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사상 최악의 영업이익도 결국 리콜 때문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19.03.07 09:30
  • 호수 153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품질 문제에서 비롯된 리콜 사태는 현대·기아차에 핵폭탄급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해 3분기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까닭도 사실상 리콜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시 현대차는 매출 24조4337억원과 영업이익 2889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가량 늘었다. 문제는 영업이익이다. 전년 동기 대비 76%나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영업이익률도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최저치인 1.2%를 기록했다.

당초 9000억원대로 예상되던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3분의 1 토막이 난 것은 판매비용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5000억원과 2800억원을 품질비용으로 잡았다. 현대차의 5000억원 가운데 1500억원이 리콜 충당금이다. 2017년까지만 해도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2200억원과 1700억원을 리콜 충당금으로 인식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엔진 교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난 3분기 엔진 리콜 충당금을 추가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3분기 품질비용 가운데 현대·기아차가 각각 1500억원으로 설정한 ‘엔진진단신기술(KSDS)’도 리콜에 선제대응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KSDS는 엔진의 소리나 진동 등에서 비정상 신호를 감지해 고장을 진단하는 기술이다. 현대·기아차는 엔진 이상 등에 대비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기존 차량에도 KSDS를 장착하기로 했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리콜 사태를 차단, 현재 겪고 있는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현대·기아차는 주력 차종에 적용되는 세타2엔진의 결함을 의도적으로 숨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현대차 제공
현대·기아차는 주력 차종에 적용되는 세타2엔진의 결함을 의도적으로 숨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현대차 제공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