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육아휴직자 2만 시대…“‘신청=사직’ 안 되도록”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02.1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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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22년까지 40% 증대 계획
男 육아휴직자는 여전히 극소수…“법적으로 강제해야” 주장도

남성 육아휴직자가 곧 2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포용국가' 추진 정책의 핵심으로 남성 육아휴직자 증가를 꼽고 있다. 그러나 아직 육아휴직은 꿈도 못 꾸는 아빠들이 많다. 가야할 길이 멀다.  

정부는 2022년까지 남성 육아휴직자와 '두 번째 육아휴직자(부부가 번갈아 육아휴직하는 경우 나중에 하는 사람)'를 현재보다 40% 늘리기로 했다. 2월19일 '포용국가 사회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다. 

지난해 10월3일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 아빠 품에 안긴 아이가 풍선 인형을 받으려 하는 모습.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 ⓒ 연합뉴스
지난해 10월3일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 아빠 품에 안긴 아이가 풍선 인형을 받으려 하는 모습.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 ⓒ 연합뉴스

 

남성 육아휴직자 증대, 포용국가 추진 핵심

정부는 지난해 기준 각각 1만7662명과 6606명인 남성 육아휴직자와 두 번째 육아휴직자를 2022년까지 2만3210명과 1만696명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는 최근 남성 육아휴직자 증가세를 감안하면 다소 보수적인 목표다.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급여 수급자(민간 부문, 공무원과 교사 등 고용보험 미가입자는 포함 안 됨), 즉 육아휴직자는 1년 전(1만2042명)보다 46.7% 증가했다. 

2009년 502명에 불과했던 남성 육아휴직자는 2011년 1402명, 2013년 2293명, 2015년 4872명, 2017년 1만2042명, 2018년 1만7662명 등으로 해마다 가파르게 증가해 왔다. 올해 2만명 돌파가 유력하다. 정부의 2022년 목표인 2만3210명은 달성하고도 남을 가능성이 높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 중 300인 이상 사업장 노동자는 1만335명으로, 전년보다 37.1% 늘었다. 100~300인 사업장의 남성 육아휴직자는 2441명으로, 전년보다 79.6% 급증했다. 10인 미만 사업장의 남성 육아휴직자도 1750명으로, 59.5% 증가했다.

전체 남성 육아휴직급여 수급자 중 300인 이상 사업장 노동자의 비율은 58.5%로, 전년(62.4%)보다 줄었다. 중소기업의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은 점점 커질 것으로 고용노동부는 전망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아직 꿈도 못 꿔" 

고용노동부는 "남성 육아휴직자가 증가한 것은 사회 분위기가 변화한 데 더해 육아휴직 기간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등 제도적 뒷받침과 일·생활 균형 캠페인 등 꾸준한 인식 전환 노력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남성 육아휴직자 증가는 일·가정 양립, 출산 장려 차원에서 고무적인 일이나, 여전히 전체 아빠 가운데선 극소수에 해당하는 이슈다. 관련 기사에는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중견기업에 다니는데도 육아휴직 신청서를 내려면 사직서를 동시에 작성해야 하는 분위기다. 중소기업은 꿈도 못 꿀 거다' '법적으로 강제해야 실질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등의 회의론이 뒤따랐다. 

한편, 정부는 남성 육아휴직자 증대 계획을 위해 올해부터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 상한을 250만원으로 50만원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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