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 악재에 흔들리는 ‘혁신 전도사’ 박윤식 한화손보 사장
  • 이석 기자 (ls@sisajournal.com)
  • 승인 2019.02.20 13:00
  • 호수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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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손보 영업이익 1년 만에 44.1% 하락
같은 기간 소폭 하락했거나 오히려 상승한 경쟁사와 비교

정확히 1년 전의 일이다. 실적 발표를 앞둔 한화손해보험은 잔칫집 분위기였다. 연결 기준으로 매출 6조9318억원, 영업이익 1975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주가 역시 8000원대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덕분에 박윤식 대표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고, 역대 CEO 중 처음으로 3연임에도 성공했다. 이전 CEO 3명이 임기도 채우지 못하고 쫓기듯 사임했던 것과 비교됐다. 언론에서는 박 사장을 ‘혁신 전도사’로 치켜세웠다. 그럴 만도 했다. 박 사장은 2013년 6월 한화손보 대표에 취임했다. 회사가 만성 적자에 시달릴 때였다. 박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혁신위원회를 신설했다. 200여 가지 혁신 과제를 만들어 하나씩 해결해 나갔다. 그 결과 박 사장 취임 이듬해인 2014년 한화손보는 적자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2015년에는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를 넘어섰고, 2017년에는 197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18년에는 ‘마의 2000억원대’를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했다. 

2013년 6월 박윤식 사장(원 안) 취임 이후 고성장을 거듭했던 한화손보는 영업이익이 2018년 40%대 급감하는 등 악재를 맞았다. ⓒ 시사저널 박은숙·뉴스1
2013년 6월 박윤식 사장(원 안) 취임 이후 고성장을 거듭했던 한화손보는 영업이익이 2018년 40%대 급감하는 등 악재를 맞았다. ⓒ 시사저널 박은숙·뉴스1

한화손보 최초 3연임 성공한 박윤식 사장

하지만 지난해 초부터 한화손보의 성장세가 주춤해졌다. 한화손보는 1월22일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대규모 법인 15%) 이상 변경’ 공시를 통해 2018년 영업이익 추정액을 1104억원이라고 밝혔다. 전년과 비교해 44.1%나 하락한 규모여서 충격파가 컸다. 당장 주가가 요동쳤다. 최근 1년간 한화손보의 주가는 8120원에서 5380원(2월13일 종가 기준)으로 33.7%나 쪼그라졌다. 최근 5년간 남의 일 같았던 실적 하락에 대한 우려가 수면 위로 부상했다.

한화손보 측은 “지난해 실적 하락은 손보업계의 공통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크게 증가하면서 손보업계의 실적이 동반 하락했다. 특히 중형 보험사의 경우 그 피해가 컸다”며 “특정 회사의 문제라기보다 시장 전체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화손보와 함께 중형 보험사로 꼽히는 메리츠화재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가 5136억원에서 3127억원으로 39.1%나 감소했다. 하지만 메리츠화재의 경우 2017년 영업이익이 63.4% 증가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영업이익이 39.1% 감소해도, 2015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40%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 45.9% 성장했다가 이듬해 44.1% 하락하다 보니, 2015년 수준 이하로 영업이익이 곤두박질한 한화손보와 비교되고 있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나머지 손보업체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가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거나 오히려 상승했다. 이 같은 상황은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시사저널이 비상장사인 KB손보를 제외한 나머지 5개 주요 손보업체(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의 최근 1년간 주가를 분석한 결과, 4개 업체 모두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상승했다. 2월 고점 대비 40% 가까이 주가가 하락한 곳은 한화손보가 유일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박윤식 사장을 포함한 주요 임원이 지난해 책임경영 차원에서 10만 주 넘게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가를 떠받쳤지만, 한화손보의 주가 하락을 막지는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화손보는 그룹의 자체 경영평가에서도 C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낮은 경영평가로 인해 성과급을 받지 못한 직원들의 불만이 커졌고, 불똥은 박윤식 사장의 책임론으로 번졌다. 직장인 익명 게시판인 ‘블라인드’에는 현재 박 사장의 책임을 언급하는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박 사장이 2013년 취임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한화손보는 2009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누나 김영혜씨가 대주주로 있던 제일화재와의 합병을 통해 탄생했다. 두 회사가 합병했지만 좀처럼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으면서 시장 점유율 역시 제자리걸음을 했다. 오히려 기존의 한화손보와 제일화재 출신들 간 알력 다툼으로 인해 회사는 몸살을 앓아야 했다.

박 사장 취임 초기 탄생해 복수 노조 간 갈등을 벌이고 있는 제2노조 역시 그 결과물이라고 내부에서는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불거진 각종 악재는 분명 박 사장에게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게 회사 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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