11일까지 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설 명절 기간 ‘내가 겪은 성평등 명절’에 대한 시민 의견을 조사한다. 참여자 중 200명을 추첨으로 선정해 5000원 상당의 모바일 기프티콘을 증정한다. 아울러 이번 설 연휴 동안 가족들이 사다리 게임으로 집안일을 나누는 모습을 인증하면 50명을 추첨해 5000원 상당의 기프트콘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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