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앞으로 헤쳐모여" 한국당 당권주자들 '태극기 부대' 구애
  • 조해수 기자 (chs900@sisajournal.com)
  • 승인 2019.02.0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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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홍준표, 오세훈 등 빅3 “태극기 부대와 함께 가야한다”
김진태 의원, 태극기 부대서 ‘아이돌’급 인기
태극기 부대 “위장 우익 끌어내리고 정통 보수 세우겠다”

2월27일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전당대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이른바 ‘태극기 부대’ 주가가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이른바 ‘빅3’ 모두 태극기 부대와 함께 할 뜻을 분명히 했다.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진태 의원의 경우 태극기 부대의 ‘아이돌’로 통하고 있다. 이를 두고 여당은 “한국당의 ‘태극기 구애’는 조직적인 국정농단과 헌정파괴에 맞서 일어섰던 민심이 탄생시킨 촛불혁명과 문재인 정부를 부정하는 것”이라면서 “촛불정부를 향한 투쟁선언은 국민을 향한 투쟁선언이며, 촛불정부를 부정하는 것은 국민을 부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2.27 한국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태극기 부대의 주가가 높아지고 있다.ⓒ연합뉴스
2.27 한국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태극기 부대의 주가가 높아지고 있다.ⓒ연합뉴스

“태극기 부대, 우리나라 위해 헌신한 분들”

황 전 총리는 지난 1월29일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태극기 세력이라고 하는 분들도 그동안 정말 우리나라를 지금 여기에 이르도록 헌신하고 봉사하신 귀한 분들”이라며 “그런(태극기 세력) 분들과 함께 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태극기 세력과) 얘기하고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길을 만들겠다. 그런 원칙 하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태극기 부대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한 ‘친박’ 단체 등을 말한다. 태극기 부대는 선거에서 보수 후보를 찍는 콘크리트 지지층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당으로선 ‘도로 친박’이라는 오명을 안고서라도 태극기 부대와 함께 가야만 하는 상황이다.

태극기 부대는 2.27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난해 9월부터 한국당 책임당원으로 대거 가입하는 등 현실정치 세력화에 힘을 쏟아 왔다. 지난해 9월 태극기 부대의 단체 SNS를 통해 “태극기집회 세력이 떼거리로 자유한국당 책임당원이 돼, 우익의 정체성이 확실한 당대표를 뽑자”는 글이 급속도로 퍼졌다. 이 글을 보면 “국가의 주인이 국민이듯, 당은 책임당원이 주인이다. 주인이 주인 노릇을 못하니, 위장 우익들이 주인 행세를 하는 것”이라면서 “위장 우익들을 끌어내리고 우익의 정체성이 확실한 고영주, 김문수, 김진태, 황교안 등이 당권을 쥘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태극기 부대와 인연이 없었던 홍 전 대표는 발언 강도를 높이고 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2월4일 페이스북을 통해 “태극기 세력의 장외투쟁을 이제 우리당이 앞장서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제일 먼저 이명박, 박근혜 두 분의 전직 대통령 석방운동을 장외투쟁으로 전국적으로 시작해야 한다“면서 ”태극기의 장외투쟁은 언론에서 외면했지만, 제1 야당의 장외투쟁은 언론이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전 시장 역시 “태극기 부대를 아우를 수 있어야만 진정한 보수 대통합”이라고 강조했다. 오 전 시장은 “태극기 부대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처벌이 정치적 탄압이라는 생각에 모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정기적으로 장기간 계속되다 보니 문재인 정부의 실정, 경제적 어려움, 외교·안보정책의 무능과 같은 것들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전달하고 싶다는 욕구에 참여하시는 분의 숫자가 늘기 시작했다”면서 “태극기 부대의 패러다임이 굉장히 넓다. 한국당의 집권 가능성이 커지면 태극기 부대 내에서 흡수될 수 있는 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진태 광화문 대첩 포스터
김진태 광화문 대첩 포스터

태극기 부대 “김진태 의원 지지”

태극기 부대는 김진태 의원을 열성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1월23일 국회 본청 계단에서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는데, 이 자리에 태극기 부대가 자리를 메웠다. 지난해 9월엔 태극기 부대 SNS를 통해 ‘김진태 의원의 간곡한 부탁~구국의 길’이라는 글이 전파됐다. 이 글에 따르면 “내(김 의원)가 당대표가 되지 않으면 야당은 망한다. 나를 밀어줄 책임당원 3만명 구축이 목표다. 9월 안에 가입하고 10, 11, 12월 3번만 당비를 내면 내년 2월 당대표 투표를 할 수 있다. 도와달라”면서 “당대표가 되면 삼일절, 광복절에 의원들을 대한문에 집결 시킬 거다. 대표니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설 연휴가 시작된 2월2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김진태 광화문 대첩’이라는 지지자 대회를 열었다. 이 대회에 핵심적으로 참여한 세력 역시 태극기 부대다. 태극기 부대 중의 하나인 ‘일파만파애국자연합’는 SNS를 통해 김 의원지지 모임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올렸다. 이에 따르면, 전국 각 지역에 왕복 전세버스를 제공했는데 김 의원의 지역구인 강원 춘천을 시작으로 속초, 양양, 고성, 경기 동부, 대전, 세종, 태안 서산, 대구, 구미, 안동, 영주, 상주, 김천, 영덕, 울진, 의성, 영천, 부산, 마산, 진해, 통영, 함안, 창녕, 울산 등에서 참석했다.

민중홍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 사무총장은 “황 전 총리가 친박이라고는 하지만, 탄핵 국면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의문이다. 황 전 총리 역시 방관자에 지나지 않았다. 황 전 총리도 믿을 수 없다”면서 “김진태 의원의 경우 태극기집회와 항상 뜻을 같이 해 왔다. 태극기집회가 자유한국당 내에 있는 정치인을 지지한다면, 그것은 김진태 의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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