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큼직하게, 베를린 장벽처럼” 北 비핵화 군불 지피는 美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02.2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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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살상무기 동결도 우선순위 의제로 언급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와 함께 퍼진 자유의 바람. ⓒ 연합뉴스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와 함께 퍼진 자유의 바람 ⓒ 연합뉴스

미국이 북·미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희망 섞인 언급을 잇달아 내놓으며 북한 비핵화에 군불을 지피고 있다.

북·미 협상에 정통한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2월21일(현지시간) 북한 비핵화에 대해 신속하고 큼직한, 즉 '통 큰' 협상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북·미 정상회담 관련 전화브리핑에서 미국 측 실무협상 책임자인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지난달 스탠퍼드 대학 강연에서 '동시적·병행적 조치'를 언급한 데 대해 "단계적인 프로세스를 말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는 매우 신속하고 큼직하게(big bites) 움직일 필요가 있다"면서 "그(비핵화) 과정의 핵심 동인으로서 점진적인 조치를 원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북·미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정상회담에 대비한 실무협상 중이다. 그는 하노이 실무협상 의제와 관련해 "비건 대표가 강연에서 제시한 우선순위 일부로 여러분의 관심을 돌리고 싶다"며 "비건 대표는 비핵화에 대한 공유된 인식 증진, 모든 대량살상무기(WMD) 및 미사일 프로그램 동결, 로드맵 작성 노력을 말했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베를린 장벽 붕괴를 거론하면서 북한 비핵화 실현에 대한 희망을 내비쳤다. 영원히 깨지지 않을 것 같던 베를린 장벽은 1989년 거짓말처럼 한순간에 무너져 독일 통일, 냉전 균열을 불러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방송된 미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 논의에 무슨 진전이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1989년에 동독 국경을 순찰하는 젊은 군인이었던 것을 기억한다. 그 장벽이 무너진 날에는 아무도 그 벽이 무너지리라고 예상하지 않았다"며 "아무도 북한이 이 조치(비핵화)를 취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는 여기에서도 세계가 그런 날을 갖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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