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전대]② ‘박근혜 전대’되며 확장성 한계 뚜렷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2.2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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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전당대회 관전포인트(下)]
한국당 전당대회, 총선에 약인가 독인가…보수 결집은 일정하게 성공했으나...

☞앞선 (上)편 [한국당 전대]① 전당대회, 총선에 약인가 독인가 기사에 이어 계속됩니다.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바라보는 핵심 관전 포인트는 누가 당선되느냐가 아니다. 이번 전당대회가 자유한국당에 약이 될지 아니면 독이 될지다. 더 나아가서 내년에 있을 국회의원 선거에 순풍을 달아줄지, 아니면 발목을 잡을지 궁금해진다.

정당지지율이 총선을 앞두고 보수층이 결집하는 추세로 나타나는 것은 자유한국당에 약이 되는 현상이다. 그러나 단기 처방이 될지 아니면 정치 근육을 강화시키는 보약이 될지는 확장성에 달려 있다. 이번 전당대회가 약이 되기 위해서는 외연히 확장돼야 하는데 그러지 않는다면 반쪽짜리다. 확장성 여부는 유권자 구성 중 허리에 해당되는 40대 경쟁력에 달렸다.

전통적으로 유권자를 나눌 때 20대와 30대는 민주당 쪽에 유리하고 50대 이상은 보수정당 쪽에 유리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수십 년간 각종 선거에서 이러한 일반적인 예측은 크게 틀리지 않았다. 세대 차이와 이념 성향의 차이로 설명하는데 그래서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유권자 연령대는 투표율로 보나 유권자 규모로 보나 40대다. 특히 박빙 승부처에서 40대 표심은 당락을 가르는 기준이 된다. 자유한국당이 탄핵 이전의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넘어야 하는 산이 40대다.  

TV토론회에서 황교안 후보는 통합을, 오세훈 후보는 외연 확장을, 김진태 후보는 확실한 우파를 강조했다. ⓒ TV조선

탄핵은 정치적으로 많은 것을 변화시켰는데 그중 하나가 40대 표심의 변화였다. 지난 대통령선거 이전만 하더라도 40대 표심은 어느 한쪽 정당에 일방적으로 기울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90년대 학번인 40대는 지난 탄핵 과정을 거치면서 진보적 성격이 강화되었다. 지난 지방선거 직후 조사와 비교할 때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를 받아 지난 2월11~15일 실시한 조사(전국 2513명 무선전화 면접 및 유무선 RDD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0%p, 성·연령·지역 가중치 부여, 응답률 6.8%.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40대의 정당 선호도를 분석한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지방선거 직후 조사에서 60.1%였는데 최근 조사에서 50.5%로 약 10%포인트 하락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50%를 웃돌았던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40대 지지율도 동반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전당대회’ 되면서 외연 확장 빨간불 

그렇다면 하락의 반사이익이 자유한국당으로 이동한 것일까. 그러지 않았다. 40대의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이 기간 동안 고작 한 자릿수 변화에 그쳤다(표❸). 여당의 각종 악재와 경제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정부 비판을 감안한다면 거의 변화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당대회를 통한 컨벤션 효과도 40대에는 먹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에서 40대 돌풍이 부는 극적인 장면이 연출되지 않았고 청년최고위원 후보로 거론되는 후보의 ‘막말 퍼레이드’가 40대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 대표 선거에 나선 후보들의 유세 메시지 속에 40대 여성들의 육아 고민과 40대 가장들의 인생 이모작에 대한 불안감을 위로하는 내용은 없었다. 태극기 부대가 좌지우지하는 양상인 이번 전당대회가 보수정당의 외연을 확장하는 마중물 역할은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외연 확대가 반드시 필요한 총선을 겨냥한다면 이번 전당대회는 자유한국당에 약이 되지 못하고 독이 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확장성을 위협하는 또 하나의 상징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모은 주제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당 대표 후보들의 ‘태도’다. 탄핵을 인정하는지 불복하는지, 박 전 대통령과 교감하는지 교감하지 않는지 여부가 전당대회를 도배하고 있다. 황 전 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의 행동거지가 토론회마다 도마에 올랐다. 사실상 ‘박근혜 전당대회’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의사 표현은 자유다. 그렇지만 국정농단과 탄핵심판에 대한 우리 국민 다수의 여론은 큰 변화가 없다. 계속 ‘박근혜 살리기’ 또는 ‘박근혜 지키기’를 고집한다면 총선을 앞둔 한국당의 외연 확장은 요원해 보인다.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를 받아 지난해 12월7일 실시한 조사(전국 503명 무선전화 면접 및 유무선 RDD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p, 성·연령·지역 가중치 부여, 응답률 6.6%.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석방 후 불구속 수사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본 결과 ‘석방 찬성’ 의견은 3명 중 1명 정도인 33.2%, ‘석방 반대’ 의견은 61.5%로 석방 반대가 압도적이었다.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른바 ‘반문 성향’ 응답자들은 박 전 대통령 석방 찬성이 10명 중 6명 수준으로 나타났다.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거친 발언이 쏟아지는 배경으로 읽힌다. 그러나 내년 총선에서 가장 중요한 유권자인 중도층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석방 반대 의견은 68.8%로 거의 10명 중 7명 정도로 압도적이다(표❹). 

 

“자유한국당에 투표하겠다” 민주당의 절반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도로 박근혜당’의 멍에를 벗지 못한다면 내년 총선에는 두말할 필요 없이 독이 될 것이다. 이를 여지없이 보여주는 조사 결과가 있다. 한국갤럽이 자체 조사로 지난달 29~31일 실시한 조사(전국 1004명 휴대전화 RDD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성·연령·지역 가중치 부여.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다가오는 총선에서 어느 정당에 투표할지’ 물어본 결과 더불어민주당에 투표하겠다는 의견이 40%로 가장 많았고 자유한국당은 21%에 그쳤다. 약 절반 수준이다. 중도층에서는 더욱 불리한 결과로 나타났다. 민주당 투표 의향은 44%인 반면 자유한국당에 투표하겠다는 중도층은 19%였다. 더불어민주당에 투표하겠다는 비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표❺). 지지층의 외연을 확장하지 못한 전당대회는 총선에 약이 되기는커녕 치명적인 독이다.

전당대회는 새로운 인물의 탄생을 예고한다. 새로운 인물의 등장은 정당의 미래를 밝히고 지지층을 결집할 뿐만 아니라 중도층을 흡수하는 신선한 계기가 된다. 2004년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혜성같이 등장했던 인물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각종 선거에서 연전연패하며 수세에 몰렸던 미국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하는 북극성이 되었고 재선 대통령으로 노벨평화상까지 받는 전설로 자리매김했다. 그가 대중들의 주목을 받았던 것은 전당대회에서의 인상적인 연설이었다. 

사람의 가치는 그의 말로 곧잘 드러난다.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기대하는 쇄신과 혁신의 리더가 탄생할 수 있을지 주목하기 때문이다. 좋든 싫든 대한민국 정치는 보수와 진보라는 두 날개로 날아올라야 한다. 물론 균형을 잡는 무게 추와 같은 중도의 역할 또한 결코 경시되어서는 안 된다. 무릇 국민들이 기대하는 보수는 기득권 유지에 급급한 모습이 아니라 탄핵 상황으로까지 좌초하게 된 상황에 대한 반성과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모습이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5·18 폄훼 논란’과 ‘문 대통령에 대한 막말 공격’으로 보수 결집은 조금 성공적일지 모르겠으나 외연 확대라는 총선 경쟁력 확대는 뒷걸음치고 있다. 약은 쓸수록 몸에 좋은 법이다. 내년 총선에 전당대회 결과가 약이 되려면 오바마 대통령의 영부인 미셸 오바마의 명언을 꼭 기억하면 좋겠다. ‘그들은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가자(When they go low, we go hi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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